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요리를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
남편도 좋아하고, 한 끼 대접받는 럭셔리 취미생활로 요리는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오리역 요리선생님으로 유명한 이난우 요리연구가는 쿠킹 스튜디오‘나우 쿠킹’을 운영하며 지역 주부들에게 아이들 입맛을 사로잡는 요리들을 전수하고 있다. 심플한 공간에 자리 잡은 긴 테이블에 예쁜 꽃과 그릇을 예쁘게 세팅하고 쿠킹클래스 회원들을 맞이했다. 수요일 팀은 오래 되어 반말도 오가는 10년지기 친구 사이라 더욱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박태원(정자동) 씨는 쿠킹클래스 초기 멤버로 아이가 첫돌 무렵부터 배우기 시작해 벌써 9년째이다. 집에서 쉽게 해 먹지 못하는 새로운 요리, 기존에 하던 방법과 달리 트렌드에 맞는 요리를 계속 배울 수 있어서 좋다고 한다. 박 씨는“아이들이 좋아하고 한 번에 여러 가지 야채를 먹이기 좋은 일품요리도 선생님의 레시피와 소스로는 다른 맛을 만들 수 있다. 가족들이 좋아하는 요리 위주로 응용하고 가끔 아이들과 함께 만들어 보기도 한다”며 만족스러워 했다.
요리를 책이 아닌 쿠킹클래스에서 직접 배우는 묘미는 역시 강의에 있었다. 10년 가까이 서울에서까지 이곳을 찾는 회원이 있는 이유는 이난우 요리연구가의 밝은 에너지 때문이다. 건강, 교육, 인간관계까지 폭넓은 상식을 재미있게 요리와 섞어내는 말솜씨와 2시간여 동안 7개 요리를 하다 보니 강의 내용과 별개인 요리도 동시에 척척 만들어내는 경이로운 실력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몇 병 안 되는 그녀만의 만능소스를 득템할 수 있는 것도 쿠킹클래스 회원들의 특권. 2병씩 챙기는 회원들에게 1병 이상은 안 된다고 실랑이 하는 모습에서 만능소스의 인기를 짐작케 했다.
그녀는 어릴 때부터 워낙 요리를 좋아해서 대학시절 MT갈 땐 재료를 바리바리 싸들고 가서 친구들에게 요리해 먹이는 것이 기쁨이었다. 하지만 간호사의 길을 걷다 정식으로 요리를 배운 것은 결혼을 앞두고서였다. 애초 결혼생활에 필요해서 배우기 시작했는데 학원에 요리학교까지 계속 공부가 이어졌다.
프랑스 르 꼬르동 블루 상급요리, 이탈리아 일꾸오꾸 전 과정, 궁중음식연구원, 동경요리스쿨 등을 모두 이수하고 방송출연, 각종대회 케이터링, 문화센터 강의, 기업체 쿠킹클래스, 요리봉사활동, 한돈 명예대사에 이어 고문까지 맡게 되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강의료로 받은 수익금과 협찬물품은 고스란히 나눔의 재원이 되고 있다.
재능 나눔으로 요리 선택
독거노인을 위한 100개의 도시락, 가출청소년을 위한 1,000개의 샌드위치와 돈가스 등 자원봉사로 요리 재능을 나누어 왔다. 한 달에 한번 보육원에서 하는 음식 나눔도 벌써 22회를 맞았다. 지난 주 토요일엔 용인 선한사마리아원에서 초복을 맞아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아이들에게 오리백숙과 돼지불고기를 만들어 주었다.
졸업과 동시에 보육원을 나가야하는 고 3 아이들에게 가장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끼니를 해결하기 위한 요리능력이었다. 10명을 대상으로 한 달에 한 번 요리를 가르치다 작년 말 『꼭 알아야 할 대한민국 기본요리 72』를 펴내 독립하는 전국 보육원 아이들에게 전달했고 앞으로도 책의 수익금은 전액 홀로서기 자금으로 전달된다. 우리 밥상에 흔히 오르는 기본 요리,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쉽고 간단한 요리를 엄선했다. 사진을 곁들여 바로 따라할 수 있도록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주기 때문에 자취생이나 신혼부부, 반찬 걱정 많은 주부들에게도 추천한다.
그녀는“양종훈 상명대 사진과 교수님께 사진을 배우던 중 시각장애인들에게 재능 나눔으로 사진을 가르치며 전시회를 준비 중이라는 사실을 알고 오프닝 상차림을 자청하게 되었다”고 한다. “시각장애인들에게 1:1로 멘토가 따라다니며 풍경을 설명해주면 시각장애인은 그 풍경을 마음으로 그리며 사진을 찍는데 사진도 아주 좋지만 작가들의 글귀는 감동적이었다”고 회상한다.
시각장애인들은 복지관에서 반찬을 받아 식사를 해결하기 때문에 요리 배울 기회가 거의 없고 특히 시각장애인 엄마들은 자녀들에게 손수 간식 하나 해먹이지 못한다는 점이 마음 아팠다고 한다. 그 후 이들에게 요리를 가르쳐야겠다는 생각으로 무작정 복지관을 찾아갔지만 선례가 없는 일이라 시작 자체가 쉽지 않았다고 한다. 보통 가정에서는 일반적인 일이지만, 시각장애인 엄마와 정상인 아이가 함께 요리하는 소소하지만 특별한 행복을 위해 계획을 세웠다. 저서를 점자책으로 만들고 시각장애인 주부와 함께 협력해 진정 도움이 되는 수업방법을 찾아나갈 계획이다.
매달 진행하는 봉사활동을 위해 “나우 쿠킹 NaNu-Lee”스마트폰 앱을 만들어 보육원 음식봉사자를 모으고 활동을 공유하고 있다. 쿠킹클래스 회원이 아니어도 참여가 가능하다. 자신의 이름을 딴 “NaNu-Lee”는 발음이 ‘나누리’라서 운명적으로 나눔을 한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NaNu-Lee”라는 음식관련 복지재단을 만들어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기를 소망한다는 포부도 밝혔다.
요리연구가 이전에 좋은 엄마
이난우 요리연구가는 요리하고, 가르치고, 봉사하는 일이 바쁘고 힘들지만 모든 일의 기준은 아이들과 가족에게 있다는 원칙을 잊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일을 오래 유지할 수 있었다. 아이들이 돌아오는 오후시간에는 요리수업을 끝내고 아이들이 방학하면 요리 수업도 방학한다.
이 마음을 아는지 봉사활동에 가족이 함께 참여해주는 것이 고맙다. 올해 자신의 생일파티 는 청주, 안양, 용인 보육원 아이들에게 돈가스 1천 개를 만들어 주는 것으로 대신했다. 남편도 “덕을 쌓으면 애들에게 간다”며 직접 배달을 도와주기도 했다. 자녀도 자발적으로 보육원 음식봉사를 돕고 있다. 부모님의 진심어린 봉사활동은 자녀에게 세상을 살아가는 다양한 방법 중 좋은 롤 모델을 제시하고 있었다.
문의 031-715-4948 / 구미동 18번지 시그마II D동 404호
이지윤 리포터 jyl201112@naver.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