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향대 사회적기업 ‘순천향사람’

“우리지역 방과후학교, ‘순천향사람’에게 맡겨주세요!”

우수강사 양성과 수준 높은 프로그램…도농 간 학습격차 해소에 기여

지역내일 2013-07-09

지난달 25일 아산시 남성초교 도서실. ‘창의역사교실’ 수업이 한창이다. 나기순 지도강사는 아이들에게 팔만대장경에 대해 가르치며, 탁본 체험을 같이 진행했다.
3학년 심아영양은 “문화재를 직접 만들어보면서 배우니까 머릿속에 잘 들어온다”며 “이 시간이 무척 재밌다”고 말했다. 4학년 강하영양도 “역사공부인데 만들면서 배우니까 재밌고 머리에 쏙쏙 들어온다”며 “더 예쁘게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나기순 지도강사는 “시대와 관련한 구체물을 만들어보는 노작활동은 역사를 더욱 재미있게 해주며 기억에 오래 남는다. 현장에 갔을 때 아이들은 자신이 만든 것을 떠올리며 더 샅샅이 기억해낸다”고 설명했다. 


* 남성초 창의역사교실. 본격적인 노작활동을 하기 전 아이들이 
   나기순 지도강사가 전해주는 팔만대장경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경청하고 있다.

대학, 방과후교육을 견인하다 =


지역 대학들이 사회적 기업을 만들어 도시 외곽 지역 학생들을 대상으로 방과후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해 호응을 얻고 있다.
올해 초 교육부 ‘예비사회적기업’과 지난달 20일 충남도 ‘2013년 제2차 충남형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선정된 순천향대학교 ‘(사)순천향사람’이 지역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방과후학교’ 학습을 통해 ‘나눔 교육’에 앞장서고 있다. 대학의 인적·물적 인프라를 활용하고 대학의 역량을 최대한 이용해 방과후학교 교육을 필요로 하는 취약지역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보충교육 지원사업 등을 실시하는 것이다.
진범순 순천향사람 사무국장은 “학생들에게 저렴한 비용으로 교육 기회를 제공해 교육격차를 해소시키고 교육적 효과를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라며 “양질의 차별화된 방과후 프로그램을 제공함으로써 사교육비를 절감하고 교육·문화·체험·놀이가 결합된 신개념의 방과후학교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예산중앙초 밴드교실. 평소에 다룰 기회가 적었던 악기를 밴드교실을 통해 배우며 
   팀웍과 협동심을 기르는 즐거운 방과후 교실이다. 

‘순천향사람’은 아산지역이 도농복합형 도시규모에서 학생들에게 필요한 프로그램에 대한 수요조사를 실시해 프로그램 기획에 반영했다. 놀이수학 창의수학 등 SCH 특화 프로그램, 로봇친구 만들기, 신나는 UCC 등 지역특화프로그램과 스토리텔링 국어, 쿠키 클레이아트 등 인성·창의 프로그램 등이다.
예산중앙초에서 밴드수업을 맡고 있는 문규혁 지도강사는 “처음엔 배우려는 의지를 잘 발견하지 못했는데 어느 정도 연주가 되니까 이이들이 더 적극적으로 수업에 임한다”며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수업을 진행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진범순 사무국장은 “문규혁 강사는 오케스트라 곡 편집 능력을 소유한 몇 안 되는 아티스트”라며 “순천향사람은 강사 자질 면에서 우수강사를 선발하고 정기적으로 1년에 60시간 이상 연수를 진행하며 강사의 역량을 계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진 사무국장은 “현장 모니터링도 실시해 강사의 수업진행능력, 호응도, 강의준비성 등을 평가한다”고 밝혔다.


*예산초 창의수학교실. 교구재를 이용해 게임처럼 수학에 대해 배우는 시간. 
  수학적 창의성과 사고력을 계발하기 좋은 방과후 수업이다.

대학취업에 일조, 지역 학교도 장점 많아 =


그동안 방과후수업 강사들은 학교와 개별적으로 계약을 맺어왔다. ‘순천향사람’은 이런 강사를 모으고 새로 강사를 양성하면서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또한 초·중등학교 방과후수업을 위해서는 비용 및 우수인력 발굴의 애로사항이 있었다. 학교가 대학 방과후 사회적 기업을 통하면 그런 수고를 덜 뿐더러 우수 강사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크다.
대학 입장에서는 취업난 속에 졸업생 등에게 제공할 일자리 창출의 기회도 증가한다. 이를 통해 구직자나 고학력 퇴직자, 경력 단절 여성 등 강사들이 자신의 지식과 재능을 나누면서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을 수 있게 됐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이전보다 값싼 비용으로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예컨대 ‘나의 꿈은 방송국 운영’이란 프로그램은 취약계층 학생들에게 수업료 및 교재 지원 외에 교구재도 지원하며 학부모들의 부담을 경감시켜주고 있다.
순천향사람은 기존 방과후 수업이나 정규교육과정에서 다루기 어려운 과정들을 개설해 지역의 꿈나무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진범순 사무국장은 “현재 아산과 예산지역 7개 초등학교 대상 50개 과정에 대해 36명의 강사가 방과후학교 학습을 진행 중”이라며 “2학기부터는 천안여중도 수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방과후학습을 위한 사회적 기업은 대전·충남권에서만 이미 6~7개 대학이 운영 중이다.
서교일 순천향대 총장은 “대학내 예비사회적기업을 통해 아산·예산지역 학생들에게 다양한 특기와 적성개발의 기회를 제공하겠다”면서 “창의력이 신장될 수 있도록 토요학교, 문화탐방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지역사회 초·중등 학생들을 위한 나눔 교육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노준희 리포터 dooaiu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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