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 인성·생활교육 현장 - 가원중 & 광문고

우리 학교 선생님과 친구들이 최고, 서로 이해하고 보듬어요!

지역내일 2013-07-09 (수정 2013-07-09 오전 9:40:28)

학교 폭력, 왕따 등 학교 내 문제가 심각하다. ‘공부’라는 외줄에만 의존한 채 다른 것은 무시되기 쉬운 요즘, 인성·생활 교육을 제대로 실천하고 있는 학교가 있다. 무시되고 또 간과되기 쉬운 학생들의 인성교육과 생활 문제. 어떤 현명한 방법으로 극복하고 있는지 우리 지역 두 학교를 찾았다. 


우정이 꽃피는 사과나무 ‘사과 데이’
가원중학교

학교에 사과 나무를 심다 
 가원중학교에서는 지난 5월24일부터 31일까지 일주일 동안 ‘사과 데이(Apple day)''를 운영했다. 때를 놓치고 미처 전하지 못한 사과의 말이나 하고 싶던 속 깊은 이야기까지, 친구들 사이에 있을 수 있는 사소한 오해를 풀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행사는 학교에서 사과모양의 편지지를 만들어 아이들에게 나눠주면 각자 사연이나 하고 싶은 말을 적어 사과 나무에 매다는 형식으로 이루어졌다. ‘네가 싫어하는 말을 많이 해서, 신경질을 내서 미안해!’, ‘다리 짧다고 놀려서 미안해!’ 등 사소하지만 서로에게 꼭 전하고 싶었던 사과 메시지가 적힌 수백 개의 사과열매가 사과나무에 주렁주렁 열렸었다. 

가원중

 가원중학교 2학년 이아연 학생도 사과나무에 사연을 직접 매달았다고 한다.
“친구 주혜와 원래 친했었는데 사과하고 나서 제 마음도 더 편해지고 친구관계도 더 돈독해진 것 같아요.” 사과를 받은 친구 이주혜 학생도 좋았다고 말한다. “친구들이 사춘기라 서로 민감한 편이라 사이 안 좋을 때가 있는데요, 사과 데이를 이용해서 사과를 하면 부끄럽더라도 용서하고 화해 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처음에는 사과 메시지 매달기를 망설였던 학생들도 사과가 한두 개씩 매달리기 시작하자 앞 다투어 사과 카드를 매달기 시작 했다고. 학생들은 사과 하는 마음은 물론 사과를 받아들이고 용서하면서 마음의 키가 한 뼘씩 자랐다.     
 
학생들이 좋아하는 행복수업 레시피
사과 데이는 인성교육부 김영미 교사가 주축이 되어 벌이고 있는 행복수업의 일환이다. 올해 가원중학교에서는 ‘인성이 진정한 실력이다’는 주제로 다양한 인성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1,2,3학년 모두 창의적재량시간에 인성교육을 받는다. 1학년은 밝은청소년센터에서 전문강사가 생명존중에 대해 강의하고 2학년은 행복교과서로 행복수업을 한다. 3학년은 진로수업 위주로 진행한다.        
 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행복수업의 행복 레시피 중에서도 특히 김교사가 강조하는 것은 관점 바꾸기이다. 자신의 단점을 고치려고 노력하기 보다 자신이 가진 장점을 부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긍정적인 관점이다. 또 몰입하기로 자기가 좋아하는 그림 그리기나 기타 연주에 몰입하는 시간을 가져봄으로써 내가 이렇게 좋아하는 일을 하면 얼마나 행복하고 좋은가를 직접 느껴보는 시간을 갖는다.
 등교 맞이 행사는 복장검사 등으로 늘 긴장되기 쉬운 등교 시간을 즐겁게 만들기 위해 올해부터 화요일마다 실시하고 있다. 학교에 있는 동아리들이 하루는 밴드반이 등굣길에 연주를 하고, 하루는 보컬반이 노래를 하고, 하루는 오케스트라반이 연주를 하면서 학생들의 등굣길을 환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




오는 10월 24일, 다시 사과 데이를          
 “오는 10월 24일에 한 번 더 사과 데이를 열 계획입니다. 학생들이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가 크고 부모님들의 기대치가 높아지면서 학교에 와서 스트레스를 자기보다 못한 친구에게  푸는 경우가 많아요. 이런 이유로 아이들의 인성을 길러야한다는데 동참을 했고요. 인성교육은 일회성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학교에서 지속적이고 다양한 방법으로 끈을 놓지 않고 실천해야 효과가 있다고 봅니다.”   
 결실의 계절 가을에 가원중학교 아이들 뿐 아니라 다른 많은 아이들이 사과 데이를 통해 마음의 키도 넓히고 바른 심성도 키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    
오현희 리포터 oioi337@naver.com   


