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태권도와 영어를 함께 배울 수 있는 ‘태글리쉬 안산점’이 상록구 이동에 오픈했다. ‘태글리쉬’는 뉴욕에서 18년 동안 태권도 학원을 운영했던 채희광 관장이 직접 영어로 태권도 수업을 진행하는 태권도 학원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태권도를 하며 체력을 키우고, 수업 중에 영어로 대화를 나누며 영어 공부를 하는 일석이조 시스템이다.
지덕체 갖춘 태글리쉬, 구령부터 다르다
아직 수업시작 전인 학원에서 동그란 얼굴에 인상 좋은 채희광 관장을 만났다. 관장실 협탁 위에는 학원 시간표와 프로그램이 가지런히 꽂혀 있었다. 그 중 가장 많이 보이는 글귀는 ‘효도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라는 문구였다. 채 관장에게 글귀를 써둔 의미를 묻자 “그것이 모든 것의 기본이니까요” 한다.
‘attention’ 으로 시작되는 태글리쉬 수업. 초등 1학년부터 중등 2학년생이 수업을 듣고 있는 6시 수업에서는 ‘앞차기’ 라는 구령대신 ‘front kick’ 이라고 구령을 외치며 태권도를 하고 있었다. 동작 설명부터 구령까지 영어로 진행된다. 아이들이 잘 알아듣지 못하는 부분에서는 한국어 설명이 병행된다. 큰소리로 영어 구령을 외치는 아이들이 받고 있는 수업은 ‘샤우팅영어’ 프로그램이다.
채 관장이 아이들과 나누는 영어대화는 오랜 미국생활에서 녹아 든 자연스런 생활 영어로 아이들의 연령과 수준에 맞추어 진행하고 있었다. 태권도를 하는 아이들의 얼굴은 재미와 호기심으로 활기차 보였다.
머리에 머물러 있는 영어를 말로 끄집어낸다
채 관장에게 일반 태권도 학원이 아닌 태글리쉬 학원을 선택한 이유를 물었더니, “머릿속에 고여 있는 영어를 말로 끄집어내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2년 전 한국으로 돌아와 아이들을 접하면서 느낀 점이 있었다. 요즘 아이들은 대부분 영어 학원을 다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영어를 희미하게나마 알아듣는 것 같았다. 그런데 가장 큰 문제는 말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아이들 머릿속에 고여 있는 영어를 말로 끄집어 낼 수 있도록 해주고 싶었다.”
채 관장이 수업을 하면서 아이들과 많은 대화를 시도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영어로 대화하는 수업이 낯설고 쑥스러웠던 아이들은 처음 며칠 동안 서로 눈치를 보며 대답 한마디를 못했다고 했다. 그런 분위기가 한 달이 지난 지금 변화가 오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친구들 앞에서 영어로 대답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게 된 것이다.
한 달 동안 아이들이 익히는 문장은 최소 5문장. 물론, 5문장을 익히는 것으로 끝나는 건 아니다. 아이들은 수업시간마다 5문장에 다른 단어를 넣어 응용하며 다양한 영어 표현법을 익히게 된다. 이것이 태글리쉬의 수업방식이다.
재밌는 태권도, 재밌는 영어로 스트레스 푼다
수업을 받고 있던 본오중학교 2학년 김수현 양과 이야기를 나눴다. 수현 양은 학원에서 제일 큰언니다. 사실 중학교 2학년 여학생이 태권도를 하고 있는 것도 특이했지만 영어 학원을 다니지 않고 태글리쉬에서 영어를 배우고 있다는 점도 특이했다. 태글리쉬를 선택한 이유를 물었다. “기존에 다니던 영어 학원이 싫어서 나온 것은 아니에요. 근데 영어학원은 각자 문제를 풀다가 선생님께 검사를 받는 방식이어서 지루할 때가 많았어요. 여기서는 움직이면서 관장님과 영어로 대화를 하니까 한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르게 지나가더라고요.”
영어로 대화를 나누며 재미있게 영어를 배울 수 있는 곳. 그럼 실력향상에는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수현 양에게 추가 질문을 던졌다. 그랬더니 수현 양은 “대화를 하다보면 저절로 문법은 따라오더라고요. 대화중에 문법이 어색하거나 틀린 부분이 있으면 관장님이 잡아주세요. 의문점이 그때그때 풀려서 그런지 즐겁게 다니고 있어요”라며 웃었다.
태글리쉬는 음악줄넘기와 학교체육도 병행하는 일반 태권도 학원이다. 앞으로는 이동의 ‘브라이튼영어학원’과 자매결연을 맺어 함께 수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태글리쉬가 서울과 경기도 인근 발빠른 부모들에게 ‘명품태권도’라는 평가를 듣는 것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는 듯 보인다.
위치 안산시 상록구 이동 720번지 신도프라자 2층
한윤희 리포터 hjyu67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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