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맛에 산다 동화 읽는 어른 모임 ‘청주어린이도서연구회’
좋은 책 부모가 먼저 읽는다
매주 모여 좋은 책 선정 및 공부, 책 읽어주기 봉사…독서교육 저절로 돼
청주어린이도서연구회 편집부 회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나숙자, 이명아, 장혜숙, 김혜영, 유지연, 이우영 회원.
‘넘쳐나는 책의 홍수 속에서 내 아이 독서지도는 어떻게 할까?’
좋은 책을 찾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글의 내용은 물론 책 속 그림의 구성과 색채, 지은이의 의도 등 스펀지처럼 흡수하며 성장하는 아이들에게 책은 음식만큼이나 중요하다. 아이들에게 좋은 책을 선정해주기 위해 어른들이 먼저 책을 읽고 공부하는 ‘청주어린이도서연구회(이하 어도연)’가 주목받는 이유다.
‘겨레의 희망, 어린이에게 좋은 책을’
사단법인 어도연은 어린이 책 문화운동 단체로 1980년 5월 창립해 ‘겨레의 희망, 어린이에게 좋은 책을’이라는 목표로 활동하는 비영리 시민단체다. 현재 전국에서 3600여명의 회원들이 매년 ‘책 보내기 사업’, ‘어린이도서연구회가 뽑은 어린이 청소년 책’을 발행해 영유아에서부터 청소년, 학부모가 읽을 만한 좋은 책을 장르와 주제로 나누어 소개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올해로 창립 19년째를 맞는 청주 어도연도 60여명의 회원들이 교육부, 문화부, 편집부 등으로 나눠 활동하고 있다. 청주시 용암동에 위치한 초롱이네작은도서관에서 매주 모임을 하고 있으며 이들은 성심학교, 영운어린이집 등을 찾아 책 읽어주기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또한 매년 그림자 극, 인형극을 공연하고 있으며 ‘가을 동화잔치’ 개최도 주관하고 있다.
유지연 회장(38)은 “매주 모여 책을 읽고 서로 공유하는 것이 기본 활동”이라며 “아이들에게 독서를 강요하지 않으면서 책과 친해질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항상 고민한다”고 말했다.
아이들 스스로 즐기는 독서
청주 어도연 회원들이 말하는 독서교육은 ‘강요하지 않는 독서, 함께 읽는 독서’라고 요약할 수 있다. 책을 항상 가까이에 두지만 이른바 공부를 잘하기 위한, 선행학습을 하기 위한 수단으로 책을 읽지는 않는다는 것.
유 회장은 “청주 어도연 회원들의 대부분은 초, 중학생을 둔 주부들이지만 아이들에게 사교육이나 독서를 강요하지 않는다”며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독서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성심학교 등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재능기부 활동을 하는 엄마를 보며 아이들은 함께 사는 법을 배운다. 올해로 6년째 어도연 활동을 하고 있는 나숙자(41) 회원은 “중학교 3학년 아이가 어느새 엄마의 일을 이해하고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며 “자기 자신도 좋아하는 일을 찾아 스스로 진로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혜영(40) 회원도 “어도연 활동을 하기 전에는 사교육, 독서 교육과 관련해서 주변 엄마들의 말에 쉽게 흔들리고 조급해 했었는데 이제는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며 “이것이 바로 독서의 힘”이라고 크게 웃었다.
“어도연은 내 생활의 활력소~”
청주 어도연 회원들은 한결같이 매주 모임을 통해 ‘에너지’를 얻고 간다고 입을 모은다. 3년째 활동을 하고 있는 이우영(37) 회원은 “어도연 생활을 하면서부터 진정한 친구도 생기도 비로소 내 생활을 찾은 기분”이라며 “그래서인지 남편도 어도연 활동을 적극 지원해 준다”고 밝게 웃었다.
특히 어도연의 동기 사랑은 유별나다. 3년차, 11기 회원들은 동기끼리만 체육대회를 할 정도로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편집부의 이명아 씨는 “물론 처음 만났을 때는 서먹하고 어색했지만 서로 교류를 많이 하다 보니 이제는 너무 든든한 친구사이가 됐다”고 강조했다.
어도연은 매년 3월 신입회원을 모집한다. 신입회원은 한달간(4회)의 교육을 받은 후 그림책, 옛이야기, 창작동화와 관련된 강의를 수강한 후 정회원으로 활동할 수 있다.
최현주 리포터 chjkbc@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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