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터가 떴다 - 새로 개관한 판교박물관

지역내일 2013-05-20 (수정 2013-05-20 오후 3:01:09)


우리 동네 박물관에서 떠나는 시간여행






햇살 좋은 5월, 아이들과 무료한 시간을 보내기는 아쉽고 그렇다고 이런저런 이유로 멀리 떠날 수 없다면
가까운 우리 지역의 판교박물관을 한 번 찾아가보자. 지난 4월 2일 개관한 판교박물관은 택지를 개발하면서 발굴된 유물들과 삼국시대(한성백제, 고구려) 석실분들을 전시하고 있다. 2013년 내가 사는 성남에서 발견된 유물들을 보면서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떠나보았다.
이경화 리포터 22khlee@hanmail.net




너무나 많은 유물이 전시돼 있어 제대로 보기도 힘들었던 국립중앙박물관의 악몽(?)을 떠올리며 투덜거리는 아이와 함께 도착하니 나무와 돌로 지어진 아담한 규모의 외관이 친근하게 맞아준다. 입구로 들어서니 자원봉사자가 반갑게 맞으며 학년에 맞춰 흥미롭게 박물관을 관람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체험활동지를 나눠준다. 자원봉사자인 한동열씨는 “모든 해설자는 자원봉사자에요. 저도 외국계 회사를 다니지만 내 고장 성남을 제대로 알리기 위해 매주 토요일에 봉사하고 있어요”라고 말한다. 한씨의 설명과 함께 체험활동지를 받아들고 시간여행 출발!






옛날 성남으로의 시간여행은 1층 전시관부터

1층은 판교동에서 발견된 조선시대 반지들. 백현동에서 발견된 백자명기들과 삼평동의 청동 노리개 등 구석기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의 출토유물들이 다양하게 전시돼 있다. 교과서에서 본 듯한 유물들이 성남에서 발견된 것이라니 신기하면서도 가깝게 느껴졌다. 유물들은 특이하게 현대부터 구석기시대로 역순으로 전시되어있는데 이는 오래 이어져 내려온 성남의 역사를 강조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중앙에 서면 맞은 편 커다란 스크린에서 자동으로 유물 발굴현장에서 고분의 운반과정, 그리고 복원과정을 볼 수 있는 영상이 상영된다. 영상과 함께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지하층은 마치 발굴 현장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우리 고장을 대표하는 자랑스러운 인물들의 소개로 지역민으로서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고구려와 백제의 고분 속으로 탐험하는 지하 전시관
지하로 내려오면 1층에서 바라본 백제 고분 7기와 고구려 고분 2기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얇은 돌로 켜켜이 쌓아 만든 9기의 석실분 모두가 실제라니, 거짓말이라는 아이의 투덜거림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모든 석실분은 실제 발굴된 것으로 대형 크레인을 이용하여 이곳에 옮겨졌다고 한다.
석실분(돌방무덤)은 시대별로 차이가 있다. 돌로 켜켜이 쌓아 올려 외벽을 만들고 그 안에 유물과 관을 놓았다는 것은 공통점이나 천장을 만드는 방식에서 차이를 보인다. 고구려 무덤은 천장의 네 귀퉁이에 삼각형 돌을 놓아 공간을 점차 좁혀 올려가며 쌓은 ‘모줄임 양식’을 사용하였고 백제 무덤의 천장은 그렇지 않다고 한다. 시대별 고분의 발견은 성남이 예전에도 살기 좋은 지역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준다. 고분의 지면에 하얀색으로 그려놓은 사람의 형상은 관이 놓였던 추정 장소인데 호기심 많은 아이는 C.S.I를 떠올리니 이 또한 세대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중앙에 위치한 체험공간에서는 그래픽으로 체험하는 발굴순서, 발굴도구 스탬프 찍어보기와 실측지도 그리기를 할 수 있다. 다만, 여느 박물관처럼 저학년 위주의 체험이라는 아쉬움이 있다.


정원처럼 아름다운 야외 전시관
아쉬움을 뒤로 하고 야외에 전시된 백제 석실분 2기를 찾아 나섰다. 아이와 층계를 오르내리며 건물을 돌아 무덤을 찾았으나 어찌된 일인지 눈에 띄지 않았다. 잠시 후 너무나 멋진 야외 조경 탓에 정원이라 생각하고 그냥 지나친 곳이 전시 석실분이라는 사실을 알아채고는 머쓱하게 서로의 얼굴만 바라보았다. 좋은 날씨와 주변의 꽃과 나무가 잘 어우러져 있어 야외 전시물과 함께 쉬어갈 수 있는 편안한 공간이다.
진영옥 학예사는 “판교박물관은 규모는 작으나 수도권에서는 유일하게 삼국시대(한성백제, 고구려)의 석실분을 볼 수 있는 곳”이라며  “중·고등학교의 역사탐구반들이 찾아오기도 하고 특히 초등학교 4학년 교과 과정인 ‘내 고장 성남’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활용방안에 대해 조언을 해준다.
예로부터 서울과 다른 지역을 이어주는 판자로 만든 다리에서 유래된 ‘판교’ 신도시의 상징만이 부각되어있는 판교의 또 다른 의미를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용시간 09:00~18:00
 (매주 월요일과 법정공휴일은 휴관)
 관람해설을 원하면 예약필수
관람료 무료
장소 성남시 분당구 판교로 191
 (판교동 499)
문의 031-729-4535~7

Info  찾아보면 좋은 우리 동네 박물관들
▶판교·낙생대공원 야외 유적 전시장 : 성남지역의 문화를 보여주는 유적 전시
판교공원(판교동 553번지)과 낙생대 공원(백현동 523번지)
토지주택박물관 : 한국토지주택공사에서 운영하고 있는 전문박물관
성남시 분당구 돌마로 172(정자동 217) / 031-738-8294
▶국가 기록원 나라기록관 : 국가기록전시와 대통령기록전시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대왕판교로 851번길 30번(시흥동 231) / 031-750-2044
▶한국학 중앙연구원 장서각 : 조선시대 왕실도서관으로 고도서와 족보들 전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하오개로 323 한국학중앙연구원 / 031-709-8111
▶신구대학교 박물관 :
전통적인 의·식·주 생활문화를 비롯한 농경생활과 관련된 유물 및 민속자료 전시
성남시 중원구 광명로 377(금광2동 2685) 신구대학교 우촌관 / 031-740-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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