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희망’을 경영하다! ‘비틀에코’

곤충과 사람, 도시에서 더불어 공존하다!

옥상정원과 도시양봉 만드는 ‘달짝지근 프로젝트’ 진행

지역내일 2013-07-01

    
곤충에 흥미를 갖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곤충 박물관이 문을 여는가 하면, 무주 반딧불 축제, 함평 나비 축제, 예천 곤충 축제 등 화려한 볼거리와 체험거리를 내세운 축제들도 성황리에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여기 곤충에 관한 조금은 다른 이야기를 하는 청년들이 있다. 흥미 위주의 곤충 체험에 딴지를 거는 청년들. 사람을 위한 곤충이 아닌, 사람과 공존하는 곤충을 고민하는 청년들. 그 누구보다도 곤충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청년 예비사회적기업 ‘비틀에코’를 소개한다.


곤충에 대한 인식을 바꾸다.  


“언젠가부터 보이던 곤충들이 안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곤충 관련 논문들도 발견 이후의 피드백이 없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곤충 관련 직업을 생각하는 상황에서 과연, 우리가 할 일은 남아있을까 라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곤충을 좋아하던 대학생들의 작지만 큰 고민에서 시작된 기업, ‘비틀에코’. 하지만 곤충이란 아이템으로 사업을 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처음에는 곤충을 연구하고 싶었습니다. 곤충을 아이템으로 사업 하면 원 없이 곤충을 연구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막상 사업을 하다 보니 오히려 연구와는 멀어지더군요.” 하지만 한이곤(25) 대표는 사업을 시작한 이유를 잊지 않았다. 그래서 가장 먼저 시도한 것이 교육 사업. 왜 곤충을 보호해야 하는지, 어떻게 자연을 이해해야 하는지, 생물학적인 지식보다 곤충에 대한 자연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킬 수 있도록 접근했다.
물론 문전박대 받기를 수 십 차례. 하지만 이들의 말하는 가치를 알아주는 학교가 있었다. 교육 받는 아이들의 변화는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대부분은 환경보호도 사람 중심으로 진행되죠. 하지만 아이들에게 네가 곤충이 되었다면 어떤 것이 필요할까 라는 질문을 던져보세요. 우리도 상상하지 못했던 많은 이야기들이 나옵니다.” 결국 ‘비틀에코’는 지난해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선정한 ‘방과후 학교대상’을 수상하며, 방과후강사 양성사업까지 진행 중이다.


 꿀벌과 인간이 함께 사는 도시를 만들다.  


이제 ‘비틀에코’는 원래 자신들의 꿈꾸었던 목표를 찾아 새로운 길을 걷기 시작하고 있다. 이름 하여 ‘달짝지근 프로젝트’. 도시에 옥상정원을 만들고 양봉사업을 하는 것이다. “숲에 가도 한두 마리 밖에 보지 못하는 털두꺼비 하늘소가 강대에 발에 치일 정도로 많아졌습니다. 밤만 되면 빛을 찾아 날아오는 것이죠. 농경지가 갈수록 사라지면서 곤충들이 도시로 들어오고 있어요. 못 들어오게 할 수는 있는 방법이 있나요? 그렇다면 도시에서 잘 살 수 있게 할 수 있지 방법이 있지 않을까요? 물론 인간과 함께 말이죠.” 
그런 고민 끝에 계획한 것이 도시양봉사업과 옥상정원사업을 병행한 ‘달짝지근 프로제트’. 누구나 가보고 싶은 옥상정원 공간을 만들고, 그곳에서 양봉을 하며 문화공연까지 펼친다는 이 프로젝트는 ‘2013년 한화 친환경 사회적기업 지원 사업’으로도 선정되었다.
특히, 꿀벌의 경우 도시에서의 생존력은 물론 꿀 수확량도 높아, 해외의 경우 성공사례가 꽤 있는 편. 현재 해외 사례들을 연구하고 우리나라 생태계에 맞게 다듬는 단계로, 올 9월에는 벤치마킹을 위해 홍콩과 일본으로 떠날 예정이다.
“밀원을 구하러간 일벌이 돌아오지 않아 벌집 안에 남아있는 여왕벌과 애벌레까지 모두 죽어버리는 벌집군집붕괴현상은 계속 일어나고 있습니다. ‘달짝지근 프로젝트’ 포스터가 말하듯 집을 잃은 노숙자들에게 쉼터를 만들어주는 사업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한이곤 대표는 더 나아가 인간과 곤충이 도시 속에서 건강하게 공존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비틀에코’ 한이곤 대표 미니인터뷰   
강대 생물학과를 휴학 중인 한이곤 대표. 청년이란 수식어는 좋지만 기업의 대표로서 스물 다섯이란 나이가 장애가 되지는 않을까? “곤충 하는 애들, 벌레 잡는 애들 하며 잘 상대해 주지 않는 분들도 많아요. 어린 애가 뭘 알아 라는 말도 참 많이 들었죠. 처음에는 많이 힘들었는데 이제는 그보다는 경험이 없다는 것이 가장 힘들어요. 경험이 그만큼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깨달아가는 거죠.”
한화그룹과 한화생명에서 지원받으며 기업의 위상이 많이 좋아졌는데? “네, 우리가 주고자 하는 메시지를 전달할 정도는 된 것 같아요. 하지만 공대생들이 우주선을 만드는 느낌이라고 하면 이해할까요? 세세하게 하나하나가 다 어렵습니다. 벅차다고 해야 할까요? 해야 할 일은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방법적인 고민이 너무 많습니다.” 
앞으로의 목표, 비전이 있다면? “교육, 도심 양봉, 제품 판매 등 다양한 분야에 원하는 바가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최종적으로 추구하는 것이 있다면, 사람들이 곤충들과 거리낌 없이 지낼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물론 소비자들의 입장에서 고민해야겠죠. 우리 삶과 곤충이 분리되지 않고, 함께 공존하며 살아갔으면 하는 것이 저희의 바람입니다.”


문의 257-5331, http://www.beetleco.co.kr
현정희 리포터 imhj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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