선생님, 선배님, 친구들과 함께 하는 즐거움
광문고등학교




학교에서 찾은 즐거움, 자신감 향상에까지 이어져
광문고등학교(학교장 서상민)에는 징계를 받는 학생이 거의 없다. 올해 징계 받은 학생 수가 2명에 불과하다. 최근 10년 사이 퇴학당한 학생도 없다. 김석근 교감은 “학교에서 진행하고 있는 아주 특별한 프로그램이 학생들의 변화를 이끌어냈다”고 말한다.
 광문고는 생활지도부 교사들이 주축이 되어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광문고

 아침 등굣길. 학생들은 물론 교사들의 표정이 밝기만 하다. 희망학생들과 교사들로 구성된 ‘스마일 봉사단’이 등교하는 학생들과 교사를 맞는다. 엄격한 복장검사나 지각생에 대한 훈계나 꾸중 대신 웃음으로 하루를 여는 소리만 들릴 뿐이다. 지각하는 학생들에게 격려의 박수도 잊지 않는다. 가기 싫은 학교가 아니라 누구나 즐겁게 참여하는 학교생활의 시작이다.
 본격적인 학교생활, 광문고는 3년 째 운영되고 있는 교내 스포츠클럽 활동으로 공부에 지친 학생들에게 스트레스도 풀고 체력도 강화할 수 있는 시간을 부여한다.
 “학생들의 체력은 기본, 학생들의 생활 자체에 큰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팀 운동(축구·피구)을 하며 자신의 역할이 생겨나고 거기에서 자신감을 얻은 학생들도 많죠. 또 학교생활에 별 흥미가 없던 학생들도 학교에서 흥미와 목표를 찾게 됐습니다.”
 김석근 교감이 힘주어 말한다.
교내 스포츠클럽 활동이 학교 부적응 학생들과 위기학생들에게 미친 영향은 더욱 크다. 체육 활동을 통해 자신감과 자아 존중감이 높아졌을 뿐 아니라 학습 의욕에까지 이어져 성적향상도 이뤄낸 학생들도 많다.




생활지도 필요한 학생들, 사랑과 관심으로 이끌어
교내에서 일탈행위가 적발된 학생들에게는 토요 드림스쿨에 참여해야 하는 의무가 주어진다. 토요 드림스쿨에서는 ‘자기성찰지’와 ‘릴레이소설’ 작성을 통해 학생들의 일탈발생요인을 파악하게 된다.
생활지도부 남영우 교사는 “내가 생각하는 나의 모습,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 자신이 하고 싶은 일, 고등학교 생활 중 가장 즐거웠던 일, 집에서 가장 행복하거나 불행했던 일, 자신과 부모님과의 관계, 10년 후 자신의 모습 등 구체적인 질문에 답을 하는 ‘자기성찰지’를 통해 말로는 표현하지 못하는 학생들의 내면을 읽을 수 있다”며 “자기성찰지를 본 학부모들 대부분이 울음을 터뜨릴 정도로 아이들의 깊은 속마음을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바통을 받아 소설을 써내려가는 ‘릴레이소설’ 역시 학생들의 심리파악에 큰 도움이 된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1학년 A군은 “선생님과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선생님과의 약속을 꼭 지켜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선생님이 해 주시는 많은 말씀이 잔소리나 훈계가 아닌 사랑과 관심으로 받아들여진다”고 했다.
2학년 B군 역시 “저를 믿어주신 선생님들께 정말 큰 고마움을 느낀다”며 “만약 선생님들께서 기회를 주지 않았으면 지난날의 일들을 후회할 시간도 갖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제 하고 싶은 일도 생긴 만큼 노력해 꼭 꿈을 이루는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의 말을 남겼다.
 
선배들과 함께 하는 아주 특별한 만남
 광문고는 졸업한 선배와 1대 1 멘토형식으로 만남을 갖는 ‘선배와 함께 하는 행복 나눔’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선배들의 조언이 절실한 학생들이 졸업생을 만나 인생조언과 진로에 대해 도움말을 받는 형식이다. 20명이 넘는 졸업생이 흔쾌히 멘토를 자처, 지난 4월 첫 만남이 이뤄졌다. 
 남 교사는 “학교에서의 정기적인 모임은 연 2회이지만 개인적으로 지속적인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며 “각자가 가진 궁금증과 문제점 등을 멘토와 함께 현명하게 극복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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