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1월, 수능시험의 시작을 알리는 언어영역은 제한 시간 80분 안에 주어진 지문을 얼마나 빨리, 그리고 정확하게 읽느냐가 관건인 일종의 달리기다. 이 달리기가 순조로우면 마치 정확한 배턴 터치(baton touch)를 하듯 수리도 영어도 순조롭게 넘어간다. 그러나 여기서 넘어져버리면 릴레이(Relay)란 단어가 순식간에 딜레이(Delay)로 바뀌며 뒤이은 주자들- 수리, 영어, 사탐/과탐 등에 지대한 영향을 주게 된다.
이미 초·중·고 전과목에서 풀이과정을 사실을 바탕으로 기술하는 서술형 평가가 자리를 잡았고, 자기의 의견·주장을 논리적으로 기술하는 논술형 평가 역시 확대되고 있다. 수능시험의 시작을 알리는 국어가, 정말로 모든 공부의 기본이자 시작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릴 적부터 국어를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다독(多讀)이다. 가장 중요한 건 아이가 책을 스스로 읽고 싶게 만드는 것이다. 우선은 장르를 가리지 않고 내키는 대로 읽게 두었다가 가랑비에 옷 젖듯이 차츰 책의 매력을 알게 하는 게 중요하다. 그 와중에 어휘 실력은 자연히 풍부해지게 마련이다.
둘째, 정독(精讀)이다. 독서를 통해 다양한 배경지식을 이해하고 중심내용을 파악하는 독해력을 갖추어야 한다.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는 문장을 접했을 때, 그 속에 숨겨진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고 출제자가 어떤 답을 원하는 지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속독(速讀)이다. 그냥 빨리만 읽는 것이 아니다. 중심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하며 빨리 읽고 쓰는 능력이 필요하다. 모든 시험은 결국 시간싸움이다. 아무리 다독과 정독을 통해 독서력이 다져졌다 하더라도 제한시간 안에 정답을 내놓을 수 없다면 그 모든 준비과정이 아무런 의미가 없어진다.
마지막으로, 적극적인 글쓰기를 훈련해야 한다. 수능의 언어영역은 객관식이라지만, 초·중·고의 시험과 수시·정시의 자기소개서와 논술은 읽기능력만으로는 부족하다. 쓰기능력 함양은 읽기능력보다 배는 시간이 걸리므로 반드시 다독·정독·속독과 병행하여 진행되어야 한다.
아는 것을 활용할 수 없다면 아는 것이 아니다. 언어능력과 독해력의 가장 기본은 어휘력이고, 깊이 있는 이해는 독서를 통한 배경지식이 확장되었을 때만 가능하다. 그러니 어릴 적부터 다양한 장르의 글을 집중해서 빠르게 읽고 쓰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책에 관심을 갖고 독서가 재미있어지게 된다면, 시시각각 변화하는 입시제도 속에서도 주체적·능동적인 학습습관을 잃지 않고 치열한 경쟁에서 앞서나갈 수 있을 것이다.
송혜림 원장/작가
대한논리속독 둔촌교육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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