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국민연금공단 기금본부 이전 어물쩡

대선때 "기금본부 전북이전" 약속 … "LH 악몽 2년만에 재현" 위기감

지역내일 2013-04-26 (수정 2013-04-26 오후 5:41:46)
전북의 '국민연금공단 기금본부' 유치 작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대선 당시 전북이전을 약속했던 여당이 미지근한 태도를 보이고, 새로 구성된 정부는 '신중한 검토'를 이유로 반대입장을 표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금본부 이전 작업이 지지부진 해지자 "2년 전 악몽이 되풀이되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전북은 지난 2011년 5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전북 유치에 나섰다가 실패 했었다. 15일 전북지역 국회의원 11명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대통령과 정부·여당은 국가균형발전과 국민과의 약속 이행 의지를 분명히 보여달라"고 주장했다. 기금운용본부를 전북으로 이전한다는 대선약속 이행을 촉구한 것이다. 
지난 2011년 5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경남 이괄 이전이 확정된 후 정부는 전북의 반발을 고려, 경남혁신도시로 배치됐던 국민연금공단을 전북으로 재배치 했다. 그러나 공단의 핵심조직인 기금운용본부를 제외한 이전안이어서 도민의 반발을 샀고, 지난 대선에서 지역 최대 이슈가 됐다. 
당시 야당이 '국민연금공단과 기금운용본부 동반 이전' 공약을 내 놨고, 여당인 새누리당도 '기금본부 전북 이전'을 명시한 안을 제시했다. 박 대통령도 당시 "국가균형 발전 차원에서도 반드시 필요한 사안이고 법안이 국회에 발의 되어 있으므로 기금운용본부의 전북 이전을 적극적으로 논의하는 게 바람직 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야의 이러한 입장은 기금운용본부 전북 이전을 내용으로 하는 '국민연금법 일부 개정 법률안'으로 모아졌고, 15~1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 심사소위에서 심의가 진행 중이다.
그러나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가 해당 법안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혀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전북도에 따르면 복지부는 최근 국회 법률안 검토의견에서 '기금의 효율적·;안정적 운용 문제 때문에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기금운용본부를 지방으로 이전 하면 우수 인력 채용이 어렵고 금융 인프라 부족으로 투자정보 접근성이 떨어지는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전북도와 정치권은 "약속 위반"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복지부 수장을 맡고있는 진 영 장관이 대선 당시새누리당 정책위 의장으로 박근혜 대선후보 지원유세 때 전북을 방문한 자리에서 "지역 균형발전 차원에서라도 기금운용본부가 전북에 올 수 있도록 꼭 노력 하겠다"고 약속했던 점 등을 들어 압박하고 있다. 
전북도와 도내 상공업계 등은 "선거 때 표를 얻기 위한 일회용 캠페인이 아니었음을 보여줘야 한다"며 정부여당의 적극적인 동참을 촉구했다. 기금운용본부는 400조 원에 달하는 국민연금 기금을 운용, 관리하는 국민연금공단의 핵심 조직이다.

전주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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