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며칠 남지 않은 기말고사가 끝나면 고3 수험생들은 본격적인 입시준비로 분주해질 것이다. 9월 4일부터 원서접수를 시작하는 수시전형에 맞추어 지원대학과 전공, 자신에게 맞는 전형을 선택하기 위해 고민할 것이고, 특히 입학사정관제나 서류중심 전형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겐 자기소개서(이하 자소서)를 작성하는 것이 가장 큰 부담이 될 것이다. 대학별로 자소서 문항이나 분량에 차이가 있어 최대 6개의 서로 다른 자소서를 준비해야하는 것은 실로 엄청난 부담이다. 그렇기에 매년 원서접수 마감 직전에는 미처 완성하지 못한 자소서 때문에 며칠 밤을 새우는 학생들을 흔히 볼 수 있고, 때로는 온 가족이 자소서 작성에 매달리기도 한다. 이렇게 고생하며 작성하는 자소서가 대학 합격의 열쇠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써야 할까?
자소서의 기본은 진로, 장래희망을 정하자
자소서 작성의 근간이 되는 것은 진로설정이다. 간혹 자소서를 쓰려고 컴퓨터 앞에 앉았지만 몇 시간 동안 한 줄도 채 쓰지 못하는 학생들을 보곤 한다. 이들이 머리를 쥐어뜯어가면서도 쉽사리 써내려가지 못하는 이유는 장래희망이 없기 때문이다. 성장배경, 지원동기, 진로계획, 지원학과를 위한 노력 등 대부분의 자소서 문항들이 자신의 진로와 연결시켜 작성해야 할 것들이기 때문에 자신의 진로에 대해 고민해보지 않았거나 장래희망이 불분명한 학생들은 쓰기 힘들 수밖에 없다. 따라서 모든 학생들은 자소서를 작성하기 전에 자신의 진로에 대해 충분히 고민해보고 장래희망을 구체화시켜야 한다. 그 다음 이 장래희망을 지원 학교 및 학과에 연결시켜야 비로소 설득력 있는 자소서가 나올 수 있다. 진로설정은 아무리 남은 시간이 촉박하더라도 자소서 작성 전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과정인 것이다.
자신만의 특화된 스토리를 만들자
장래희망을 결정한 후엔 진로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특화된 스토리를 만들어야 한다. 치열한 대입 경쟁에서 선택받기 위해서는 남다른 특징이 드러나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 그동안 해왔던 다양한 활동들을 자신의 진로를 중심으로 긴밀하게 연결시켜 하나의 일관된 스토리를 만들어야 한다. 때로는 별다른 의미 없이 했던 활동에도 의미를 부여하고, 단편적으로 이루어졌던 활동들을 연결시키면서 남들과 다른 나만의 이야기가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다. 간혹 자신의 스펙을 자랑이라도 하듯 나열식으로 늘어놓기만 하는 경우가 있는데,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처럼 아무리 많은 활동을 했다 하더라도 진로와 연결시켜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면 결코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없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자소서의 제한된 분량 안에서 자신의 삶을 가능한 많이 보여주어야 하기 때문에 활동이나 사례가 중복되는 것을 피하는 것이다. 따라서 자소서의 각 문항별로 이야기하고 싶은 활동이나 사례들을 미리 중복되지 않게 배정해 본 후 작성하는 것이 좋다.
제한된 분량을 최대로 활용하자
자소서 작성 시에 분량을 맞추는 것도 중요하다. 제한 글자 수보다 턱없이 부족한 분량의 자소서는 자칫 성의 없게 보여질 수도 있고, 또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어서 문제가 되고, 반대로 글자 수 제한을 넘어가면 온라인상에서 입력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제한 분량을 넘지 않는 선에서 가급적 글자 수를 남김없이 사용하는 것이 좋다. 그렇다고 해서 처음부터 글자 수를 염두에 두고 자소서를 작성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글자 수 맞추는 데 급급하다보면 글의 구성이 엉성해지고 내용이 부실해지기 쉽기 때문이다. 따라서 처음에는 글자 수를 염두에 두지 않고 충분히 구체적인 내용으로 초벌원고를 작성해보는 것이 좋다. 이 초벌원고는 적어도 3~4회 이상 확인하고 수정하면서 내용을 가다듬어야 하고, 이때 가능하면 부모님이나 선생님께 확인을 받는 것도 좋다. 다른 사람이 직접 써주거나 고쳐주는 것은 지양해야 할 일이지만 제 3자의 입장에서 내용을 객관적으로 평가해주는 것은 실수를 줄일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런 다음 제한 글자 수에 맞추어 압축하고 매끄럽게 윤색하면 구성도 탄탄하며 주어진 분량을 알차게 활용하는 자소서를 완성할 수 있다.
자소서, 일찍부터 제대로 준비하자
대입수시에서 자소서는 학생부와 더불어 가장 중요한 평가요소이다. 그만큼 정성을 들여 작성해야 하는 것이 자소서인데 시간에 쫓기어 작성하다보면 내실 있는 자소서를 완성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가능한 일찍 자소서 작성을 시작하는 것이 차별화된 자소서를 작성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때로는 고1,2 때 미리 자소서를 써보는 경험을 해보는 것이 자신의 진로에 대해 고민해보는 계기도 되고 목표에 따른 동기부여로 작용할 수 있다. 이처럼 자소서는 단순한 대입 전형 상의 한 절차 이상의 의미를 갖는 것이기에 훌륭한 자소서를 완성하기 위해 충분히 고민하고 시간을 투자한다면 대학 합격의 기쁨은 물론 자신의 꿈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는 기회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허보름
- 열강학원 총괄 실장 및 대입수시 총괄
- (주)프리머교육 대표컨설턴트
- 서울대 사회과학대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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