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이 시작됐지만 고등학교 1학년인 이휘영 군은 보충수업을 받기 위해 학기 중과 다름 없이 오전 7시 20분이면 집을 나선다. 이 군의 어머니 김 모씨는 “최근 아이가 살이 빠져 교복 바지를 줄여야 할 정도가 됐다”며 “더워서 그런지 입맛도 없다고 하고, 보약이라도 먹여야 할까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부더운 여름, 한약으로 기력 보충
요즘 대부분의 학생들은 학업에 치중된 일정에 따라 움직이다 보니 방학이 되어도 운동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다. 남는 여가시간은 컴퓨터나 인터넷, 스마트폰 게임에 집중하거나 TV를 시청하는 일로 보내기 일쑤다. 이 때문에 무더운 여름을 맞아 기력이 떨어져 힘들어하는 학생들이 많다. 이럴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대표적인 것이 한약이다.
“사람의 몸은 겨울에는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혈류량을 줄여 말초순환기능이 떨어지고, 여름에는 체온을 낮추기 위해 혈류량이나 땀 배출 등을 높인다. 이 때 내부장기 등에 영양이나 기혈이 부족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보양식을 먹는 것이다.”
정경용 원장(정경용한의원, 한의사회 홍보이사)은 “여름철 한약은 두뇌활동을 많이 하고 스트레스가 많은 학생들의 기력을 보충해 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수면시간이 부족하거나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학생은 한약을 통해 피로한 간 기능을 개선시켜줌으로써 떨어진 입맛도 잡을 수 있다.
정 원장은 “보약은 봄 가을에 먹는 것이라는 얘기는 근거가 없다”며 “기력이 많이 빠지기 쉬운 여름에 오히려 한약으로 보충하는 것이 건강한 여름을 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더위를 많이 타거나 냉방병을 앓는 등 학생에 맞는 개인별 처방이 가능한 것도 한약의 장점이다.
홍삼, 식약처에서도 인정한 피로 해소제
“고등학교 입학 초기에 아이가 많이 피로해 보여 홍삼액을 먹였다. 먹기 이전보다 확실히 덜 피곤해 하고, 아침에도 잘 일어난다.”
고등학교 딸을 둔 한미정(43)씨는 홍삼액으로 피로를 잡은 케이스.
인삼이 몸에 좋은 것은 사포닌 성분 때문이다. 사포닌은 항암효과가 있고 면역력도 높여준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포도당 같은 당류를 포함한 사포닌은 물에 잘 녹는데 우리 몸의 세포막은 물을 밀어내는 성질이 있어 사포닌이 세포막 안으로 잘 들어가지 못한다. 인삼을 찌면 사포닌에서 당류가 떨어져 나와 세포막 안으로 흡수가 잘된다. 홍삼의 효능이 좋은 것도 이 때문. 게다가 가공 과정에서 홍삼은 플라보노이드, 비타민B군, 기타 아미노산 등 다양한 성분을 갖게 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인정한 홍삼의 효능은 피로 해소, 면역력 증진, 혈소판 응집 억제 등 크게 3가지. 이밖에도 학계에서는 혈압·동맥경화 예방, 혈당치 강하, 간 보호, 항 종양, 노화방지 등에도 효능을 인정한다.
‘원준이네 인삼밭’을 운영하고 있는 김경숙 대표는 “만성피로로 힘들어하는 직장인을 비롯해 수험생 자녀의 기력 회복을 위해 홍삼 관련제품을 구입하는 고객들이 많다”며 “홍삼액은 공복에 마시는 것이 흡수율을 높여주지만, 위가 약한 사람은 식후에 마시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홍삼액뿐만 아니라 몸에 좋다고 알려진 포도즙, 양파즙 등을 먹이는 가정도 많다. 이에 대해 정경용 원장은 “포도즙이나 양파즙처럼 한 가지 재료로 만들어진 것은 단기간 복용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자녀에 맞을 경우, 조금 더 기간을 늘려도 좋다”며 “몸에 맞는지 여부를 쉽게 가릴 수 있는 방법으로는 ‘3쾌’가 있다”고 설명했다. 3쾌는 ‘쾌면, 쾌변, 쾌식’으로 먹기 전과 후를 비교해 잠을 잘 자는지, 변은 잘 보는지, 소화는 잘 되는지를 살피는 것.
비타민, 부족해도 문제 넘쳐나도 문제
비타민을 섭취하는 학생들도 많다. 비타민은 신체를 구성하는 물질이나 에너지원은 아니지만, 생명을 이어가는데 반드시 필요한 성분인 효소의 중요한 활성성분이다.
현재 국제적으로 공인된 비타민은 13가지. 이 중 비타민 A, D, E, K는 우리 몸의 지방세포에 저장돼 지용성 비타민이다. 비타민 C와 비타민 B1(티아민), B2(리보플라빈), B6(피리독신) 등 나머지 9가지는 수용성 비타민이다. 수용성은 과잉 섭취하면 소변으로 나온다.
비타민은 탄수화물·지방·단백질·미네랄과 같은 영양소의 대사작용에 관여하기 때문에 부족하면 체내 영양소 대사에 문제가 생기고, 건강에 적신호가 오게 된다. 하지만 과잉섭취해도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비타민A는 특히 간에 축척되므로, 장기간 과량 섭취하면 간기능 장애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비타민D도 과다복용할 경우 혈액 중 칼슘의 농도가 높아지는 등 독성이 나타나며, 특히 어린이에게 심각할 수 있다. 비타민 E는 다른 지용성 비타민에 비해 상대적으로 독성이 낮은 편이지만, 장기적으로 과다 복용할 경우 비타민 K의 혈액응고 기능을 저해해서 혈소판 응집이 감소되거나 수술후 출혈을 일으킬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일상 생활에서 바른 식습관을 유지하면 필요한 비타민은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현재 식탁이 위협 받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주장한다. 황태윤 약사는 “아무리 균형 잡힌 식사를 하더라도 사람마다 앓고 있는 질환이나 약물, 식습관, 심지어 생활 습관에 따라서 많이 소모되고 그에 따라 결핍이 되는 비타민 성분이 있을 것이므로 별도의 비타민 섭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신선한 과일과 야채를 매시간 섭취하더라도 인체가 필요로 하는 필수 영양소의 양을 완벽하게 충족할 수는 없는데다 신선하다고 생각하는 과일과 야채가 화학비료와 다량의 살충제가 축적된 토양에서 재배되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생각해 봐야한다는 것. 황 약사는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필요한 비타민류는 꼭 섭취를 하라”고 권했다.
한국영양학회는 ‘한국인 영양섭취기준’을 통해 연령별 권장섭취량, 충분섭취량, 상한섭취량 등을 밝혔다. 상한섭취량은 일상식품, 강화식품, 건강기능식품 등 모든 급원으로부터 안전하게 섭취할 수 있는 비타민의 최대 섭취량을 말한다. 상한섭취량을 무시하고 무조건 비타민 및 미네랄을 많이 섭취한다면 부작용을 경험할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김정옥 리포터 junggam@naeil.com
<청소년기 주요 비타민 일일 섭취기준>
자료출처 : 2010한국인 영양섭취기준(한국영양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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