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만하면 한번 씩 터지는 성폭행 사건. 통계에 따르면 사계절 중 성폭행 사건이 가장 많이 일어나는 계절이 여름이라고 한다. 성폭행 관련 사건이 일어 날 때마다 부모들은 성교육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다. 그래서 여름방학 중 아이들과 함께 성교육을 받을 수 있는 ‘경기도 청소년성문화센터’로 리포터가 나섰다.
안산 와스타디움 3층에 위치한 ‘경기도 청소년성문화센터’는 유아·청소년·장애인·부모 대상 성문화 체험교육관이다. 직접 센터를 방문해 ‘체험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단체나 농어촌의 경우는 찾아가는 성교육 버스 ‘와! 소행성’을 신청해 원하는 장소에서 성교육 받을 수 있다.
정자 방에서 우주 방까지, 성문화 체험여행 떠나요
경기도 청소년성문화센터를 찾은 리포터도 제갈성숙 센터장과 동행해 체험교육을 받아보기로 했다. 성교육은 체험교육관 중 하나인 정자방에서 출발해 자궁방, 사춘기방, 사회속 성문화방, 이성교제방, 우주방을 돌며 진행된다. 사무실 옆 복도를 지나 ‘정자방’으로 들어갔다.
정자방은 생명체험을 시작하는 첫 관문, 파란 벽에 하얀 정자 모형들이 떠있다. 그리고 정자방은 ‘자궁방’과 연결되어 있다. 커튼을 열고 ‘자궁방’안으로 들어갔다. 자궁방은 임산부 체험복을 입고 ‘산모체험’을 하는 곳으로 신생아 침대 앞 의자에 실물 크기의 ‘엄마인형’이 놓여 있다. 엄마 인형의 볼록한 배를 만지자 아기의 태동이 느껴졌다.
자궁방을 지나면 ‘사춘기방’으로 이어진다. 사춘기방 한켠, ‘궁금해요’ 코너 앞에서 발을 멈췄다. 한쪽 벽을 가득 채우고 있는 것은 여러 가지 질문이 들어있는 말풍선. 그중 ‘왜 내 가슴은 짝짝이?’라고 쓰인 말풍선을 누르자 질문에 대한 답이 화면에 나타났다. 청소년들의 호기심과 관심을 끌기에 충분해 보였다.
사춘기방을 나와 ‘소리복도’를 걸었다. 소리복도는 피씨방이나 노래방이 즐비한 유흥가 골목 한 복판에 서있는 것 같은 소리가 들리는 복도다.
제갈 센터장은 “청소년들이 ‘소리복도’와 ‘사회속 성문화방’에서 배우는 것은 자신들을 지킬 수 있는 자존감이다. 사회에는 청소년들을 유혹하는 수많은 손길이 있다. 이곳은 성문화를 잘 배워서 어떤 유혹에도 빠지지 않도록 하는데 목적이 있다”고 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도착한 넒은 우주방. 우주방에 들어서자 우주 공간을 떠올리게 하는 형형색색의 별들로 가슴까지 탁 트이는 느낌이 들었다. 우주방 한쪽 벽에는 교육을 마친 청소년들이 쓴 편지들로 가득했다. 그 중 사춘기를 맞으며 2차 성징이 나타나는 자신의 몸을 애정 어린 눈으로 바라보며 쓴 편지도 있었다.
교육을 마치고 나오는 이호초등학교 4학년 김윤서 군에게 소감을 묻자 “제 자신이 너무 소중한 거 같아요. 그리고 다른 사람도 소중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라며 “성교육 너무 재밌게 받았어요. 저를 낳아 준 엄마께 감사드리고 싶어요”라고 답했다.
가족, 또래 친구들과 함께 받는 성교육
방학을 맞아 센터를 이용하는 청소년과 부모들이 늘면서 성문화센터는 더욱 분주해졌다. 제갈 센터장은 “발빠른 부모들은 방학 전부터 예약해 아이들과 센터를 이용하고 있다. 성교육은 유아 때부터 시작해 초·중·고등학교를 지나면서 연령에 맞게 받는 것이 이상적”이라며 “성장기 아이들은 성교육을 통해 자신을 소중히 아끼고 사랑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센터 성교육 체험 프로그램 어떻게 참여할 수 있을까? 프로그램 참여는 사전 전화 예약을 필수로 한다. 참여 인원에도 제한이 있다. 연령별 10명 이상일 때 신청 접수가 가능하다. 성교육을 부모와 함께 받는 ‘가족 프로그램’도 추천할 만하다. 가족 프로그램 역시 부모와 아이 10팀 이상을 기준으로 운영된다.
센터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용 가능하고, 토요일은 오전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방학 때 학기 중에 해주지 못했던 성교육을 받게 해주고 싶다면 조금 서두르는 것이 좋다. 올 여름 부모와 아이가 함께 경기도 청소년성문화센터를 두드려보면 어떨까? 학교나 마을의 또래 아이들이 모여 성교육을 받는 것도 권할만하다.
한윤희 리포터 hjyu67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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