대입 수시 논술 시험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합격하기 위해선 한 달 남짓한 시간 얼마나 마무리를 잘 하느냐 만큼 어떤 학교를 지원하느냐 또한 중요하다. 수시 원서를 쓰는데 앞서 점검해야 할 것들을 알아보자.
정시로 가능한 학교를 파악하라
수시는 다소 상향하는 경향이 있다. 수시로 지원해 합격할 경우 정시 지원 자격이 박탈되고 무조건 그 대학에 다녀야 하기 때문에 정시로도 충분히 갈 수 있는 대학은 수시 지원에서 피하는 게 맞다. 하지만 그 상향의 폭이 지나쳐서는 안 된다. 정시로 갈 수 있는 대학을 냉정하게 판단한 후 이보다 조금 더 높은 대학으로 수시 원서를 쓰는 게 가능성을 높이는 전략이다. 따라서 지금까지의 수능 모의고사 성적을 토대로 정시 전략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게 좋다. 이 때 냉정한 자기 평가가 필요하다. 실제 수능에서 점수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전략을 짤 경우 낭패가 보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더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고려하는 게 합리적이다.
상중하 분산 지원하라
수시 원서 6개를 다 쓴다고 가정하면, 2개씩 학교의 수준을 달리해서 지원하는 게 좋다. 비슷한 수준의 학교를 여럿 지원할 경우 만에 하나 전부 다 떨어졌을 경우 정시에서 지원하는 학교의 수준이 대폭 낮아진 현실에 맞닥뜨릴 수 있다. 수시 지원이 상향이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정시 지원 가능학교보다 조금 더 높은 수준이라는 것을 잊지 말고 눈높이를 현실적으로 낮추는 게 필요하다.
우선 선발이 합격 가능성을 높이진 않는다
우선 선발과 일반선발의 수능최저 기준이 있는 상위권 학교의 경우 우선선발과 일반선발의 합격자 점수 차이는 거의 없다. 합격자 평균점수를 공개한 대학들의 자료를 보면, 우선선발과 일반선발간의 합격자 평균 점수는 100점 만점 기준으로 2~3점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수많은 지원자들 중 대다수의 학생들의 점수는 형편없이 낮지만, 합격하는 학생은 우선선발이든 일반선발이든 대게 90점 전후를 기록하기 마련이다. 우선선발이 합격의 절대적 기준인 것으로 오인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아무리 우선선발이라도 논술에서 고득점을 못 받으면 낙방하기는 마찬가지다. 논술 전형에서는 논술이 절대적인 기준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논술 실력에 맞는 학교를 지원하라
간혹 논술 문제를 한번 풀어보지 않거나, 심지어 그 학교의 문제를 구경도 안 한 상태에서 지원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있다. 위험천만한 일로, 자신이 문제를 잘 풀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은 필수다. 지금까지 꾸준히 기출 문제 등으로 논술 공부를 해 온 결과 꽤 높은 점수를 받았던 대학에 지원해야 한다. 이 때 자신이 높은 점수를 받았던 대학이라고 무턱대고 지원할 게 아니라 문제의 난이도까지 고려해야 한다. 비교적 쉬운 문제를 출제하는 대학은 실제 합격 점수가 매우 높다는 점을 고려해 여러 번 완벽하게 풀어낸 경험이 있을 경우 지원하는 게 타당하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 대학에 지원하는 학생들의 수준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난이도의 문제를 출제하는 학교는 특정한 합격 가능 점수에 자신이 지금까지 몇 번이나 들었는지 따져보고 지원 결정을 내려야 한다.
내신을 고려하라 마라
일선 학교에서는 내신에 따라 논술전형 지원대학을 결정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하지만 내신은 논술 전형에서 미미한 요소에 불과하다. 대학들이 명시적으로 공개하기는 꺼려하지만 대학들이 주최하는 입학설명회에서 확인된 내신 실질 반영비율은 내신이 반영되지 않는다고 봐도 무방한 수준이다. 학생들의 개별적인 논술 실력을 제대로 평가해 온 적이 없는 일선 학교의 입장에서는 부득이하게 내신 성적으로 논술 실력을 짐작해 왔다. 물론 내신과 수능모의고사에서 두루 두각을 나타내는 학생, 즉 공부 잘하는 학생이 논술도 잘 할 가능성이 높은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실제 대학에서 평가할 때 내신 성적이 최종 점수에 미치는 영향력은 극히 낮다는 것은 잊지 말자.
시험 일정을 챙겨라
수시 원서를 쓸 때 시험 일시와 장소를 확인하자. 원서를 낸 두 학교의 시험이 같은 날 같은 시간대에 치러진다는 사실을 뒤늦게 아는 일도 벌어진다. 다른 시간대라고 해서 하루에 두 학교에서 시험을 봐야 하는 일도 피하자. 대입이라는 중압감과 학생들의 아직 어린 나이를 감안하면 하루에 두 곳에서 시험을 보는 일은 무리인 경우가 많았다.
박문수 원장
이지논술 문과
전 중앙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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