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버스 - 충북여중 ‘One Stop 멀티진로체험의 날’
전문직업인 강의도 듣고, 직업체험도 해 보고
학생들, 미션활동 통해 직업세계 탐구 … 학부모 “특색 있는 교육기회 반가워”
지난 10일 충북여자중학교 학생들은 바쁜 하루를 보냈다. 이날은 진로체험 전일제 프로그램이 운영돼 학생들은 하루종일 진로와 관련된 활동을 벌였다. 충북여중 학생들의 하루를 쫓아가보자.
오전엔 강의 듣고 오후엔 직업체험
1교시에는 진로체험과 관련된 사전교육을 받았다. 학생들은 초빙 강연 보고서, 외부체험활동미션지를 받고 설명을 들었다. 외부 직업체험 활동시 규칙대로 행동하겠다는 체험활동 서약서도 썼다.
2교시와 3교시에는 전문직업인을 초빙한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17명의 전문직업인이 강사로 참여했으며, 학생들은 선택한 강의를 들었다. ‘경찰 헬기 조종사란’ ‘감동을 주는 사진 이야기’ ‘스포츠 코디네이터의 세계’ ‘법원판사의 세계’ 등 강의주제도 다양했다.
두 번의 강의를 들은 학생들은 4교시에 2장의 보고서를 작성했다. 보고서에는 전문직업인에 대한 소개, 강연소감문, 새롭게 배운 점, 진로에 도움 된 점 등을 자세히 적게 돼 있다.
점심을 먹은 뒤에는 학급별 체험활동 장소로 이동했다. 체험활동 장소는 한국은행 충북본부, 청주MBC, 롯데 아울렛, 상당경찰서, 청주시청 등 총 17곳이 마련됐다. 체험활동을 할 때에는 간단한 질의응답을 통해 완성할 수 있는 미션이 주어졌다. 미션수행체험 내용과 활동 역시 보고서로 작성해 제출했다.
“새로운 직종으로 더 넓혀갈 것”
충북여중에서 진로진학상담부장을 맡고 있는 이선아 교사는 “진로체험 활동은 기말고사 후 그냥 보내기 쉬운 시간을 활용할 수 있는 좋은 체험”이라며 “체험활동에 대해 학생과 학부모의 반응은 좋았다”고 말했다.
3학년 김보현 학생은 “평소 관심이 많던 방송국 프로듀서를 직접 만나 직업전망과 직업관 등을 들으며 방송국을 견학하니 꼭 방송국에서 일하는 프로듀서가 되어야겠다는 의지가 굳어졌다”고 말했다.
사진작가의 강의를 들은 한 학생은 보고서에 “어려서부터 사진 찍는 것을 좋아했기 때문에 사진작가를 만나게 된다는 것에 설렜다”며 “(사진작가는) 사진만 찍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과 소통하고 대화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적었다.
학부모 이규련 씨는 “평소 가정에서 제공하기 어려운 분야의 다양한 직업군을 아이들이 직접 체험하며 즐거워하니 부모로서 흐뭇하다”고 말했다.
이화섭 교장은 “다양한 직업세계를 경험함으로써 관심직업에 대한 준비를 미리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어 유익한 시간이었다”며 “학부모들도 특색있는 활동이었다고 평했다”고 말했다. 이 교장은 또 “앞으로는 새로운 직종으로 더 넓혀가면서 진로탐색 및 진로결정을 위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방향 없이 공부만 하다가는 언제 멈출지 몰라
이번 프로그램은 준비부터 진행까지 쉽지 않았다. 이 교사는 “이번 프로그램을 위해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학교를 찾았던 17명의 직업인들은 재능기부를 통해 무료로 강의했다. 체험활동이 이뤄진 곳에서도 학생들을 위해 기꺼이 장소와 안내 등의 협조를 해줬다. 이 교사는 “예를 들어 CGV청주서문의 경우, 영화의 배급과 상영과정을 상세히 소개하면서 관련된 직업군에 대해서도 잘 알려줘 학생들의 호응이 높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누구보다 애쓴 사람은 이선아 교사였다. 이 교사는 5월부터 공문을 보내고 전화를 돌리면서 이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어렵다고 마다하는 이들을 설득하기 위해 여러 번 전화도 하고 지인을 통해 부탁도 했다. 학생들이 직업체험 장소에서 대충 둘러만 보고 돌아올 수 있다는 생각에 미션수행 질문지도 만들었다.
“직업체험을 비롯해 진로관련 활동이 점차 중요해지는데 반해 아직은 현장의 준비가 미흡한 상황이에요. 예산도 부족하고 인력도 부족하죠. 재능기부를 받지 못했다면 이번 활동도 어려웠을 거예요.”
이 교사는 “진로의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학부모들의 관심도 높아졌으면 한다”며 “학교에서 진로 프로그램, 연수, 아카데미 등이 열릴 때에는 바쁘더라도 참석해서 다양한 진로정보에 눈을 떴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교육 전문가들은 진로탐색과 직업체험활동이 공부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자신의 미래비전을 세운 학생은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힘이 생기지만, 공부만 하느라 방향도 목표도 세우지 못했다면 어디선가 멈춰 서게 될 터이니 말이다.
김정옥 리포터 jungga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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