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기 아이들의 성장장애 원인과 치료

여름방학 한 달 후 “아이 키가 훌쩍 컸어요”

지역내일 2013-07-22

“또래보다 한 뼘 이상 작은 아이를 보면 얼마나 속상한지 몰라요. 피부나 얼굴은 성형도 가능하지만 키는 방법이 없잖아요. 오죽하면 아이가 늦게까지 공부라도 하면 조바심이 나겠어요. 성적이 중요한 게 아니에요.” 초등학교 5학년생 아들을 둔 김선영(가명․39) 씨의 이야기다.
현대사회에서 키는 아이의 경쟁력이다. 훤칠한 모습은 첫인상을 좌우한다.
아이의 키를 걱정해 여름방학을 맞아 아이와 병원을 찾는 부모들이 많다. 최근에는 아이들이 먼저 부모에게 성장에 대한 고민을 이야기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잘 자라고 있어도 성장 확인은 필수
아이들과 부모가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은 ‘얼마나 클 수 있을까’다.
일반적으로 남자아이의 경우 부모 평균키에 6.5cm를 더하고 여자아이는 6.5cm를 빼면 최종 키를 대략 예측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예측일 뿐 정확한 방법은 아니다. 유전적인 요인이 아이 성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3%. 그리 크지 않다. 실제 2006년 4월 세계보건기구에서는 새로운 국제소아성장표준을 공표하면서 ‘키는 유전이 아니라 후천적인 환경요인에 의한 것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영양, 운동, 수면 등 후천적 요인이 더 결정적이라는 것이다. 중금속 오염, 알러지 질환 등도 영향을 준다.
아이의 성장은 현재 나이의 신체나이, 뼈나이, 키나이 등을 계산해서 예측하는 것이 정확하다. 아이가 반에서 작은 순서로 3번째 이내거나 1년 동안 4cm미만 성장했다면, 또는 표준키보다 10cm이상 작다면 성장장애를 의심,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아이가 잘 자라고 있는 경우도 성장검사가 필요하다. 박달나무한의원 김원식 원장은 “상담을 하다 보면 아이가 잘 자라고 있어서 걱정하지 않았는데, 갑자기 성장이 멈췄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며 “지금 잘 자라고 있더라도 아이가 어느 정도 클지, 언제까지 클지 등을 성장검사를 통해 확인해보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조기성숙으로 인한 성장장애도 늘고 있어
최근에는 조기성숙에 대한 고민도 많아졌다. 서구화된 식단으로 예전에 비해 영양상태가 좋아지고 학생들 발육이 빨라졌지만 그로 인한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
육류나 인스턴트 가공식품에 함유되어 있는 지방은 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분비를 촉진시킨다. 성호르몬은 성장호르몬을 억압해 성장장애를 유발하는 것은 물론, 2차 성징을 앞당긴다. 

일반적으로 2차 성징과 성장판이 닫힌 정도는 비슷하게 진행된다. 김원식 원장은 “2차 성징이 나타나기 전 급성장기에는 연간 8~10cm정도 크기 때문에 부모들은 잘 크고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며 “하지만 이후 성장판이 급속도로 닫히고 키 성장이 멈추기 때문에 반드시 성장판 상태를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남학생의 경우 6학년이 안됐는데 음모가 나거나 여학생이 5학년 이전에 초경을 할 경우 점검이 필요하다.
초경이나 변성기 같은 2차 성징이 빠르게 나타나는 경우 외에도 ▷부모형제 중 일찍 크고 일찍 멈추는 성장과정을 겪은 경우 ▷치아가 나는 시기 등 유아시절 성장반응이 빨랐던 아이들 ▷햄버거나 콜라 피자 등 패스트푸드나 기름진 고기류를 좋아하는 아이들 ▷키에 비해 체중이 많이 나가거나 몸에 지방이 많은 아이들 ▷체질적으로 열이 많고 땀을 많이 흘리는 아이들 ▷아토피나 비염 천식 등 알러지성 질환을 가진 아이들 ▷정서적으로 조숙한 아이들은 성장장애를 의심하고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


Tip. 우리 아이 여름 방학 10cm 더 키우려면
-. 하루 세끼 제때 균형 잡힌 식단을 골고루 먹는다. 이때 밀가루 음식이나 패스트푸드, 기름진 튀긴 음식, 탄산음료는 피하는 것이 좋다.
-. 밤 10시~새벽 2시는 성장 호르몬이 가장 왕성하게 분비되는 황금시간이다. 학기 중에는 학습으로 어려울 수 있지만 방학 기간만큼은 일찍 자는 습관을 기른다.
-. 적당한 점프운동은 뼈에 가벼운 자극을 주어 성장에 도움을 준다. 줄넘기 등을 매일 30분 이상 하는 것이 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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