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완주 행정통합 ''무산''

완주군 주민투표 ''반대 55%'' … 농촌지역 소외론 작용한 듯

지역내일 2013-06-28
전북 전주시와 완주군의 행정구역 통합이 무산됐다. 완주군 유권자 53.2%가 참여한 주민투표에서 ''통합 반대''가 55%를 기록했다. 통합 이후 완주군의 농업·복지·교육이 현재보다 낮아질 것이란 ''농촌지역 소외론''이 작용했다는 평가다. 



완주군 선거관리위원회는 27일 "26일 실시된 완주군 주민투표(사전투표 포함) 결과 유효투표자의 55%(2만343표)가 반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찬성은 44.4%, 무효는 0.4%다. 이번 투표에는 전체 투표권자 6만9381명 중 3만6933명이 참여, 53.2%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완주군 주민투표에서 통합 반대가 과반을 넘기면서 투표 대신 시의회 의결로 통합의사를 확인한 전주시의 ''찬성'' 결정도 무위로 끝났다. 1997년과 2009년에 이어 세번째로 추진된 통합이 무산되면서 양 지역 통합논의는 상당기간 재론하기 어렵게 됐다. ''논쟁을 끝내자''는 여론이 모아져 유권자의 과반 이상이 참여한 주민투표로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반대의견이 과반을 넘긴데는 통합 이후 완주군 소외를 우려한 뜻이 반영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김남규 사무처장은 "통합을 통한 더 큰 발전이란 당위에 동의하면서도 큰 학교에 흡수되는 작은 학교 학생의 심정과 유사한 우려를 갖고 있었다"고 평가했다. 농업, 복지, 교육 등 대부분 분야에서 지금보다 나아질 것이란 확신을 갖지 못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이런 우려가 통합반대측이 줄기차게 제기해 온 ''서자론''과 맞물리면서 찬성론을 압도 했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주민의 자율성을 내세운 통합 추진이었지만 정작 전주시와 완주군 등 행정기관과 단체장이 중심에 선 것도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통합이 무산되면서 양 지자체가 공동으로 추진한 상생사업이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
당장 통합 시청사 건립사업은 중단된다. 415억원을 들여 완주군이 부지를, 전주시가 건축비용을 부담키로 하고 시공업체까지 선정한 상태다. 전주·완주 시내버스 요금 단일화를 위해 전주시가 재정부담을 떠안고 있는 것도 재론될 공산이 커졌다. 이밖에 종합스포츠타운 건설·농산물 도매시장 신축 이전·대규모 위락단지조성·공공기관 및 공용시설 이전 등 상생사업 사업도 제동이 걸린 셈이다. 해당 단체장들의 정치적 행보도 안갯속이다.
양 지역이 통합되면 내년 지방선거에서 송하진 전주시장은 도지사직에, 임정엽 완주군수는 통합시장직에 도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으나 여의치 않게 된 것이다.
전주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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