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여름 서병(暑病), 심할 땐 인사불성

지역내일 2013-08-10

흔히 ‘더위 먹었다’라고 얘기하면서 가볍게 여기는 질병이 이 서병(暑病)인데 심한 경우에는 생명을 잃을 수 있는 질환이다. 예부터 사계절 중에 여름이 가장 건강관리하기 어렵다고 하는데, 서병은 몸에 열(熱)이 나며, 식은땀이 흐르고 입이 마르며 얼굴에 때가 끼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서병을 막기 위해서는 

첫째, 찬 음식을 즐겨 먹지 않아야 한다. 
여름엔 인체가 체온을 내리기 위해서 땀이 나게 하고 말초 순환을 늘려 상대적으로 소화기 등 내부의 혈류량이 줄게 된다. 따라서 소화기의 기능이 떨어졌을 때(상대적으로 속이 차졌을 때) 찬 것을 많이 먹으면 배탈이 나서 구토와 설사 및 복통이 일어나고 심지어 머리가 아프기도 한다. 옛날부터 이열치열(以熱治熱)이라 해 여름철에 삼계탕이나 황구육 등을 먹는 것도 다 이러한 이유에 따른 선조들의 지혜라 할 수 있다.
 
둘째, 여름감기를 조심해야 한다.
 여름감기는 개도 안 걸린다는 속담이 있지만, 사실 의외로 많이 앓는 질병이다. 여름철에는 땀구멍이 열려서 땀을 흘리게 돼 있는데, 이때 에어컨 등으로 부자연스럽게 기온을 낮추거나 땀구멍 조절을 잘못해 주면 냉기가 몸속으로 스며들어 감기와 유사한 증상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찬 기운에 노출되면 맑은 콧물과 재채기가 나고 머리가 아프게 되는데, 흔히들 알레르기(allergy)로 오해하기도 한다.


셋째, 여름에는 성생활을 절제해야 한다. 
여름에는 인체의 수분(체액)이 땀과 호흡, 피부로 많이 나가므로 소변량이 줄고 신ㆍ방광이 약한 분들은 염증이 생기기도 한다. 신ㆍ방광은 비뇨기로 분류되지만 한의학에서는 생식계통인 정소, 난소, 전립선, 자궁 등을 포함한 의미로 특히 여름철엔 약(弱)해지기 더 쉽다.  
 
넷째, 불쾌지수가 높아지는 장마철과 무더위엔 무엇보다도 감정 조절이 중요하다. 
특히 평소에 혈압이 있는 사람은 감정 조절을 위해 심호흡을 자주하는 것이 좋다. 우리는 더운 나라 사람들을 보고 게으르다고 흉보는 경우가 있는데 여름에는 많이 쉬고 게을러지고 느긋한 마음을 갖는 등 더운 나라 사람들의 생활방식을 배워야 한다. 가능하면 여름에는 목표량을 줄이고 무리하지 말자. 그러면 감정조절을 할 필요도 없이 넉넉해 질 것이다.

글 : 정경용 원장 (청주시한의사협회 홍보위원, 정경용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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