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만난 사람 목4동 상인회 신선우 회장

고객센터와 배송센터, 주차장까지, 목4동 시장으로 오세요

지역내일 2013-07-07

골목상권으로 유명한 목4동 시장을 아케이드 설치와 간판교체 등 환경개선사업을 통해 세련된 모습으로 이끌어낸 목4동 상인회 신선우 회장. 현재 목동시장을 있게 만든 장본인이다. 구청에서 여러 사람이 덤벼들어 골목상권을 바꾸려했지만 모두 실패. 오직 신 회장만의 작품이라 자부하는 목4동 시장. 또한 안양천 수질개선 사업으로 현재의 안양천이 있기까지 안사모 공동회장으로 활동한 스토리를 들어본다.
목동시장


목4동 골목시장이 전통시장으로
양천구에서 골목상권이 오랫동안 형성된 목4동 시장을 전통시장으로 바꾸려는 시도가 10년 전쯤 있었다. 구청에서 아무리 애를 써도 상인들의 동의를 받아낼 수 없는 상황. 그 때 신선우 회장에게 구청장이 찾아왔다.
목4동 시장을 전통시장으로 바꾸기 위해 구청에서 제시한 것은 ‘건축주 60%와 상인 60%의 동의와 총사업비 16억 원 중 10%를 부담한다는 동의서’였다. 신 회장은 자신 있게 해보겠다고 나섰지만 웬걸. 건축주 60%와 상인 60% 동의는 고사하고 반대에 부딪혔다.
더구나 1억6천만 원이라는 큰 목돈을 들여가며 이미 있는 시장을 엎고 새로운 모습의 시장이 필요한가에 대한 상인들의 의문이 해결되지 않았다. 이런 상태에서 동의서도 1억6천이란 목돈을 걷는 것도 모두 불가능해보였다.
그 때 신 회장은 현 고객센터 자리인 건물 지하에 사비를 들여 사무실을 내고 일단 동의서부터 받으러 다녔다. 물론 한 사람도 동의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래서 신 회장은 한 가지 꾀를 냈다. 동의서를 일단 먼저 구청에 제출하자는 생각에 상인들의 주소를 모두 알아가지고 와 가짜 사인을 만들어 구청에 내버렸다. 어찌 됐던 1차 서류는 통과됐고 예산문제만 해결하면 됐다.
그 때 신 회장의 눈에 시장에 얽히고설킨 전주대가 보였다. 먼저 한전을 찾아가 16개의 전주대를 뽑아 달라 요청했다. 한전에서는 전주대를 정리하는데 5천만 원 이상 들어간다고 승낙을 하지 않았지만 ‘내가 책임 질 테니 다 뽑으라’고 강력하게 밀어붙였다.
몇 십 년 동안 얽혀서 엉망인 전주대가 뽑히는 것을 본 상인들은 ‘도대체 누구관대 오랫동안 손도 못 대던 전주대를 다 뽑나?’하며 의문점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이 시장에 뭘 추진하긴 하려는 모양이다’라며 관심을 조금씩 보였다.
이제 남은 것은 예산. 신 회장은 마을금고를 찾아가 “고객 100명을 만들어 줄 테니 1억6천을 먼저 대출해달라”고 부탁했다. 물론 보증은 신 회장이 섰다. 마을금고는 고객이 생겨서 좋고 상인들은 매일 2~3천원 푼돈 갖다 주고 목돈이 생기니 좋았다. “내 평행 하루 만에 인감증명 100통 떼서 보증서기는 처음”이라는 신 회장의 노력으로 목4동 시장은 드디어 공사를 시작하게 됐다.
목4동 시장은 75개 점포와 노점 3개, 마트 2개가 갖추어져있다. 첫 상인회장을 맡은 신선우 회장은 시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책임졌다. 그러다보니 그만한 일을 해낼만한 후임자가 나타나질 않았다. 8년 동안 연임을 하다 도저히 힘에 부쳐 못할 때 쯤 다른 신임회장을 추천하여 선출시켰다. 그러나 회장 자리를 물려준 것도 잠시 상인들의 요청을 작년 5월 다시 목4동 상인회장을 맡았다.
4대 회장인 된 신 회장은 선거유세 때 고객센터와 배송센터 부지 계약, 주차장 자리 확보, 인근 목동아파트 주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마을버스 정류장 확보 등 4가지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당연 압도적으로 당선이 됐고 그 약속대로 배송센터와 고객센터가 올해 말 완공될 예정이며 주차장 부지도 확보하기 위해 대전 중기청과 서울시를 오가며 애썼다. 이제 그 결과만 기다리면 된다. 내년에 또 회장에 출마할 것이냐는 리포터의 질문에 “이젠 안 해. 이거하다 다른 일을 못 봐”라며 손사래 친다.
신 회장은 목4동 시장을 뒤돌아보며 “원 계획대로 강서고에서 큰 도로 입구까지 시장이 형성됐다면 목4동 시장이 더 크고 멋지게 구색을 갖추었을 것인데 아쉽다”며 “주위 조그마한 빌라들이 반대해서 못했는데 지금 해달라고 요청하지만 이제는 못한다”고 덧붙인다. 또한 시장에서 나오는 수익금으로 강서고에 장학금 주기로 했는데 시장이 작아지면서 계획대로 하지 못한 것이 제일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환경운동가에서 상인회장으로
신선우회장신 회장은 어떻게 목4동 상인회와 인연이 됐을까? 신 회장은 사단법인 환경보호국민운동본부 상임부총재를 맡고 있다. 신 회장의 작품이 바로 안양천이다. 안사모 공동회장이기도 한 신 회장은 안양천이 냄새가 나고 손도 씻지 못할 상황이었을 때, ‘안양천 환경감시단’을 발족, 안양천 바닥을 모두 긁어냈다.
안양천은 11개 시군구가 연결돼있다. 영등포 구로구 강서구 양천구 금천구 관악구 광명시 등 모두가 예산이 없어 안양천을 정화할 수가 없다고 할 때, 안양천을 사랑하는 모임을 조직했다. 구에서는 안양천 수질개선을 위한 설명회를 하면서 ‘안양천을 체육시설로 만든다며 시멘트 바닥을 만들겠다’고 한 것을 신 회장이 나서 “버드나무를 심고 안양천 밑을 모두 파내고 돌담을 쌓아야 고기가 와서 산란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구에서는 급 설계를 변경해서 신 회장을 의견대로 했다. 그 때 고기가 한 참 올라오더니 비오고 나서 모두 폐사했다. 이유는 빗물에 안양천의 위아랫물이 섞이면서 고기들이 숨을 쉬지 못해 죽었던 것. 다시 바닥을 모두 긁어내는 공사를 하고서야 현재 안양천과 같은 모습을 만들 수 있었다. 이제 안양천은 백로도 날아올 만큼 깨끗해졌고 서울의 자랑이 됐다.
신 회장의 환경사랑이 알려지면서 고건 시장 시절 서울특별시 환경상을 받았다. 양천구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전국에 단 16명만 주는 전통시장 대통령 직속 상까지 받고 11박 12일간 대한민국 최초로 유럽의 전통시장을 견학했다. 16명을 주축으로 전국 상인연합회의 조직이 구성됐고 전통시장을 지키기 위해 SSM 사업 확장 철폐를 이루어냈다.
현재 신 회장이 고군부투 하는 점은 아파트 단지 내 알뜰시장의 철폐다. “부녀회에서 주관하는 아파트 단지 내 알뜰시장은 합법적이 아니라”며 “가까운 전통시장을 이용해 줄 것”을 당부하며 갈무리한다.
송정순 리포터 ilovesjsmor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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