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먼저실천운동본부가 제33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전국의 초등학생 및 중학생을 대상으로 개최한 ‘제15회 전국 초?중학생 백일장’에서 염경초등학교 5학년 남유빈 학생이 초등 산문부분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이번 백일장에는 초등학생부문 4만5,471편, 중학생부문 1만9,148편 등 총 6만4,619편의 작품이 접수되어 치열한 경쟁을 보인만큼 상을 받는 학생도 강서 양천 영등포 내에서는 유빈양 밖에 없고 서울시를 통틀어 몇 명밖에 되지 않는다. ‘친구야 함께 놀자’라는 주제로 학교나 생활 주변에서 장애인에 대해 느낀 점과 진정한 마음을 나누는 일에 대한 이야기를 ‘미안하다. 사랑한다, 친구야!!’는 주제로 끌어낸 유빈 학생을 만나 보았다.
글짓기는, 즐기는 취미생활
지난 7일 제15회 전국 초.중학생 백일장대회 발표가 있는 날. 유빈양은 수상을 기대하지고 있지 않아 발표가 있는지도 몰랐단다. ‘우수상’을 받았으니 인터뷰를 하자는 전화를 받고 그제야 알게 됐다는 유빈양은 “전국 백일장 대회의 경험을 쌓고 평소 즐기던 취미 생활이기도 하니 참가했는데 우수상을 받게 되어 너무 기쁘고 가슴 뿌듯하다”며 “앞으로도 계속 글짓기를 할 것이고 기회가 된다면 백일장 대회가 또 나가고 싶다는 용기가 생겼다”고 자랑스러워한다.
유빈양의 글짓기 대회 참가 동기는 간단하다. 원래부터 글짓기 하는 것을 좋아했고 장애인의 날을 맞아 백일장을 한다고 해서 관심을 가지고 있던 차 전국규모의 백일장을 한 번도 나가보지 않아서 경험을 해보고 싶어 참가하게 됐다. 하지만 글의 내용은 장애인에 대한 유빈양의 예쁜 마음을 읽어낼 만큼 착하기만 하다. 유빈양의 글은 ‘소희’라는 여자아이가 전학 온 장애인 친구를 만나게 되면서 시작된다. 소희를 포함한 반 친구들은 장애인 친구를 하나 같이 마음에 안 들어 하고 도와주지도 않고 짜증을 낸다. 장애인 친구와 짝꿍이 된 소희는 그런 상황을 도무지 못 참아 엄마에게 말을 하게 되는데…. “그 말을 들은 엄마는 같이 인사동 거리를 나가보자고 하고 거리에서 장애인들이 이렇게 많은지 처음으로 알게 된 소희는 엄마에게 장애인 동생이 있었다는 얘기를 듣게 됩니다.” 엄마도 장애인 동생이 밉고 창피하고 싫었다는 고백을 하고 결국 여러 사람의 따돌림에 시달려 동생은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그 때 엄마는 애초에 사람들이 장애인이라고 놀렸을 때 막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소희에게 말해준다.
그리고 이야기는 반전이 된다. 소희는 장애인 친구의 집으로 달려간다. 하지만 친구는 전학 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친구 엄마가 형편이 어려워 일자리를 얻으려고 서울에 왔는데, 중학교도 못나온 엄마를 받아줄 리 없었고 결국 다시 지방으로 내려가게 된다. 얼마 후 소희는 장애인 친구에게 편지를 쓰게 되고 그 편지 속에서 그동안 있었던 일을 들려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미안하다. 사랑한다 친구야!!!’ 를 쓰고 막을 내리게 된다.
초등학생이 쓴 글이지만 이야기를 듣는 동안 잔잔한 ‘감동’이 전해진다. 어떻게 이런 내용을 생각해 냈느냐는 질문에 “평소에 사람들이 장애인에 대해 얼마나 많은 편견을 갖고 잘못된 행동을 하는지 알려서 장애인의 입장을 되돌아보고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싶어서”라는 어른스런 답변을 한다.
글짓기를 잘하는 비결
그렇다면 유빈양이 글짓기를 잘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답은 책읽기. “아빠의 권유로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라는 책을 읽게 되었어요. 아빠가 책을 다 읽으면 놀아준다고 했거든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자꾸 상상의 나라에 빠지게 되고 그 책의 주인공이 되어 모험을 하는 거예요.” 그때부터 책에 빠진 유빈이는 숙제를 다 하고 시간이 남을 때 조용히 책을 본다. 숙제를 하고 나면 과제에 대한 불안감이 없어 집중이 더 잘 된단다. 그리고 감명 깊었던 책은 2~3번씩 반복해서 읽다보면 기억에 남는다고.
유빈양이 전하는 글짓기 잘하는 비결도 간단하다. “글짓기는 자신의 경험과 지식으로 한다”며 “경험을 떠올리고 ‘그땐 이랬으면 좋았겠는데’라는 상상을 해본다. 또 하나 책을 읽을 때 나의 생각을 주인공의 생각을 견주어보고 주인공의 입장이 되어 상상을 하면 글짓기를 잘 할 수 있다”고 밝힌다.
멋진 배우나 작가가 되고 싶은 유빈양은 “배우가 되려면 글을 잘 쓰고 또박또박 말할 수 있어야 하고 다양한 지식을 쌓아야 하기 때문에 더 많은 책을 읽고 더 많은 글을 쓰고 싶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친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물어보자 “항상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끈기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이 세상에서 누군 잘하고 누군 못하고 하는 것은 없어요. 장애인도 똑같은 사람이고 똑같은 생명이에요. 편견을 버리고 똑같은 입장이 되어 생각하였으면 좋겠어요”라고 갈무리한다.
송정순 리포터 ilovesjsmore@na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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