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방학, 이것만은 - 선행학습보다 체력· 감성키우기

지역내일 2013-07-15 (수정 2013-07-15 오전 11:47:05)

올 여름방학, 이것만은
선행학습보다 체력· 감성키우기


곧 여름방학이다. 이맘때면 아이들 방학계획 세우기로 엄마들의 마음이 바쁘다. 학원특강에 2학기 선행은 기본, 그동안 미뤄왔던 예체능 섭렵까지 아이들은 더 바빠진다. 특히 여름방학은 기간도 짧은 데다 휴가도 끼어있어 어영부영 하다보면 어느새 개학이다.
올 여름방학은 선행학습보다는 아이들의 특기신장을 위한 예체능 수업, 가족여행, 다양한 체험 등으로 학기 중에 쌓인 학업스트레스도 풀고 체력 단련, 감성키우기에 도전해보면 어떨까. 여름방학을 알차게 보낸 사례들을 소개한다.


여자아이들도 농구 의외로 좋아해


6학년 딸을 둔 김진희(38·남천동)씨는 작년 여름방학 때부터 아이에게 농구를 시켰다. 슬슬 2차 성징이 나타날 조짐이 보이는 데다, 학교 학원에 오가다보니 운동할 시간이 없었는데 방학을 이용해 시작하게 됐다.
“흔히 농구라 하면 남자아이들이 많이 하는데 여학생들도 의외로 좋아하더라구요. 처음엔 친한 친구 6명이 팀을 이뤄 시작했고 꾸준히 하다보니 아이들이 더 늘어 지금은 8명이 됐어요. 특히 농구는 여럿이 하는 운동이라 아이들 서로간에 소통하는 데도 도움되는 것 같아요. 요즘 아이들 왕따다 학교폭력이다 문제가 많은데 운동을 함으로써 스트레스가 풀려 그런지 큰 문제없이 잘 지내고 있어요”
초등 고학년부터 중·고등까지 아이들 운동 중에서도 농구를 추천하는 김씨는 방학 때는 주 2회로 하다가 학기 중에는 주말을 이용해 주 1회로 시키고 있다. 한창 성장기에 접어든 아이들에게는 키 키우는 데도 도움 된단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땀을 흠뻑 흘리며 운동을 하고 나면 에너지도 발산되고 공부하는 데도 더욱 집중할 수 있다고 전한다.  
   
배낭메고 떠나는 특별한 가족여행


평소 가족여행을 자주 다니는 최미옥(41·재송동)씨는 방학 때면 아이들과 함께 특별한 여행을 떠난다.  중1, 고1 두 자녀가 장소에서부터 여행코스까지 직접 계획한 배낭여행을 떠나는 것.
“엄마아빠가 계획한 여행에 아이들은 몸만 따라오는 게 대부분인데, 아이들이 크면서 언제부턴가 따라오기 싫어하더라구요. 그래서 저희더러 가고 싶은 곳이나 여행코스를 직접 짜보라고 했더니 오히려 여행을 즐기는 거예요. 작년 여름엔 3박 4일 지리산으로 배낭여행을 갔는데 정말 멋진 추억이 됐어요”
처음엔 시행착오도 많고 몸이 힘들 때도 있었지만 호텔 등에서 지내는 편안한 여행보다 배낭메고 여기저기 찾아다니다 보니 여행의 묘미를 알게 됐다. 고생한 만큼 얻는 것도 많다고.
최씨 가족은 이번 방학엔 동해 일주를 계획하고 있다. 여름이라 복잡한 것을 감수하고 아이들의 계획에 적극적인 지지를 해준다. 방학을 이용해 가족간의 특별한 추억을 쌓는 데 여행만한 것이 없다고 말하는 최씨는 아이들이 대학생이 되면 유럽배낭여행까지 도전해보고 싶다고 한다.




해양 스포츠 즐기며 바다에서 놀자


기말고사 성적을 받아든 부모들은 학습 계획을 촘촘히 세우고 학생들은 신나는 물놀이 생각에 들떠 동상이몽의 모습을 보이는 시기. 푸른 바다를 지척에 둔 학생들에게 학원 순례는 가혹하다. 몸이 튼튼해야 학업도 따라오는 법. 잠시 책을 내려놓고 바다로 나가보자. 뜨거운 여름이라 더욱 반갑다.
대천중 1학년에 재학 중인 대윤이는 작년 여름, 광안리에서 친구들과 함께 다양한 해양 스포츠를 접했다. “친구 아버지 중에 요트를 잘 타시는 분이 계세요. 덕분에 제트스키, 딩기요트, 윈드서핑, 서핑보드 등 다양한 해양 스포츠를 경험할 수 있었죠.” 주로 주말을 이용해 강습을 받았다면서 “배우기에는 서핑이 제일 수월했어요. 일단 균형만 잡으면 어느 정도 탈 수 있었거든요”라며 바다에 둥둥 떠다니는 느낌이 참 좋았다고 회상했다.
“강사님과 함께 탔던 제트스키는 정말 짜릿했어요. 빠르게 물살을 가르면서 가끔 붕 떴다 내릴 때 바다 위를 나는 듯한 느낌이 들어 최고예요. 요트를 타다보면 바닷물이 들어오곤 하는데 그 물을 요트 밖으로 빼내는 것도 재밌었고요”라며 올해도 기회가 된다면 친구들과 함께 해양 스포츠를 즐겼으면 하는 바람을 내비쳤다.
여름방학이면 광안리 해양레포츠센터의 ‘바다야 놀자’ 이벤트를 비롯해 해운대, 송정 등에서도 다양한 해양스포츠 강습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내 아이에 맞는 악기배우기로 감성 키워


중 2 아들을 둔 천지형(43·우동)씨는 방학동안 아이들의 감성을 키워주기 위해 악기배우기를 추천한다.  아이가 초등 1학년 때 처음으로 배우게 된 피아노를 시작으로 클라리넷, 오카리나, 드럼 등 새로운 악기를 배우는 데는 방학이 적기라고 한다.
“아이가 악기배우기를 좋아한다 하더라도 새로운 악기를 배우게 되면 나름 스트레스도 있고 힘들 수도 있어 비교적 시간적 여유가 있는 방학 때 시작하는 것이 좋은 것 같아요. 특히 아이들 감성 키우기에는 악기연주 만한 것이 없죠. 저희 아이도 학업으로 힘들 때는 악기연주를 통해 소통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원하지 않는 아이에게 부모가 강요하게 되면 그 또한 스트레스가 되겠죠”
특히 남자아이들에겐 드럼이 스트레스 푸는 데 효과적이라고 한다. 천씨의 아들은 작년부터 기타를 배우고 있다. 여름방학부터 배우기 시작해 일주일에 1번 강습을 받지만 집에서 혼자 연습할 수 있어 실력 또한 제법 늘었다고.
“악기를 배우다보니 항상 음악을 접하게 되고 그러면서 자연스레 감성이 키워지게 되죠. 그래서인지 한창 사춘기가 올 시기인데도 별 트러블없이 생활하는 것 같아요. 학교 학원을 오가며 학업스트레스로 힘들어하는 요즘 아이들에게 악기 하나쯤 배울 수 있는 여유를 주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김영희 리포터 lagoon02@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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