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면 더 심해지는 관절통증
습도 높은 여름, 관절염 환자들은 괴롭다!
스트레칭과 따뜻한 찜질 도움 … 상태 심하면 약물치료나 인공관절수술 고려해야
박순애(가명 65)씨는 여름이 두렵다. 박씨는 고질적인 관절염으로 고생한다. 더위가 심해질수록 에어컨 등 냉방기를 트는 곳이 많아지는데, 그럴 때마다 관절통증이 더 심해진다.
장마가 시작되면 상황은 더 악화된다. 하루 종일 관절이 아파 일상생활조차 힘들다. 통증이 심해지면 병원을 찾아 진통소염제를 복용하며 계절을 나는 것은 여름마다 반복되는 모습이다. 박씨는 “올해는 여름도 길고 장마도 일찍 찾아온다는데 또 어떻게 나야 할지 걱정이에요”라고 말했다.
올해 여름은 장마가 이르게 시작될 전망이다. 11일 기상청은 장마전선이 이르면 다음 주 남해안까지 접근, 6월 하순에 들어서면 중부지방까지 북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기상청은 장마전선이 소멸한 뒤에도 국지성 호우가 한 달 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일 불볕더위가 이어진 끝의 시원한 비 소식에 사람들은 반가움을 표한다. 하지만 관절염 환자들은 걱정이 태산이다. 관절염 환자들은 통증의 정도로 날씨를 예보할 정도다.
장마와 무더위로 인한 냉방기가 관절 통증 악화시켜 =
그렇다면 여름철에 왜 관절통증이 더 심해질까. 수정형외과병원 정유근 원장은 “관절에 이상이 있는 사람은 압력을 느끼는 신경이 예민해져 기압의 변화를 빨리 감지하고 통증을 느끼게 된다”며 ”장마철이 다가오면 습도가 높고 외부 온도는 낮으며 저기압이 계속되는데, 이럴 때 관절염의 통증이 심해진다”고 설명했다.
관절염 환자의 적은 습도만이 아니다. 여름의 뜨거운 날씨도 관절염 환자를 괴롭히는 요인이다. 에어컨 선풍기 등이 관절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찬바람에 의해 체온이 낮아지면 관절 주위 근육이 긴장하게 되고, 뼈와 뼈 사이 마찰을 줄여주는 윤활유 역할의 관절액도 굳어 제 기능을 못하게 된다.
수면 시간도 영향을 준다. 수면은 피로를 푸는 동시에 근육과 인대가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인데 여름철 열대야로 밤잠을 설치게 되는 경우도 많아 관절에 악영향을 끼친다. 그렇기 때문에 에어컨과 선풍기의 찬바람을 직접 쐬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좋다. 실내온도는 섭씨 26도로 유지해 외부와의 온도 차이는 5도가 넘지 않도록 조절하고 습도는 50% 이내로 낮춰주도록 한다.
장마철 관절염 통증, 스트레칭으로 예방 =
관절염이 있다면 평소 운동을 통해 관절 주위 근육을 강화시켜야 한다. 이는 여름에도 마찬가지다. 특히 무더위가 계속되거나 장마철에 통증이 심해지며 움직임이 줄어들기 쉬운데, 이럴 때일수록 꾸준히 몸을 움직여 관절을 부드럽게 하고 근력이 좋아지게 해야 한다.
