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지역 꿈나무를 만나다!> 봄내초 6학년 박은우
“다양한 경험이 제 생각의 크기를 키워주었어요.”
어린이동아와 꼬마샘터가 주최한 ‘제1회 어린왕자 스토리 공모전’에서 춘천지역 초등학생이 금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뛰어난 상상력과 창의력의 주인공은 봄내초등학교 6학년 박은우 양. 상금 400만원의 절반은 학교에 기부를 하고, 나머지 또한 흔쾌히 네팔 자선단체에 책을 사서 보내는 기특한 선행의 주인공이다.
판타지 소설에 푹 빠지다
최근 우리 교육현장에서는 언어활동을 통한 상상력과 창의력 함량이 중요시되고 있다. 그런 취지에서 마련된 이번 스토리 공모전에서 박은우 양은 자신이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마음껏 뽐낼 수 있었다.
‘해리포터’ 시리즈나 ‘퍼시잭슨과 올림포스의 신’ 같은 판타지 소설을 좋아한다는 박 양. 자신의 소설 ‘어린왕자의 장미꽃 구출 작전’에서도 이 같은 취향이 십분 발휘됐다. 판타지 기법을 살려 어린왕자가 여우 굴과 하이에나 기지를 지나는 아찔한 모험을 통해 장미꽃을 구해온다는 이야기의 장면들을 매우 실감나게 그렸다는 평을 듣는다. “글을 쓸 때는 최대한 자세히 묘사하려고 노력해요.” 실제 작품 속에서도 ‘어린왕자가 하늘로 날아올라갔다’는 한 줄의 내용도 순간 바람은 어떻게 불었는지, 하늘에 무엇이 있었는지, 땅의 모습은 어떠했는지, 당시 어린왕자는 어떤 생각을 했는지가 구체적으로 묘사돼 있다.
아나운서와 함께 판타지 소설 작가의 꿈을 가져온 박 양. 소설쓰기는 가장 좋아하는 취미이기도 하다. 특별히 논술학원을 다녀본 적은 없지만 다양한 기자단 활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글쓰기 능력을 배양할 수 있었다고 한다. 물론 틈틈이 글쓰기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는 것도 큰 이유. 요즘 박 양은 엄마를 졸라 산 넷북을 가지고 소설 쓰는 재미에 푹 빠져있다.
글쓰기를 넘어선 다양한 재능
그런데 박은우 양의 특출함은 글쓰기가 전부가 아니었다. 상당히 두꺼운 두 권의 스크랩북에 가득한 상장들. 안팎으로 굵직굵직한 수상경력에, 더 놀라운 것은 재능을 인정받은 영역의 다양함이었다. 청와대 어린이기자단 우수기자, 강원도 청소년글쓰기대회 대상, 광주광역시 전국주니어통역사선발대회 장려상, 평창동계올림픽 성공개최를 위한 전국학생영어말하기대회 최우수상에 이어, 지난해 TJB·솔브릿지 전국영어경시대회에서는 대상까지 받았다. 다분히 언어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강원도교육청 수학영재에, 서울과학고 주최 창의력페스티발 은상에 스케이트보드와 장구, 동화구연까지 한마디로 거침이 없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활동을 해왔는지 감탄이 흘러나올 정도다.
“특별한 사교육보다는 어릴 때부터 은우가 다양한 경험을 하도록 했어요. 이것이 자양분이 되어 자신의 글쓰기 소재로 활용됐고, 생각을 확장하는 능력 또한 커졌죠.” 어머니 윤귀자 씨(43)의 말에 박 양 또한 공감을 표했다. “정말 많은 체험을 했어요. 주제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박물관을 드나들었는데, 당시에는 어렸고 몰랐던 것들이 많았지만, 지나고 나서 학교 공부하고 책 읽다보면 그대로 기억나고 정말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해외체류 경험 없이도 다양한 영어대회 휩쓸어
박 양은 지난해 참가했던 ‘TJB·솔브릿지 전국영어경시대회’를 잊지 못한다. 부상으로 받은 ‘8박9일의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 투어’가 자신의 첫 해외경험이기 때문이다. “프린스턴대학에 가서 공부하고 싶다는 꿈을 추가하게 되었어요. 학생 위주의 교육방식과 분위기가 너무 좋았습니다.” 또한 이 대회 참가자들의 수준이 너무 높아 포기해야 할 것 같은 분위기였는데 대상이란 결과에 “아, 무엇이든 할 수 있구나!”하는 값진 경험을 했다.
외국 한번 나가보지 않은 초등학생이 두꺼운 원서를 읽고, 영어로 소설을 쓰는 능력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은 대단히 희망적인 일이다. 군인인 아버지와 전업주부인 어머니 사이에서 난 쌍둥이 남매. 평범한 가정형편으로 자녀들의 유학은 고려해볼 수 없었기에, 엄마는 아이들에게 늘 스스로 자신만의 방법과 길을 알아서 찾을 것을 주문해왔다. 그래서 은우가 참 대견하고 미안하기까지 하다. “지금까지 스스로 잘 해준 것만으로도 감사하죠. 아이를 위해 과외를 권하는 분도 많지만, 저희는 다니던 영어학원 하나만을 고집하고 있어요.”
글쓰기와 영어는 항상 즐겁게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기에, 평소 EBS 강의를 통해 수학과 과학에 신경 쓰고 있다는 박은우 양. 늘 함께 공부하는 쌍둥이 오빠도 큰 도움이 된다. 사교육의 혜택을 크게 누리지 않았어도, 엄마와 함께 도전할 기회를 찾고 각종 대회를 준비하면서 성장해나가는 자신을 만나게 되는 박은우 양. 계획된 프로그램 속에서 만들어진 영재가 아닌, 스스로 꿈과 기회를 찾고 도약하는 바람직한 영재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기에 앞으로의 더 큰 가능성을 기대해본다.
김연주 리포터 fa10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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