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사회악 근절은 복지를 지키는 일"

맞춤형 통합지원체계 구축을 제안하며

지역내일 2013-06-01

정부가 국민 모두가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해 ''국민 행복''을 국정기조로 선정했다.
경찰은 국민 행복의 전제조건이라 할 수 있는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위해 ''4대 사회악 근절''을 출발점으로 놓고 노력하고 있다. 불량식품, 청소년·학교폭력, 성범죄, 가정폭력·학대 등 사회악의 근절은 이념과 노선을 떠나 국민의 공분을 사는 것은 물론 근절 필요성엔 이론이 없다고 본다.
경찰 뿐 아니라 범정부적으로 4대 사회악 근절 대책이 논의되고 추진되고 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입장에선 범죄예방과 사후적 관리는 마땅히 수행해야 할 기본 업무다. 특히 4대 사회악의 근절은 기존 사법적 관점을 넘어 복지측면에서 접근하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잘못한 사람을 처벌하고 재발을 막는 것만으론 4대악 범죄가 가져오는 상처와 파장을 치유하기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다.


사회적 약자 곤경으로 몰아넣는 4대악
4대 사회악 중 성·가정·학교 폭력은 공통점이 있다. 우선 그 대상이 아동·여성·장애인·이주민 등 우리 사회의 약자라는 점이다. 폭력 발생 가능성이 높은 상태이거나 실제 피해가 발생해도 공개적으로 이야기를 할 수 없는 조건에 있다는 것이다. 
특히 사건이 발생 했지만 사법기관에 신고하지 못하거나 밖으로 알려지지 않는 ''암수범죄''가 많다는 점이다. 암수율이 높은 것은 가해자와 피해자가 가까운 사이라는 점에서 기인한다. 대부분 지속적 유대관계를 맺고있는 사이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알리기를 꺼린다. 최근 폭력 근절을 위한 다양한 홍보에 힘입어 피해자들이 반응을 보이면서 묻혀있던 폭력들이 수면위로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는 점이 그나마 다행이다. 
또 이들 범죄가 발생해도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친족간 성폭력이 발생하면 피해자의 분리 조치가 필수적이지만, 피해자들이 장기간 대피 할 수 있는 쉼터는 대부분 대도시권에 편중돼 있다. 그 수도 충분하지 않다. 가정폭력을 막기 위해 필요한 ''교정프로그램''도 사법적인 절차를 밟지 않은 상태에선 ''권유''라는 수단 외에는 강제수단이 없는 것도 현실이다.
가정폭력도 비슷하다. 피해자 대부분이 경제적 자립도가 약해 생활고에 대한 우려와 ''신고하면 가정이 깨진다''는 부담감이 실질적 해결을 가로막는다. 일시적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나 제도 마련이 절실한 부분이다.
 ''교정프로그램 참여조건부 가정보호사건처리 유예제''와 같은 탄력적 방안이 검토되어야 한다. 학교폭력 역시 가·피해자에 대한 단발적인 조치보다는 지속적으로 건전한 공동체의식을 갖을 수 있게 교육시키고 확인해주는 사후적 지원체계가 필요하다.


사법처리 넘어 선 ''복지 패러다임'' 도입해야
어떻게 풀어야 할 것인가.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자원과 수단안에서 지혜를 모으는 현실적 전략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적발-처벌''을 넘어선 치유와 회복에 주안점을 둔 접근법이 마련되어야 한다. 전북경찰은 현재 ''맞춤형통합지원체계'' 구축을 통해 사법적 프로세스에서 충족 시켜주지 못하는 부분을 보충 해 나가고 있다. 사회적 인프라 구축과 제도개선 문제는 충분한 예산 확보와 검토 등을 위해 점진적 개선이 불가피 하겠지만, 현재의  역량, 그리고 지역사회가 지금 당장 지원 해 줄 수 있는 인적 물적 자원들을 최대한 결집 시켜 피해자의 치유와 자립을 돕자는 취지다.
우선 가정내 성폭력 피해자에 대해서는 주거환경 개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에 피해자가 피해현장에서 생활을 해야 한다면 그 현장에서 받는 지속적 충격은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미흡하지만 환경을 개선시켜 줌으로써 마음의 치유를 조금이라도 앞당겨 보자는 취지에서다.
가정폭력의 경우는 피해자가 거주하는 지역에 피해자를 도와줄 수 있는 조력자 그룹을 구축해 돕는 방법을 찾고 있다. 조력자 그룹을 통해 마음속에 쌓인 한을 달래주고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있는 전문가 그룹들과의 정보 공유를 통해 어려운 상황을 공동으로 대처 하기 위해서다. 학교폭력과 관련해선 지역사회와 함께 가·피해 청소년 멘토링 사업을 벌이고 있다. 멘토링 네트워크를 통해 인성·취업·진로 교육을 실시하면서 나름의 성과도 나타내고 있다.
무엇보다 지역 공동체의 힘으로 위험 요소를 줄이자는 공감대 확산이 중요하다.  4대악 근절 활동이 범죄를 줄이는 일을 넘어 공동체의 복지를 지키고 확장하는 토대가 될 것이다. 



홍익태 전북경찰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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