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구름 흘러가는 곳 아득한 먼 그곳 그리움도 흘러가라 파아란 싹이 트고”
김용호 작시, 김동진 작곡의 가곡 ‘저 구름 흘러가는 곳’의 연주가 한창인 이곳은 카벨플루트오케스트라의 연습장소인 목동역 근처 홍익교회다. 교회 문 앞으로 흘러나오는 청아한 플롯 소리가 감미롭기만 하다. 어쩌다 픽사리라도 날라치면 다시 연습하기를 몇 번. 더운 여름에 지칠 만도 하건만 결코 멈춤이 없다. 비록 아마추어 오케스트라이지만 16년이 넘는 관록으로 소화해내는 음색이 듣는 이로 하여금 플루트의 매력에 빠져들게 만든다.
플루트 전공자, 동호인, 애호가 모두 모여라
카벨 플루트 오케스트라는 플루트 전공자와 동호인 및 애호가 50여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16년 전, 플루트를 사랑하는 이들의 뜨거운 열정이 모이면서 목동청소년플루트오케스트라로 문을 열었다. 오케스트라의 지휘를 맡고 있는 이광범씨는 “처음엔 플루트를 연주하고 싶은 아이들과 함께 만들었는데 아이들이 점점 감소하면서 작년에 카벨 플루트 오케스트라로 이름을 바꾸고 초등학생부터 60대까지 활동하고 있다”며 “클래식은 물론 가요, 팝송에 이르기까지 모든 장르의 음악을 다양하게 선보여 대중과 함께 하는 오케스트라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고 소개한다.
플루트로만 오케스트라가 구성된다는 것이 놀랍기도 하지만 카벨 플루트 오케스트라는 이광범 지휘자의 인맥으로 구색을 맞추어 클라리넷, 첼로, 베이스, 바슘, 쿠바, 피아노 등 오케스트라를 구성하기 위한 전공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끊임없는 연습과 다양한 레퍼토리 계발로 매년 2회 양천문화회관에서 정기공연을 한다. 그 외 초청연주회, 세브란스병원, 분당재생병원, 지하철문화축제, 사회복지관등을 찾아가는 봉사연주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최근엔 학교를 찾아가기도 했는데 2월에 목동초등학교, 등서초등학교에서 공연을 하기도 했다.
정기공연은 기본, 찾아가는 연주회까지
오래 전 피아노가 음악교육의 첫 걸음이었다면 최근에는 플루트가 전 국민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악기로 제2의 인생을 꿈꾸는 주부가 늘어나면서 더 큰 인기. 그래서인지 카벨 플루트 오케스트라도 대부분이 여성 단원들로 이루어져있고 남성은 3~4명 정도. 이광범 지휘자는 “우리 오케스트라는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시는 전문가들이 많아서 좋다”며 “플루트를 사랑하는 동호인이 모여 음악활동을 하고 봉사도 하는 것이 보람된다”고 전한다.
이곳에 가장 어르신은 이종옥씨, 교장으로 정년퇴임하고 플루트로 제2의 인생을 설계하고 있다. 가장 어린 친구는 초등 5학년의 김세린양. 오빠 세실군과 함께 플루트를 연주하고 있다.
사실 플루트는 굉장히 쉽게 배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소리 내는 것이 다른 목관악기에 비해 쉬운 편. 그래서 조금만 시간과 정성을 기울이면 연주자만의 음색으로 아름답게 연주할 수 있다. 15년 째 플루트를 연주하고 있는 이종옥 회원도 플루트의 소리에 반해 오케스트라 단원이 됐다. “악기가 좋아서 15년째 연주를 하고 있다. 음과 운지법만 알면 쉽게 배울 수 있고 소리가 맑고 보관하기 쉽고 손에 잡히니까 쉽게 들고 다닐 수 있어 더 좋다”고 한다.
악장 김남희씨는 “플루트는 삶의 활력소”라 소개한다. 코리아니쉽 총무로 활동하면서 카벨플루트 오케스트라를 알게 됐고 함께 활동하고 있다. 김남희씨는 중학교 때 언니가 플루트를 전공하기 위해 연주하는 것을 보고 샘이나 부모님께 플루트를 시켜 달라고 조른 케이스. 현재 언니네 딸들이 플루트와 오버에를 전공하고 남희씨도 초등 3학년 딸이 플루트를 전공하려고 해 ‘플루트 가족’이라 칭한다.
피아노를 연주하는 구자영씨는 지휘자를 통해 오케스트라를 알게 됐고 3~4년 정도 참여하고 있다. “플루트라는 악기가 생소했는데 연습하는 것 보니 바이올린과 같은 현악기로 구성된 오케스트라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고 한다. 플루트의 영롱한 소리에 반한 자영씨는 오케스트라에서 피아노를 맡으면서 단원들이 플루트를 쉽게 연주할 수 있도록 편곡을 해 주기도 한다. “아마추어 동호회임에도 불구하고 개인별로 실력이 너무 좋고 너무 열심히 한다”고 카벨플루트오케스트라를 평가한다.
카벨플루트오케스트라는 주 2회 2.4주 토요일 10시에서 12시30분까지 목동역 근처 홍익교회에서 연습한다. 회비는 3개월 15만원. 단원들은 끊임없는 연습과 다양한 레퍼토리 계발로 단원 모두가 하나 되어 아름다운 음악을 전하는 메신저로서 그 역할에 충실히 하겠다고 다짐하면서 카벨 플루트 오케스트라의 아름다움에 함께 동참할 것을 권한다. 플루트를 사랑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단원이 될 수 있고 간단한 오디션만 보면 OK. 궁금한 점은 이광범 지휘자 (010-7296-3501)에게 문의하면 된다.
미니인터뷰_ 카벨 플루트 오케스트라 이광범 지휘자
플루트로 전하는 사랑, 함께 해요
카벨 플루트 오케스트라는 목동에서 활발한 활동으로 이름이 알려져 있다. 대부분의 오케스트라가 기업이나 독지가의 후원으로 운영되는 반면 카벨 플루트 오케스트라는 아마추어 동아리 형태로 오롯이 이광범 지휘자의 희생과 플루트를 사랑하는 단원들이 적극 동참하면서 만들어냈다.
플루트 오케스트라를 만들기까지 이광범 지휘자의 플루트 사랑은 유별하다.
“중학교 2학년 음악시간에 처음으로 음악선생님이 연주해주는 플루트 연주소리를 듣고 그 음색이 너무 좋았습니다.” 이 지휘자는 “아마 그 선생님이 플루트 전공이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을 이제야 하게 됐다고. 그 이후 플루트를 불기 위해 학교 밴드부에 들어가 활동하게 됐다. 그 당시 악기를 산다는 것은 어려운 일. 플루트를 만질 수 있는 방법은 교내 밴드부 활동이 유일했다. 플루트를 손에 잡으면서부터 플루트를 사랑하게 된 이 지휘자는 결국 플루트를 전공하게 됐고 지금까지 플루티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우리 오케스트라는 순수한 아마추어 연주 봉사 단체로 플루트를 사랑하고 관심이 있으면 누구나 간단한 오디션에 의하여 참여할 수 있고 단원을 수시 모집한다”고 밝힌다.
이 지휘자는 플루티스트로만 구성되어 우리나라 최초이자 유일의 앙상블 단체로 손꼽히는 코리아 니쉬 플루트 오케스트라의 이사로 있다. 추계예술대학에서 플루트 전공하고 디큐브시티 문화센터, 목동CBS 문화센터, 신정여중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송정순 리포터 ilovesjsmor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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