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아침을 ‘아점’으로 불렀던 시대가 있었다. 아침과 점심의 중간쯤 먹는 늦은 아침을 이르는 말이었다. 언제 부턴가 ‘아점’이 사라진 자리에 뭔가 있어 보이는 ‘브런치’라는 단어가 등장했다. 영어로 아침과 점심의 합성어이니 우리의 아점과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브런치’라는 단어가 주는 고급스러움이 분명 있다. 우연히 법원 앞을 지나다 발견한 ‘북카페 딜쿠샤’의 브런치 이벤트를 보고 바로 찾아 올라간 이유는 바로 이 단어가 주는 ‘있어 보이는 느낌’ 때문이었다.
단원마을꾸민 카페 한 쪽 벽을 큰 책장이 차지하고 다양한 책들이 가지런히 꽂혀있다. 마치 넓은 저택의 서재를 보는 느낌이랄까?
카페 한 가운데 세워진 한그루의 나무가 ‘뜰 앞의 잣나무’처럼 편안함을 준다. 힌두어로 ‘딜쿠샤’는 행복한 마음이라는 뜻을 가졌단다. 나무 원목과 파벽돌로 꾸며진 실내는 여느 카페와 다르지 않지만 아파트 맞은편 우석프라자 2층에 위치한 ‘딜쿠샤’를 찾았을 때는 오전 11시 쯤. 아늑하게 편안함을 주고 싶은 주인장의 세심한 손길이 느껴진다.
딜쿠샤는 북카페인 만큼 간단한 모임을 위해 7~8명 모임이 가능한 별도의 공간이 꾸며져 있으며 연인을 위한 커플룸도 있다.
드디어 이곳을 찾은 이유 중 하나인 브런치를 맛 볼 시간. 철 도시락에 담겨오는 한국식 브런치가 5,000원에서 5,500원이고 각종 샌드위치는 5,900원에 먹을 수 있다. 두 사람 이상 간단히 먹고 싶을 땐 케이준 샐러드나 그릴드 치킨샐러드를 9,900원과 11,900원에 먹을 수 있다. 브런치에 이끌려 왔지만 한국 사람의 아침은 역시 밥. 제육복음 도시락을 주문했다. 추억 돋는 노란 양철 도시락에 제육볶음과 밥이 담겨 나왔다. 추억과 늦은 아침 시장기를 반찬으로 한 그릇 뚝딱.
브런치를 먹은 손님에게 아메리카노는 1500원이다. 딜쿠샤는 이미 인근 아파트 주민들 사이에 입소문이 났나 보다. 점심시간이 지나자 삼삼오오 여성들이 모여든다. 시원한 에이드와 향 좋은 커피가 테이블마다 놓이며 즐거운 수다꽃이 핀다.
이윤정씨는 “요즘 브랜드 커피 집은 커피가격이 너무 비싸요. 아메리카노 한잔에 5천원이 넘는데 이곳은 다른 데 비해 커피가격도 저렴하고 분위기도 좋아서 친구들과 자주 찾는다”고 말한다. 커피숖은 많지만 맘에 드는 단골 커피집을 만들기란 쉽지 않는 법. 왠지 이곳 딜쿠샤는 숨은 명소가 될 것 같다.
위치 : 안산시 고잔동 715-2 우석프라자 205호
영업시간 : 아침 10시 30~저녁 10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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