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동화읽는어른 모임, 초지작은도서관에서 문화행사 열어
도서관 마당에서 신나게 놀며 그림자극도 보고…
아이들이 책에 한 걸음 더 친해지게 하기 위해 기획
라일락향기 짙게 흩날리던 지난 5월 25일. 동화를 읽는 어른들 모임인 ‘안산동화읽는어른’이 꽃과 풀 향기 짙은 초지작은도서관에서 문화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150여명의 어린이와 부모들이 참석해 제기를 만들고 단체줄넘기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평소 조용하던 도서관은 책갈피를 만들어 코팅하고 슬라이드와 그림자극이 상영되면서 시끌벅적했다.
김영진 작가가 어린이들에게 전한 추억 선물
도서관 안에서 카키색 티셔츠에 베이지색 모자를 쓴 김영진 작가를 만났다. 김 작가는 문화행사에 ‘작가와의 만남’을 하기 위해 참석했다.
작가와의 만남은 김 작가의 최근작 ‘엄마를 구출하라’ 슬라이드를 감상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작가는 그림책 제작 과정에 그렸던 작가의 낙서장을 보여주며 책의 주인공인 나로와 펄럭이의 탄생 과정을 들려주었다.
김 작가는 “어린이들에게 낙서장을 보여준 것은 나 역시 수많은 생각과 노력을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다. 어린이들이 무엇을 하든 노력하고 수고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고 했다.
작가는 이날 행사에 참석한 74명 어린이 전원에게 책 주인공들을 그려주고 사인을 받는 아이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써 주는 사인회를 가졌다.
김 작가는 “‘어릴 때 재미나게 본 만화책의 작가를 직접 만났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고 생각한 적 있다. 아이들에게 오늘이 좋은 기억으로 남으면 좋겠다”고 했다.
슬라이드와 그림자극을 보며 아이들 웃음 꽃 만발
문화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자체 제작한 슬라이드와 그림자극 상연이었다. 회원들이 직접 슬라이드 대본을 각색하고, 역할을 맡아 연습 한 후 녹음한 작품들이다. 이날은 슬라이드 ‘나도 편식할거야’와 ‘신선바위 똥바위’, ‘망태할아버지가 온다’가 상영됐다.
그림자극 역시 회원들이 직접 그려서 만든 인형들. 이번에 상연된 그림자극은 ‘장화홍련전’으로 평소 아이들이 접하기 힘든 전래동화다. 공연 막 뒤에서 종이인형을 움직이고 있는 회원들과 막 밖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회원들의 모습은 한결 같이 즐거운 표정이다.
그림자극 조명을 담당한 회원 임인숙 씨는 “무대 뒤에 있어서 아이들 얼굴은 보이지 않지만 웃음소리가 들리면 힘이 나고 보람돼요. 아이들에게 그림자극이나 슬라이드를 통해 동화책을 색다르게 접하게 해 준 것 같아 너무 기쁩니다”라고 했다.
그림자극을 보고 나오는 박범준(양지초4) 군에게 느낌을 물었더니 “그림자극 정말 재밌고 흥분됐어요. 종이인형들이 진짜 사람 같아서 신기해요”라며 즐거워했다.
슬라이드를 본 어린이들과 부모들은 도서관 이곳저곳에 마련된 부스에서 동화책을 보기도 하고 놀이에 참여하며 즐거운 추억을 만들었다.
아이와 제기차기를 하고 있는 임주영(선부동 37) 씨는 “초지동에서 이렇게 좋은 문화행사가 열리니까 모처럼 동네가 활기 있고 좋네요. 앞으로도 초지동 인근에서 문화행사가 열렸으면 좋겠어요”라고 했다.
한윤희 리포터 hjyu678@hanmail.net
안산동화읽는어른모임은?
‘안산동화읽는어른모임’은 1997년부터 결성되어 현재 15기 회원까지 활동하고 있는 자원단체이다. 모임에서는 군자복지관, 성포고, 경수중 장애인학급에서 동화책을 읽어주는 자원 활동을 하고 있다. 몇 년 전부터는 매년 5월 소외된 지역을 찾아 문화행사를 열고 있다.
박종숙 회장은 “어른들이 어린이 책을 읽고 어린이에게 좋은 책을 권하는 것이 모임의 목표다. 문화행사를 통해 책으로부터 소외된 아이들에게 책을 가까이 할 기회를 주고 싶다”고 했다. 동화모임은 매년 3월 신입회원을 모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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