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학습의 기본은 한자와 고유어 체계를 익히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우리말 어휘체계는 삼국시대 이래로 한자가 유입되어 고유어와의 경쟁을 통해 발달해왔기 때문에 이 둘은 따로 분리시켜 생각할 수 없다. 누구의 말마따나 한자어와 고유어는 우리말 어휘의 양 날개가 되는 셈이다.
요즘 서울교육청에서 초등학교 한자교육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에 교육·한글학계가 또다시 반발하고 있다. 이 문제는 하루 이틀 진행해온 문제가 아니고 또 어느 편을 든다고 해결될 문제도 아니다. 다만 우리의 교육현실을 고려하여 사회적 이권의 계산 없이 순수하고 투명하게 해결되기를 바랄 뿐이다. 어찌되었든 우리가 당장 숨을 쉬지 않을 수 없듯이 오늘 하루도 열심히 공부해야하는 우리 아이들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국어 공부를 할 때 한자의 어원을 풀지 않으면, 이해의 폭이 좁아지고 소통의 장벽마저 생기게 된다. 특히 국어에서 날로 중요시 되고 있는 문법영역을 사례로 생각해보자.
예를 들어 ‘음운(音韻)’ 이라고 하면 학교에서 공부할 때 ‘말의 뜻을 구별해주는 최소 단위’로 배우게 된다. 그러면 ‘음운=말의 뜻을 구별해주는 최소 단위’이다 하는 식으로 무조건 암기를 해야 한다. 하지만 한자의 어원으로 보면, ‘소리음(音)과 운운(韻)’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말이다. 다시 말하면 ‘소리의 운’이라는 뜻이다.
‘운’은 같은 입모양으로 반복하여 낼 수 있는 자음, 모음과 같은 소리이다. 또한 ‘음운’은 비슷한 말로 ‘음소’라고도 하는데, ‘음소(音素)’는 ‘소리음(音)과 흴소(素)’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말로 ‘소리의 기본이 되는 바탕’을 이르는 말이 된다. 그러므로 ‘음운, 또는 음소’는 ‘자음(닿소리,ㄱ~ㅎ)’, ‘모음(홀소리,ㅏ~ㅣ)’과 같은 소리의 기본 단위를 일컫는 말이다.
이렇게 음운이라는 말을 배울 때 ‘소리의 가장 작은 단위’, ‘말의 뜻을 구별해주는 최소 단위’로 무조건 외우지 말고, 먼저 그 글자의 뜻을 한자 어원에서부터 공부하여 개념을 익혀 나가야 단순 암기가 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문법 공부를 시작할 때는 한자 어원풀이를 통해 기본 용어와 개념부터 이해하며 익혀야 한다. 무조건 암기를 해야 하거나, 예외적인 사례들만 익히는 게 ‘국어 문법’이라면 정말 재미없는 과목이 아닐까?
최강 소장
국어논술 전문
미담 언어교육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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