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멋 - 방이동 황산냉면

여럿이 둘러 앉아 정(情)을 느끼는 어복쟁반

지역내일 2013-07-02

맛있는 음식은 음식 그 자체의 맛만으로도 큰 즐거움을 주지만 때론 사람들 간의 사이를 좋게 해 주기도 한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서먹함을 풀기도 하고, 어색해진 사이를 맛난 음식으로 해소하기도 한다.
‘어복쟁반’은 그 유래부터가 남다르다. 평양의 상가에서 생겨났다고 알려져 있는 어복쟁반. 그 역사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있지만 상인들이 흥정을 하며 얽힌 이해관계를 한 그릇의 어복쟁반으로 풀었다는 해석도 있다. 여러 명이 둘러앉아 이러저런 이야기를 하며 그 맛에 푹 빠질 수 있는 어복쟁반. 오늘, 풀어야할 인간관계가 있다면 어복쟁반 한 그릇으로 모두 날려보는 건 어떨까.

황산냉면


어복쟁반과 밀면을 아십니까?
이름에 ‘어’자가 들어가 생선이 들어간 음식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평양 향토음식의 하나인 ‘어복쟁반’은 쇠고기가 주재료다. 쇠고기편육과 다양한 채소류를 놋쟁반에 푸짐하게 담고 여럿이 둥글게 모여 앉아 육수를 부어가며 먹는 일종의 ‘전골’이다. 쇠고기가 주재료이면서 ‘어복’이라 불리는 것에 대해서는 우복(牛腹)의 잘못된 발음이 아닐까 추측할 뿐이다.
황산냉면의 가장 인기메뉴는 이 어복쟁반과 냉면·밀면. 부산에 본점을 두고 있는 이곳은 부산의 명물(?)인 밀면을 부산식 그대로 제공하고 있어 특히 찾는 이가 많다. 이곳은 56년 역사를 지닌 부산 황산냉면의 아들 내외분이 직접 운영하고 있다. 
 여기서 잠깐, 냉면과 밀면의 차이에 대해 알고 지나가자. 냉면과 밀면의 차이는 면을 만드는 주재료다. 주재료가 메밀인 냉면이 쫄깃쫄깃하면서 다소 질긴 것이 특징이라면 밀면은 메밀에 밀가루가 섞여져 있다. 6.25 한국전쟁 당시 평양에서 부산으로 피난 온 사람들에 의해 평양냉면이 부산에 알려졌는데, 당시 구하기 힘든 메밀 대신 미군 구호품인 밀가루로 밀면을 만들어 먹었다고 알려져 있다. 또 메밀로 만든 질긴 냉면이 당시 부산 사람들에게 인기가 없어 밀가루를 섞어 밀면이 탄생했다는 설도 있다. 이곳의 밀면은 밀가루와 메밀의 비율이 7대3 정도. 면발이 질기지 않고 부드러워 남녀노소 누구나 즐겨 먹을 수 있다.


한우뼈 직접 고아 사용하는 진한 육수 
푸짐하게 재료들이 잠기 어복쟁반이 불 위에 오른다. 놋그릇 위 넘칠 듯 담긴 쇠고기편육과 삶지 않은 생 쇠고기, 그리고 버섯, 쑥갓 등이 보는 것만으로도 배가 불러온다. 여기에 진하게 우려낸 육수가 구수하고 깊은 맛을 낸다. 모든 음식에 들어가는 이곳 육수는 모두 한우뼈를 고아 사용하며 고기 역시 직접 삶아 사용한다.
이미 익혀진 쇠고기 편육은 국물이 끓기 시작하면 금방 먹을 수 있다. 고소하면서도 매콤한 소스에 찍어먹으며 그 맛이 더욱 좋다. 건더기를 어느 정도 먹고 나면 취향에 따라 만두나 면사리를 넣어 온면형식으로 먹을 수 있다.
함께 나오는 밑반찬도 깔끔하면서 손맛이 느껴진다. 새콤달콤한 장아찌들과 김치가 어복쟁반의 맛을 더욱 배가시키는 듯하다.
 사리를 추가해 배를 채울 수도 있지만, 어복쟁반을 즐기고 난 후 이곳의 인기메뉴인 밀면을 먹어보는 것도 든든한 식사를 위한 좋은 방법. 이곳의 밀면이 부산 원조 밀면과 다른 점은 양념 다대기 하나뿐이다. 얼큰하고 배운 것을 좋아하는 경상도식이 매운 고추를 큼직큼직 썰어놓은 것이라면 이곳에서 내놓은 서울식 밀면은 고추를 잘게 다져 사용한다. 냉면에 비해 면이 부드러워 먹기가 편하고 매콤달콤한 소스 맛에 한 그릇이 금세 비워진다.
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위치 : 백제고분군과 방이초등학교 사이
          (주소)송파구 방이동 136-9
●주차 : 일부 가능
●메뉴 : 어복쟁반 대-4만원 중-3만원 소-2만원
        냉면 6000원  밀면 5000원
●운영시간 : 오전 11시~오후 9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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