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기획 - 과학교육 언제 어떻게?
과학현상에 관심 보이는 순간이 적기
초등과학 흥미로운 실험으로 중등이론까지 잡기
영어와 수학은 누구나 열심히 한다. 유치원부터 영어를 시작하는 것은 당연하고 수학도 초등 저학년에서 엄마표를 벗어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막상 초등 고학년이나 중학교에 올라가면 과학이 어렵다는 아이들이 있다. 만약 영재학교나, 과고, 특목고를 생각한다면 시기에 맞춰 과학을 준비해야 하는 것은 필수.
모든 공부를 자기 스스로, 또는 엄마표로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아이를 키워본 엄마라면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안다. 내용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소통의 문제가 더 크다. 가르치는 시간보다 싸우는 시간이 더 많다고 엄마들은 하소연 한다.
그렇다고 영어, 수학에 독서, 과학, 예체능까지 투자하자니 허리가 휜다. 이래저래 미루다 우리 아이만 뒤차를 태울까 두려운 엄마들의 과학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고 전문가들의 조언도 살짝 참고해 보자.
김부경·이수정 리포터 thebluemail@hanmail.net
와이즈만 영재교육 해운대센터의 초등학생들이 팀별로 과학실험 수업을 하고 있다.
딸아이 과학교육 방치하다 후회
중학교 1학년 딸아이의 중간고사 과학 성적을 보고 충격을 받은 주부 이수민(41·망미동)씨는 과학공부에 신경 쓰지 않은 게 후회된다고 한다. 교과 중심으로 그때그때 열심히 하면 될 줄 알았는데 “과학이라면 질색”이라는 딸아이의 말에 할 말이 없다.
“영어, 수학에만 신경 쓰다 흥미롭게 과학을 접할 기회를 놓치고 매번 시험준비로 허덕였던 것 같아요. 딸아이가 이렇게 과학을 싫어할 줄 몰랐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저도 학창시절에 과학이 어려웠어요.”
이씨는 딸의 경험으로 4학년인 둘째 아들에게는 체계적인 과학교육을 시키고 싶다. 하지만 꿈이 과학자라는 아들에게 어떤 과학교육을 시킬지 고민이다. 주위를 보면 벌써 늦은 것 같아 걱정도 된다. 조금 내성적인 성격이라 선택이 더욱 조심스럽다고 한다.
초등 2학년 때부터 과학실험 수업
유난히 과학에 관심이 많은 아들을 둔 주부 허지영(43·좌동)씨는 초등 2학년부터 아들에게 과학실험 교육을 시켰다.
“일단 과학실험을 아이가 정말 재미있어 했어요. 처음엔 실험보고서 쓰기를 어려워 하긴 했죠. 엄마로선 장기적으로 과학교육에 투자해야 하나 고민한 적도 있었지만 흥미위주의 실험으로 과학을 감각적으로 익힌 게 많은 도움이 되고 있어요.”
중학교 1학년 아들은 초등학교에 다닐 때부터 과고에 가고 싶어 했다. 다른 아이들보다 자신이 과학을 잘 한다고 생각한 아들이 과고를 목표로 잡고 다른 과목공부도 열심히 했다고 한다.
“과학을 좋아하게 된 아들이 자신의 진로를 분명하게 잡고 공부하게 된 것이 가장 큰 성과 같다”고 말하는 이씨는 이론중심보다 실험위주의 과학교육 접근을 추천한다.
예습 덕분에 학교 수업이 즐거워요
초등학교 때부터 항상 최상위권의 성적을 유지해온 현수(14)에게도 과학은 어려운 과목이 었다.
“6학년 때 과학전담 선생님의 목소리가 너무 작으셨어요. 설명은 잘 하셨지만 항상 제일 뒤에 앉아있던 저는 잘 안 들리더라고요. 고학년이 되니 수업 중에 친구들의 잡담은 늘어가고···. 1년간 과학 수업을 제대로 못 받은 거죠.”
자연계를 목표로 하는 현수로서는 놓쳐서는 안 될 과목이기에 6학년 겨울 방학부터 비슷한 성적의 친구들과 함께 과학 수업을 시작했다.
“학원에서 선행한 친구들 중에는 다 알고 있는 내용이라며 수업을 대충 듣는 경우도 있어요. 그런데 저는 미리 한 번 보고 가니까 선생님 말씀 중에 무엇이 중요한지 더 잘 이해할 수 있어서 재밌어요. 그래서 학교 수업이 더욱 편하게 느껴지고요.”
이해하지 못하면서 진도만 나가는 선행 수업은 문제겠지만 예습 차원으로 활용한다면 과학 수업에 더욱 흥미를 가지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한다.
전문가들이 권하는 과학교육은?
전문가들도 과학교육의 적기를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아이가 과학적인 현상에 관심을 가지고 질문하기 시작하거나 행동하는 순간이 바로 적기라고 말한다. 생활 속 모든 현상이 과학이지만 이런 흥미가 어떻게 이론적인 과학실력으로 이어질 수 있는가는 엄마들의 고민이다. 특히 과고나 특목고를 준비하는 학생이라면 과학교육 시기가 더욱 중요하다.
와이즈만 영재교육 해운대센터 - 김미옥 원장
과학실험 중심으로 운영되는 와이즈만 영재교육 해운대센터 초등부 김미옥 원장은 “영재고, 과고, 특목고를 목표로 한다면 체계적인 과학교육이 빠르면 빠를수록 유리하다”고 말한다.
초등부는 7세부터 5학년까지인데 실험으로 진행되는 과학수업을 통해 초감각적인 과학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강조한다.
“일반적인 학생은 초등 2학년 정도 시작하면 학교에서 재미있게 과학을 접해 중등이론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다”고 하며 “과고 정도의 목표가 있는 학생이라면 초등고학년에서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4학년 겨울부터는 전문적인 수업을 통해 감각과 이론을 함께 키울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아이가 설탕과 소금을 섞는 놀이에 관심을 보인다면 이미 과학에 흥미를 가기지 시작했다고 한다. 적기는 바로 아이가 관심을 보이는 순간이며 과학 팀 수업을 통해 다른 아이들을 이끌고 협력하는 법을 배우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한다.
해법과학 - 이윤정 주임 교사
어떤 과목이든지 오감을 활용한 수업이 기억에 오래 남는다. 특히 과학의 경우 이론과 함께 본인이 직접 실험을 통해 익힌 내용은 두고두고 남는다. 하지만 학생들의 실험시간을 살펴보면 과학에 흥미가 없거나 소극적인 태도 때문에 들러리를 서는 학생이 많다. 그 실험이 무엇을 위한 실험인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넘어가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개인별로 실험 교재를 두고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해법과학의 이윤정 교사는 개별 실험 교육의 장점을 이렇게 말한다.
“대체적으로 실험수업은 3~4명이 조를 짜서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함께 하는 실험은 장점도 있지만 참여도에 따라 실험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에 한계를 보이기도 합니다. 자신만의 실험을 통해 자기주도적인 학습을 키우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중·고등학교에서는 실험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대부분 이론 수업 위주로 진행된다. 그러나 초등학교 때 중등과정의 실험을 직접 경험해본 학생들이라면 그 내용을 바탕으로 깊이 있는 이론 수업을 하는데 무리가 없다는 것이 이 교사의 설명이다.
과학교육, 자녀의 특성이나 성향, 진로에 맞게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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