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물리의 매력에 푹 빠졌다. ‘현대에 마법사가 존재한다면 그는 바로 물리학자일 것’이라고 확신했다. 중학교 때 읽은 ‘파인만씨 농담도 잘 하시네’는 더욱 더 그를 물리의 매력에 빠져들게 했다.
그에게는 커다란 꿈이 있다. 상대성이론, 양자이론, 초끈이론같은 세계를 움직일만한 새로운 핵심적 이론을 만드는 것. 눈웃음이 매력적인 배재고 김기환(3 이과)군의 이야기다.
물리의 매력에 빠지다
어린 기환군에게 물리는 하나의 판타지였다.
“물리학자는 현대의 마법사와 같은 존재라고 생각했어요. 세상의 비밀은 무엇이든 풀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영화 ‘스타트렉’에 등장한 요소들을 과학적으로 풀어낸 책 ‘스타트렉의 물리학’을 정말 재미있게 읽었어요. ‘물리학자, 그라면 모든 문제에 답을 줄 수 있을 것이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가 제일 존경하는 물리학자는 리처드 파인만. 중학교 때 읽은 ‘파인만씨 농담도 잘 하시네’는 물리학자로서도 충분히 인간적일 수 있고 인생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줬다. 또한 물리학자로서의 마음가짐도 배울 수 있었다고.
“물리는 깊숙이 탐구하면 탐구할수록 매력적인 학문이에요. 아무리 공부해도 계속 새로운 것들이 생기거든요.”
물리의 매력에 푹 빠진 기환군은 고등학교 진학 후 그의 꿈에 날개를 달게 된다. 다양한 교내 과학프로그램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양한 교내 과학프로그램 참가
기환군은 교내 과학 프로그램엔 거의 모두 참가했다. 특히 학생들 스스로 주제를 정하고 연구하는 챌린지프로그램(배재자율탐구대회)은 그에게 큰 도움을 준 프로그램.
팀을 꾸려 도전한 2학년 때에는 팀장 역할을 맡아 ‘태양광 발전 효율’에 관한 연구에 도전했다.
기환군은 “주제와 방향은 잘 잡았는데 실험과 통계를 내는 과정이 매우 힘들었다”며 “태양전지 관련 책도 구입해 친구들과 함께 열심히 연구, 결과물을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그의 팀은 자연계 우수상(2위)을 수상했다.
개인과제로 도전한 올해에는 예전부터 생각해놓은 ‘상대성이론’에 관련된 주제를 선택했다. 시간의 상대성에 대해 연구한 그는 당당히 물리부분 금상을 수상했다.
실험계획서와 실험기자재를 직접 제출해 실험을 해야 하는 과학탐구실험대회에도 꾸준히 도전, 1학년과 2학년 각각 은상과 동상을 차지했다.
교내 과학경시에도 도전했다. 자신이 공부한 것들의 객관적인 실력이 궁금했다. 물리, 수학, 지구과학 경시대회에서 그는 모두 좋은 성적으로 수상했다. 과학캠프에도 꾸준히 참가해 그의 꿈을 키워갔다.
자기주도학습, 스터디그룹 활동도 진행
지율고인 배재고에 진학하면서 기환군은 다니던 학원을 모두 그만 뒀다. 학교 프로그램과 자기주도학습만으로 잘 해낼 수 있는 자신감이 있었다. 그는 “학교 방과후학습을 이용해 학업에 큰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그의 자기주도학습에 불을 당긴 것은 배재고 기숙사인 ‘우남학사’ 입사이다.
“기숙사 내에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고 또 시간이 엄격해서 시간관리가 매우 효율적이었어요. 처음엔 ‘집밥’이 정말 그리웠지만, 이내 적응해 언젠가부터 기숙사가 더 편하더라고요.”
기숙사에서도 그의 물리사랑은 이어졌다. 지난해 같은 학년 친구 4명과 함께 스터디그룹을 구성, ‘파인만의 물리학 강의’를 읽고 토론하는 활동을 진행했다.
기환군은 “매주 한 챕터씩을 읽고 서로 내용에 대해 이야기하고 또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을 서로 가르쳐줬다”며 “양자역학같은 미처 배우지 못한 부분은 이해가 어렵기도 했지만 주어진 문제에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하는 법을 알게 된 아주 소중한 시간이었고 또 정말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이와는 별도로 학교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을 복습하고 심화 토론하는 스터디그룹에도 참여했다. 그는 “함께 공부하며 부족한 부분을 많이 채울 수 있어 좋았다”며 “특히 친구들 앞에서 발표하기 위해 준비하면서 더욱 철저하게 공부하는 습관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과학 못지않게 수학에도 높은 관심이 있는 기환군은 2학년 때 수학연구동아리 ‘Mathholic''을 만들기도 했다. 연구와 체험을 통해 수학이론에 실제적으로 접근하고 연구하는 동아리인 Mathholic. 팀장으로서 수학인터넷카페의 카페지기 역할도 담당했다. 인터넷카페에서 그는 직접 칼럼도 쓰고 조사한 내용을 발표하기도 했다.
다양한 활동을 했지만 기환군의 자기주도학습 성공의 가장 큰 공신은 궁금한 게 있으면 참지 못하고 바로 바로 질문해야 하는 그의 성격이었다.
“정말 선생님들을 귀찮게 했어요. 모르는 게 있을 때마다 선생님께 질문을 드렸죠. 그럴 때마다 귀찮게 생각하지 않으시고 답해준 선생님들이 정말 고마워요.”
물리학자로서 연구를 즐기고, 나아가 인생을 즐기고 싶다는 기환군은 “상대성이론이나 양자이론, 초끈이론같은 세계를 움직일 수 있는 핵심적 이론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커다란 포부를 밝혔다.
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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