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높아지는 교과서 지수
교과서는 학습을 하기 위한 가장 필수적인 도구이며 기본적인 자료이다. 이것은 어휘와 문장, 배경지식을 바탕으로 학년의 수준에 맞도록 체계적으로 구성된다. 최고의 집필진이 만든 최고의 교재인데 아이들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급격히 높아지는 수준의 교과내용을 접하게 된다. 초등 1~2 학년 때는 주로 활동 위주의 수업을 하다가 3학년이 되면 영어 교과가 시작되고 과학과 사회 등 전문용어가 등장하는 과목으로 체감학습량이 급격히 늘어나고 난이도가 최고조에 다다르기 때문에 학생과 부모 모두 학습에 엄청난 부담을 느끼고 좌절하는 경우가 있다. 초등 고학년까지 이 좌절을 극복하지 못한 채 중?고등학교에 진학해서 공부를 하게 되면 이해 없는 단순 암기에 급급하게 되고, 계획성 없는 벼락치기 공부 수준으로 전락하게 된다. 결국 교과서 공부를 제대로 할 수 있는 능력 여부에 따라 성적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학습이란 기본이 되는 교과서를 가지고 단단히 기초를 쌓고 그 위에 다양한 독서와 자기만의 공부법을 더해 훌륭한 성과를 이루어 내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부모나 학생들이 교과서보다 참고서, 문제집, 학원교재로 공부하기 때문에 개념의 기초가 부실한 경우가 많아 학년이 올라 갈수록 공부가 점점 어려워지고 성적의 향상 역시 기대하기 어렵게 된다. 공부에 성공한 사람들이 교과서를 여러 번 반복해서 읽고 또 읽었다는 이야기는 어렵지 않게 들으면서도 정작 대다수의 학생들은 사물함에 모셔두고 시험 때나 찾아 읽는 일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이런 어리석음을 버리고 공부의 신이 되기 위해 교과서 읽기에 집중해야 한다.
독서지수(읽기 능력)가 높아야 교과서를 제대로 이해한다
교과서를 제대로 읽고 이해하기 위해서는 아이의 독서 지수를 확인해야 한다. 독서지수, 즉 읽기 능력은 글을 읽고 이해하는 것을 넘어 글이 전달하는 내용을 분석?적용? 비판하면서 글의 전체적인 의미를 파악하는 능력이다. 영상 문화에 익숙한 아이들은 눈으로만 책을 읽는 ‘로봇 증후군’ 에 빠져 있는 경우가 많다. 눈으로는 글을 읽고 있으나 바로 앞장의 내용조차 기억하지 못한다. 어려운 곳이 있냐고 물으면 없다고 대답하지만 막상 내용을 물어보면 대답하지 못한다. 대다수의 학부모들이 ‘학년이 올라가면 저절로 좋아지겠지’ 라는 생각으로 여유를 갖는다면 초등 고학년부터 아이의 학습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 되고 중고등학교 과정에서의 자기 주도 학습을 실행하기에 결정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 독서 능력을 평가하고 분석하는 기준인 어휘?사실독해?추론?비판?이해 등의 능력을 제 학년에 맞게 신장시켜 놓지 못하면 교과서는 물론 일반적인 수준의 책도 재미있게 읽어 내지 못한다. 읽기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소들은 무엇일까?
독서 잘하는 아이=공부 잘하는 아이
어떤 일에 주의를 기울이고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집중력이라고 한다. 글을 읽는 행위는 고도의 집중을 요구하는 정신 활동이다. 시각 주의력이 부족해서 글자를 잘못 읽거나 빼먹고 읽는 경우가 의외로 많은 학생들에게서 나타나고 있다. 이는 학습을 할 때 문제를 제대로 읽지 못해서 실수를 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보고자 하는 내용을 정확하고 빠르게 읽는 능력이 부족하다면 훈련을 통해 개선시켜 주어야 한다. 또한 들어야 하는 내용을 집중해서 듣고 이해하는 청각주의력 훈련도 집중력에 큰 도움이 된다.
집중력과 함께 독해력?이해력 훈련은 읽기 능력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이다. 책을 읽는 습관을 보면 정독은 하지만 너무 느려서 진도가 나가지 않는 아이, 빨리 읽지만 읽은 후 내용 파악이 안 되는 아이가 있다. 제한된 시간에 최대한의 집중력을 발휘해 읽고 핵심내용을 파악한 다음 분석하는 방법을 통해 정보처리 능력을 향상시키는 독해력?이해력 훈련을 하면 정독 속독 능력까지 향상시킬 수 있다. 짧은 글을 읽고도 핵심파악이 안 되는 아이들이 그 어려운 교과서를 읽고 이해하고 중요한 내용을 찾아서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독해력과 이해력은 저절로 혹은 단기간에 끌어 올릴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꾸준한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독서 지수 향상에 가장 중요하고 도움이 되는 훈련은 글을 읽으며 파악한 핵심 내용을 요약하고 정리하는 것이다. 글의 종류에 맞추어 목적을 갖고, 자신의 배경지식을 동원하여 글을 읽고 요약하는 연습이 되어야만 비로소 교과서 요약정리가 가능하다.
‘독서 잘하는 아이=공부 잘하는 아이’라는 공식의 해답은 독서지수가 교과서 지수보다 높아야 한다는 것이다. 책을 좋아하고, 많이 읽고, 제대로 된 읽기 훈련을 해야만 독서지수가 향상된다. 쉽고 재미있고 수준에 맞는 책부터 시작해서 점차 어려운 교과서까지 요약하고 정리하는 능력은 자기 주도 학습을 할 수 있는 중요한 학습기술력이 된다.
김은숙
포인트 정석속독 송파원장
포인트 정석속독 연구학회 이사
독서지도 19년 경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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