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버스 ‘쌤밴드(SSAM BAND)’
교장이 드럼치고 교감이 노래하는 ‘쌤밴드’
취미, 봉사, 교육적으로도 효과 만점
“띠리리리~~딴딴따 딴따! 아니! 아니지~ 박자를 좀 놓친 것 같은데! 자! 자! 다시 갑시다~”
4월 13일 오후 2시. 충북학생교육문화원 지하 1층 보컬실에는 나이 지긋한 ‘아저씨’들이 능숙한 솜씨로 이미자의 ‘동백아가씨’를 연주했다. 한곡을 수십 번씩 연주하면서도 지치거나 짜증내는 사람 없이 모두 진지한 표정으로 서로 화음을 맞추고 있다. 이들은 요즘 잘나가는 ‘오빠’도, ‘꽃미남’도 아니다. 흰머리가 듬성듬성 보이는 40~60대 ‘선생님’들, 바로 ‘SSAM BAND’ 회원들이다.
“배워서 가르쳐보자”는 뜻에서 시작
충북교육청 소속 교장, 교감, 장학사 등 교원으로 구성된 쌤밴드가 3년째 크고 작은 공연 무대에 꾸준히 오르고 있어 화제다. 2010년 10월, 학생들의 특기적성 교육을 직접 해보자는 목적에서 만들어진 쌤밴드는 어느덧 충북 교사문화예술 동아리의 주축이 되고 있다. 쌤밴드 8명의 회원들은 매주 토요일 만남을 갖고 공연연습과 연주를 하고 있다. 이상준 회장(청주남중 교장, 드럼)은 “평소 음악에 관심도 있었고 직접 배워서 아이들을 가르쳐 본다는 생각에서 밴드를 창단하게 됐다”며 “하지만 이제는 단순한 취미와 교육이상의 의미를 주는 생활의 일부”라고 쌤밴드를 소개했다.
학생들은 물론 다양한 계층과 자유롭게 어울리기 위해 만든 밴드이니만큼 이름도 친근한 느낌의 ‘쌤’으로 정했다. 멤버는 이상준 청주남중 교장, 연준흠 미원중 교장, 김옥현 원봉중 교장, 한남수 영동교육지원청 장학사, 하재주 충북예술고 교감, 윤인중 서현중 교감, 지선호 충북에너지과학고 교감, 김은식 금천고 교감 등 모두 8명이다. 또 보컬, 일렉기타, 베이스기타, 신디사이저, 알토색소폰, 테너색소폰, 드럼 등으로 역할을 나눴다. 7080 음악을 주로 연주하고 있으며 2011년 ‘좋은학교 박람회’ 공연을 비롯해 꽃동네 위문공연, 충북교사 동아리축제 등 수십 차례의 공연을 했다.
쌤밴드 회원들은 19일 서원경교회 부설 노인대학 정기공연 ‘쌤밴드와 함께하는 봄 이야기’를 위해 흘러간 옛 노래 10여곡을 연주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선생님이 달라졌어요~”
연준흠 미원중학교 교장(일렉기타)은 “집에서도 1~2시간씩은 꼭 연습한다”며 “쌤밴드는 생활의 활력소일 뿐 아니라 아이들 교육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내가 음악을 하다 보니 학교에서도 아이들에게 음악에 관한 조언도 해줄 수 있고 아이들의 음악활동에도 많은 관심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음악을 하고 나서부터 성격이 긍정적이고 여유로워졌다는 원봉중학교의 김옥현 교장(알토 색소폰)은 “쌤밴드 활동을 시작하면서 학교생활은 물론 생활 전체가 긍정적으로 바뀌었다”며 “쌤밴드는 나를 너무 행복하게 해주는 밴드”라고 소개했다.
그래서인지 이곳에서 만난 쎔밴드 회원들은 근엄한 이미지의 교장, 교감선생님이 아니다. 아이들을 훈계하는 교사로써의 이미지는 온데간데 없고 아이들이 언제라도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그야말로 정겨운 ‘쌤’이다. 이들은 “아이들이 원한다면 우리는 랩도 할 수 있다”며 크게 웃었다
음악으로 아이들과 소통하는 쌤밴드
쌤밴드 회원들에게 음악은 아이들을 이해하고 소통하기 위한 또 하나의 수단이기도 하다. 학생들과 음악을 통해 다양한 경험과 느낌을 교류하기 위해 쌤밴드 회원들은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는 것.
지선호 충북에너지과학고등학교 교감(보컬)은 “아이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는 것만으로도 서로 느낌을 나눌 수 있고, 아이들은 교사에게 마음을 연다”고 말했다. 지 교감은 이어 “이제는 학교에서 내가 지나가기만 해도 같이 노래하자고 애들이 먼저 다가온다”며 활짝 웃었다. 이러한 이유로 쌤 밴드 회원들은 매주 만남을 갖고 공연을 기획한다고.
이상준 회장은 “앞으로 취미생활 이상의 의미가 있는 모임으로 만들고 싶다”며 “사회봉사와 아이들을 교육하는데 도움이 되는 공연을 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최현주 리포터 chjkbc@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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