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하는 여행에는 불편한 진실이 숨어 있다. 여행지의 주민이 아닌 기업에게 더 큰 이윤이 돌아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관광지로 개발되기까지 지역주민들이 겪은 불편과 피해까지 고려해보지 않더라도, 지역의 자원을 활용하는 사업인 만큼 지역의 발전과 연결되어야 할 터. 춘천 지역의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보고자 나선 청년들이 있다. 춘천을 찾는 여행객 뿐 아니라 춘천 지역민은 물론 일하는 자신들 모두를 행복하게 하는 ‘공정여행’을 기획하는 청년사회적기업 ‘동네방네’. ‘어디로’ 여행할지가 아니라 ‘어떻게’ 여행할지를 고민하는 이들을 만나보고 왔다.
춘천 지역 경제 활성화를 꿈꾸다.
‘지역을 위한 일이어야 한다. 사회적 기업이어야 한다. 그리고 사회 복지를 추구한다. 이 세 가지 목표를 실현 할 수 있는 사업이 무엇일까.’ 2011년, 한림대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하는 다섯 명의 학생들의 고민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지금, 춘천을 기반으로 한 공정여행과 다양한 문화 기획으로 춘천을 대표하는 사회적기업이 된 ‘동네방네’의 조한솔(28) 대표는 여전히 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다.
“여행 경비가 지역의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공정여행입니다. 그런데 관광 사업을 진행하다보니 지역의 공동체 활성화가 우선 되어야만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시작한 일이 중앙시장의 ‘문전성시’ 사업. 효자 1동의 생활문화공동체 사업 역시 이렇게 진행된 것이다.
마을 환경 개선 뿐 아니라 마을에 대한 책을 만들기도 하고 마을 장터도 진행하기 시작했다. 작가들과 벽화를 그리며 지역 주민들이 스스로 자신의 공동체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춘천의 모습은 자연스럽게 춘천의 공정여행지로 이어졌다. 여행사업과 문화공동체 활성화 사업이 자연스럽게 지역 경제 활성화를 이끌기 시작한 것이다.
중간> 여행에 대한 인식을 바꾸다.
“지역마다 여행사는 정말 많습니다. 하지만 자기만의 여행 상품을 파는 곳은 거의 없죠. 지역을 기반으로 특화된 ‘동네방네’만의 여행상품을 만들어 가는 중입니다.” 단돈 1만원으로 춘천을 반나절 동안 여행하는 상품 ‘반나절 여행’ 역시 그렇게 탄생된 것이다.
가족 친구들과 함께 떠나는 주말문화여행 ‘꼼지락’은 특히 눈여겨 볼만하다. ‘동네방네’가 추구하는 여행의 모습이 그대로 재현되기 때문이다. 간단히 설명하면 연극, 미술, 영상, 생활문화, 사진이라는 카테고리 안에서 문화 예술을 체험과 여행을 결합시켜 놓은 것. 여행지에서 누워서 잠자기, 가만히 앉아있기, 나만의 여행 책 만들기, 일상 속으로 여행하기, 여행지의 소리를 담아보기와 같이 기존의 틀을 벗어나고자 했다.
“학생들이나 부모 모두 쉴 틈 없는 일상생활을 보냅니다. 그런데 모처럼 시간을 낸 여행까지도 짜여진 틀 속에서 진행되기 일쑤죠. 그래서 저희는 벗어나고자 했습니다. 여행 중 시간과 시간, 공간과 공간 사이의 틈이 주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말이죠.”
춘천 청년들에게 모델이 되고 싶다.
하나의 여행 상품이 만들어지기 까지는 조대표의 말대로 수많은 싸움을 해야 한다. “직원들의 의견이 다르면 많이 싸워요. 수많은 회의가 새벽까지 이어지죠. 하지만 더 힘든 것은 두려움과의 싸움입니다. 결정에 대한 책임, 부담감, 두려움... 아무도 길을 가르쳐 주지 않는 것이 가장 힘들죠.”
그래서 때로는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면 되는 사회초년생 친구들이 부럽기도 하다. 하지만 춘천의 청년들이 뭔가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것을 대변하는 기업이 되고 싶다. 그래서 ‘창창팩토리’라는 청년 모임도 만들었다. 청년들의 꿈과 희망을 현실로 만들고자 하는 노력이다.
청년, 지역, 경제, 복지 등 다양한 문제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을 수밖에 없다. 때문에 그 해결책 역시 연결되어 있을 터. 지역과 청년이 고민이라는 이 시대에 ‘동네방네’는 희망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동네방네’ 조한슬 대표 미니인터뷰
“망할 수도 있다”라는 말을 스스럼없이 하는 조한슬(28) 대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업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20대에 뭔가 가치 있는 일을 꼭 하고 싶었습니다. 나이가 들면 경제적인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20대니까 겁 없이 도전했던 것 같아요. 물론 지금도 망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좋은 경험과 스펙이 어디 있겠습니까.”
나이가 오히려 사업을 하는데 방해가 되지는 않나? “나이 자체보다는 너무 열의가 넘치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저희도 뭐든지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때가 있었죠. 솔직히 지역에서 뭔가 해보자는 제의에는 다 솔깃해요. 도대체 동네방네에서 안하는 것이 뭐냐 라는 이야기도 많이 받았습니다. 이제 정신을 차렸죠. 하려는 사업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앞으로의 목표, 비전이 있다면? “월 300입니다.(웃음) 직원들과 함께 이야기해요. 우리의 목표는 월 300이라고. 작년 월급이 5,60정도였어요. 지금은 120만원입니다. 앞으로 더 기대해도 괜찮겠죠? 우리가 월 300만원씩 가져간다면 그만큼 많은 변화를 만들어낸다는 뜻이겠죠. 그렇다면 지역의 청년사회적기업으로서 새로운 희망을 이야기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문의 256-5401 www.dnbntravel.com
현정희 리포터 imhj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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