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도서관으로 등록만 해 놓고 제구실을 못하는 사립작은도서관 때문에 안산시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현재 안산시내 사립작은도서관은 63개. 인근지역보다 월등히 많은 숫자다. 그러나 지난해 경기도 사립작은도서관 평가에서 대부분 최하위 등급을 받을 정도로 상황이 열악하다. 63개 사립작은도서관 중 B·C등급을 받은 곳은 단 8개 나머지는 모두 D등급 이하를 받았다.
사립도서관에 대한 평가는 자료보유현황, 신간도서 구입, 개관시간, 도서관 자체 프로그램 진행, 인력배치 등을 토대로 진행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도서관이 운영인력도 없고 개관시간도 일정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태조사에 참가한 한 민간조사위원은 “도서관 안내표시도 없고 교회나 지역아동센터 한쪽 구석에 책장을 놓아두고 등록만 해 둔 곳이 대부분이었다. 도서 분류도 안 되어 있고 도서관 이용자가 책을 읽을 수 있는 독립된 공간도 없는 경우가 허다했다”고 말했다. “더 심각한 것은 창고처럼 보이는 곳을 도서관이라고 안내하는데 과연 이런 곳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을지 의아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작은도서관이 난립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도서관은 인근지역 주민들에게 독서공간을 제공하고 시민들에게 문화생활을 제공하는 공적인 공간이기 때문에 경기도나 안산시로부터 도서구입비를 지원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안산시는 사립도서관 도서구입비로 2001년부터 매년 500~2000만원을 지원해왔다. 올해 예산은 1800만원. 작은 도서관 중 4~5곳을 선정해 도서 구입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중앙도서관 이미영 열람계장은 “그나마 가능성이 있는 작은 도서관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도서구입비를 지원하는데 올해는 지원대상자를 고르기도 힘들 정도로 제대로 운영하는 작은 도서관을 찾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안산시는 작은 도서관 지원조례를 제정해 마을마다 작은 도서관 활성화를 위해 적극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지원에 앞서 민간에서 운영하는 사립작은도서관의 자율적인 정리 작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 도서관 관계자는 “교회나 지역아동센터에서 도서관으로 등록해 책 읽는 공간을 주민들에게 개방한다는 취지는 고맙지만 지원을 받는 만큼 책임이 따른다. 도서관을 일정시간 개방해야 하고 그 역할을 위한 독립된 공간과 인력도 필요하다. 작은 도서관 지원 기준을 강화해 꼭 필요한 곳에 지원해야 주민의 삶과 가까운 작은도서관을 육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혜경 리포터 ha-nul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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