하지만 간혹 이에 대한 오해를 갖는 경우가 있다. 정유근 원장은 “관절염 환자들 중 운동이 관절에 좋지 않다는 잘못된 정보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운동을 하지 않으면 사용횟수가 적어지는 만큼 관절 주변 근육이 약해지면서 관절을 튼튼히 지탱해 줄 수 없어 통증이 더 악화되고 심해진다”고 말했다. 관절염에 가장 효과적인 운동은 스트레칭 수영 등이다. 최대한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는 운동이 적합하다. 스트레칭을 할 경우 하루 약 20~30분 정도, 통증을 많이 느끼는 발목과 무릎 부위에 좀 더 신경을 쓰는 것이 좋다. 수영의 경우 움직임이 큰 접영 등 수영동작보다 물속에서 걷기나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관절 통증을 줄이는데 따뜻한 목욕, 찜질 등도 좋다. 하루에 한 번 정도는 40~42도 온도의 물에서 10~15분간 따뜻한 온욕을 하는 게 좋다. 따뜻한 물에 통증 부위를 담그거나 찜질을 해주면 혈액순환을 돕고 근육을 이완시켜 통증을 완화시켜 준다.
관절통증 심하면 관절경 수술 등 적극적 치료 고려해야 =
하지만 전문가들은 찜질이나 민간요법 등은 일시적으로 통증을 완화시키는 것뿐 통증의 원인을 해결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수정형외과병원 정유근 원장은 “관절염이 심한데도 계속 찜질이나 민간요법으로 버티는 것은 위험하다”며 “하루라도 빨리 전문의 상담을 통해 적극적인 약물치료나 정형외과적인 인공관절수술 등도 고려해봐야 한다"고 한다. 또한 정 원장은 ”관절염은 초기에는 비수술적인 요법을 통해 치료할 수 있지만 더 심해질 경우 수술을 고려해야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인공관절수술은 관절의 연골 소실이 심하고 다른 치료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때 적용한다. 손상된 관절면을 금속과 플라스틱으로 이루어진 새 관절로 대치해 주는 수술로, 수술 건수가 매년 증가하고 성공률 95% 정도의 안전한 수술이다.
특히 최근에는 기존 15cm 이상 절개해야 했던 수술과 달리 10cm 이하로 절개하는 관절경 수술을 통해 출혈이 적고 회복이 빠르며 수술 자국이 작게 남는 방법이 활용되고 있다. 수술 시간은 40분 정도로 타 수술에 비해 현저하게 짧은 동시에 최소한의 구멍을 내기 때문에 회복이 빠르다. 특히 합병증이 1% 이하로 관혈적 수술에 비해 합병증 발생의 위험성이 매우 적은 편이다.
관절경 수술, 통증과 합병증 적어 회복 빨라 =
관절경 수술은 광원과 특별한 렌즈를 포함하는 얇고 긴 관인 관절경을 사용해 관절 내부를 밝히고 확대 후 TV모니터를 통해 관절의 내부를 관찰한다. 이 과정을 통해 CT나 MRI로도 파악되지 않는 병변까지 정확하게 원인을 판단하고 진단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동시에 수술까지 시행할 수 있다.
또한 관절경 수술은 작은 절개만으로 수술하기 때문에 기존의 방법에 비해 통증과 합병증이 적고, 입원 기간이 짧다. 경우에 따라서는 입원이 필요 없는 경우도 있다. 또한 비용이 적게 들고 빠른 회복을 보이는 장점이 있다.
수술은 반월상 연골손상, 전후방 인대손상, 퇴행성관절염, 류마티스 관절염 등의 무릎관절 질환이나 회전근개파열, 오십견, 외상성 습관성 탈구, 충돌증후군, 이물질제거, 퇴행성관절염, 류마티스 관절염 등의 어깨질환에 주로 적용한다. 손목·발목·팔꿈치 관절 등에도 가능하지만 아직 무릎이나 어깨만큼 광범위하게 적용하지는 않는다.
이때 많은 수술 경험을 지닌 병원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유근 원장은 “관절은 우리가 걷고 움직이는 데에 꼭 필요한 기관으로, 진단과 치료가 늦어졌을 경우 관절수술을 잘하는 의료진에 상담을 받아본 후 맞는 치료법을 하루라도 빨리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관절경 수술이 아무리 안전하다 해도 정밀한 기술이 필요하고 시술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오랜 경험이 있는 정형외과병원에서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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