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답지사용에 대한 편견과 오해
많은 사람들이 수학문제를 풀때 답지를 참조하면 나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런 경우도 있겠지만 오해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다. 한방에서 사람의 체질에 따라 처방과 치료 방법을 달리하듯이 복잡한 성장환경, 연령, 실력, 성격 등에 따라 공부하는 방법이 달라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 언론이나 수학 관련자들이 특정한 대상을 향해서 하는 말이 이젠 일반화되었다. 하지만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도 개별적인 상담을 할 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정말로 답지나 풀이가 수학 공부에 방해가 된다면 문제 바로 밑에 그렇게 잘 보이도록 인쇄해두고 책의 해설 부분도 그렇게 많은 분량을 차지하게 책을 만들 필요가 없지 않을까?
그러면 몇 가지 기준을 두고 답과 해설을 이용해서 좋은 학생들과 그렇지 않은 학생으로 분류해서 부모님들께 도움이 되게 하려한다.
연령에 따라서
초등부터 중등 1학년 까지는 특별한 경우 외에는 답지를 보지 못하게 하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이 시기의 아이들은 그저 답이 나오면 그것으로 완성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더 나쁜 경우는 답을 베끼는 경우도 흔히 생긴다. 그런데 만일 이 시기에 지도하는 선생님이나 부모님과 함께 답을 보면서 답 도출 과정을 하나씩 짚어가면서 풀이를 함께 공부해 나간다면 논리적인 사고 발달과 어려운 문장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중 2-3정도가 되면 개인차가 있긴 하지만 시간제한이 있는 과제가 아니면 답을 아무생각 없이 베끼는 일은 줄어든다. 문제를 풀면서 왜 그렇게 되었는지 이유를 알려는 지적 욕구가 강해져 답을 참조하는 것이 필요하기도 하다. 하지만 아직은 공부할 분량에 비해 시간이 많은 편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방법으로 풀이를 생각하고 다양하게 문제를 푸는 것이 사고의 폭을 넓히는데 도움이 되므로 되도록 해설서를 보지 않아야 한다. 고등학교 때 부터는 풀이에 대한 시각이 달라져야 한다. 공부해야 할 수학의 분량은 많고 시간은 적기 때문에 어려서부터 훈련되어 있지 않다면 생각나는 대로 풀기보다 기본적인 해설지의 풀이법을 익히고 연습하여 확장해나가고 생각을 더 깊이해 나가는 것이 좋다. 문제가 풀린다고 이리 저리 풀다보면 컨디션이 좋을 때는 잘 풀리다가, 체계화 되어 있지 않으므로 쉽게 잊어버리기도 한다.
실력에 따라서
중학교 2, 3학년인 최상위권과 상위권 학생들은 해설집을 되도록 보지 말고 단원에 얽매이지 말고 다양하게 문제를 푸는 것이 좋다. 문제를 풀고 나서 답지를 다시 살펴보면서 자기가 푼 것과 비교해 보고 단원에 맞도록 다시 풀어보면 더 좋고 자기가 푼 방식대로 다시 한번 풀어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이 모든 것이 자기 나름의 수학적 사고의 틀을 세워가는 과정이다. 중.하위권 학생들은 답지를 보고 푸는 방법을 익히고 모방하여 똑같이 다시 모방하여 풀어보는 것이 성적향상에 많은 도움이 된다. 한번 쓱 보고 이해했다고 넘어가지 말고 다시한번 자기 손으로 끝까지 풀어보아야 한다. 쉽게 풀리지 않는다면 한 번 더해보면 잘 될 것이다. 고등학생은 최상위권 학생을 제외하고는 답지나 해설서를 참조하는 편이 더 유리하다. 대부분의 입시설명회 등에서 수학은 답지를 보지 말라고 했을 때, 강사는 최상위권이나 적어도 상위권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이지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한 말이 아니다. 최상위권의 학생이라도 문제를 풀고나서 답지와 비교하며 가장 일반적인 풀이법이 생각나지 않았다면 다시 그것과 비교하여 풀어보고 익혀놓아야 한다.
성격에 따라서
수포자(수학포기자)가 되는 가장 큰 원인은 수학공부를 하다보니 모르는 것이 너무 많고, 어떻게 접근을 해야할지 막막하고 답지를 보지 않고 자기힘으로 풀어보려 하다가 안 풀리면 짜증도 나고 그렇게 해서 숙제도 하지 않게 되고 그렇게 미루다보니 수학이 태산처럼 보여 포기한다. 이때 풀이를 참조해서 모방하고 흉내내고 하다보면 실력이 향상되는데, 학생들은 그렇게 답지를 참조하려니 ‘다음에는 또 생각이 안 날건데’ 하고 쉽게 답지를 보고 공부할 용기도 못가진다. 하지만 단언컨대 모방해서 풀다보면 수학이 할만해 진다. 대단한 끈기와 지치지 않는 에너지를 가진 학생이 아니라면 답지를 보지 않고 수학공부를 하려다가는 자꾸 수학이 뒷전으로 밀리게 된다.
유명한 수학자 존 폰 노이만 의 말을 인용하며 글을 마친다. “수학은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익숙해지는 것일 뿐이다.”
레이크수학
천광수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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