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권 전문 ‘줌학원’ 문턱 낮춘다

“마음 편하게 수학 배우는 공부방 지향”

지역내일 2013-07-10

학원생 절반 이상이 상위 1%인 학원이 있다. 이 학원에서 전교 1등이라고 거들먹거렸다간 큰 코 다친다. 전교 등수로 성적을 가늠하는 상위권 학생들 사이에서 ‘수학 잘 가르치는 학원’으로 알려진 ‘줌학원’이야기다. 이 학원, 어떤 비밀 수업을 진행하기에 상위 1% 학생들이 줄을 서는 것일까? 그래서 찾아가 봤다. 그 어렵다는 수학공부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 지 정보라도 얻고 싶은 마음에 고잔동 신한은행 건물 5층에 위치한 ‘줌학원’ 문을 두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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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턱 낮은 학원. 학원생에게 언제나 오픈
상위권 학생만 다닌다는 소문에 ‘스파르타식’ 학원 분위기일 것이라 예상했는데 줌학원의 첫 인상은 전혀 딴 판이다. 학원 앞 안내 데스크 자리는 비어있고 냉큼 손님을 맞으러 나온 사람은 원장이자 교사인 김규석원장. 이 학원은 그의 동료인 김경민 원장과 두 사람이 꾸려간다.
“규모가 큰 학원에도 오래 있어 봤는데 아무래도 큰 학원은 돈을 벌어야 한다는 상업에 방점이 찍히다 보니 교육의 본질은 점점 등한시되는 것처럼 보였다. 이런 저런 겉치레 말고 진짜 아이들만 가르치는 공간을 만들고 싶어 마음이 맞는 동료와 새롭게 시작했다”는 김규석 원장.
줌학원은 2012년에 문을 열었다. 그러고 보니 학원엔 공부하는 교실이외에 별다른 꾸밈이 없다. 일반 학원에서 흔히 보이는 대학에 진학한 학생 얼굴과 학교 간판도 없고 공부를 강요하는 흔한 격언조차 없다.
궁금한 마음에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상위권 학생들만 올 수 있는 학원인지’
그러자 옆에 있던 김경민 원장이 절대 아니라며 손사래를 친다. “우리는 학원 등록하기 전에 레벨 테스트도 안 한다. 사실 학생들 수준은 다 비슷하다. 특별히 공부하기 싫어서 밖으로 도는 학생 아니면 레벨테스트가 별 의미없다”며 극구 부인한다.
“하지만 우리 학원생 중에 전교1등이 많은 건 사실이다. 내가 오래전부터 가르쳐 왔던 아이들이기도 하고 학원에 다니면서 성적이 오른 아이들도 있다. 상위권 아이들이 많다보니 아무래도 외부에는 공부를 잘해야 갈 수 있는 학원이라 오해하는 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며 김규석 원장이 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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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테스트도 없이, 이해 할 때까지 가르쳐
특별히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 들어오는 것도 아닌데도 학원에만 오면 성적이 쑥쑥 오르는  비결은 뭘까?
김경민 원장은 “학원 학생들 성적이 좋은 이유는 독특한 수업 방식 때문”이라고 말한다. 학원 정규 수업시간은 일주일에 2회 2시간씩 진행하지만 수업 내용을 이해 못 한 학생은 별도로 약속을 잡고 1:1로 가르친다. 개념을 이해하고 문제를 풀어낼 수 있을 때까지 횟수도 시간도 제한이 없다. 김경민 원장은 “한 학생은 일주일에 16시간까지 가르쳐 봤다. 아이들은 모두 이해하는 속도가 다르다. 학교는 모르는 학생이 있어도 진도를 나가야 하지만 여긴 학원이고 그런 학생들은 더 많은 가르쳐야 하기 때문에 확실히 이해할 때까지 개별수업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정규 방식은 두 명의 원장이 번갈아가며 가르친다. “한 사람에게 배우는 것보다 약간씩 스타일이 다른 두 명의 교사에게 배우는 것이 아이들에게 더 낫다”는 것이 베테랑 교사 김규석원장의 지론이다.
고등부는 학년별로 문과 이과로 나눠 수업을 진행하는데 7월부터 학년별 기초반을 편성할 계획이다. 중학생들을 위해서는 고등 선행반이 운영 중이다.


식지않는 열정이 마음을 얻다
김규석원장은 “그러나 아이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교사를 따라오는 것은 학생과의 보이지 않는 교감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아이들은 교사의 마음을 금방 알아차린다. 내가 진심으로 대하면 아이들도 진심으로 나를 대한다. 그런 믿음이 어려운 공부지만 믿고 해보겠다는 생각을 심어주는 것”이란다.
지난해 연말 학원생들을 데리고 제주도 여행을 다녀온 것도 연대를 더욱 굳건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줌학원’은 아이들에게 부담스러운 학원이 아니라 편안안 공부방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 학원 출입문 비밀 번호를 아이들과 공유한다. 때로는 편안한 형처럼,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같은 교사가 되고 싶다는 김경민 김규석원장을 보며 처음에 가진 질문에 대한 해답이 두 사람의 식지 않는 열정에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하혜경 리포터 ha-nul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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