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령골엔 희생자 유골이 나뒹구는데…”

대전 산내학살사건 희생자 위령제 …유해발굴?국가배상 조속히 추진해야

지역내일 2013-06-30 (수정 2013-06-30 오후 3:37:44)


“63년전 대전 산내 골령골에서는 7000여 명이 집단학살 당했지만 지금까지 유해발굴조차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전형무소에 갇혔다가 군·경에 의해 집단 학살된 희생자를 위로하는 ‘제14차 대전 산내학살 희생자 위령제’가 27일 중구 서대전시민공원에서 열렸다. 이날 위령제에서 유족들은 유해발굴의 첫삽조차 뜨지 못한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어 추도사를 통해 “우리 가정을 파탄 낸 정부가 진심으로 따뜻한 위로의 말 한 마디 한 적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족들은 조속한 유해발굴과 평화공원 조성, 그리고 국가의 불법행위에 대한 배·보상 등을 촉구했다. 

지난 1950년 7월 대전 산내동 골령골에서 제주 4·3사건 관련자·보도연맹자 등 최소 1800명 이상의 대전형무소 수감자가 집단 처형돼 암매장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까지 모두 513구의 유해만 발굴됐다.
유해발굴을 위한특별법이 국회에 올라가 있지만 언제 통과될지 미지수고 발굴 작업도  지지부진한 상태다. 학살 후 집단 매장된 장소가 사유지여서 토지주 허락을 받지 못해 유가족들은 안타까워하고 있다.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추도사에서 “7000여구로 추정되는 희생자 유골은 골령골에 그대로 묻혀 있다”며 “우리가 말 없는 망자들을 찾아 진실을 구하겠다”고 밝혔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는 2010년 진실규명 결정문에서 “대전 산내 골령골에서 1950년 6월 28일부터 최소 1800여명 이상의 재소자와 보도연맹원이 살해되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이러한 집단학살은 국가의 불법행위임을 강조하고 이에 대한 국가의 공식적인 사과 등을 권고했다.
김종현(75) ‘대전산내사건 희생자유족회’ 회장은 “유해발굴조차 하지 못해 역사적 진실이 시간 속에 묻혀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정부가 나서야 하는데도 외면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전호성 기자 hsje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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