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1일 오후 3시, 상당구 수암골 ‘청소년 문화의 집’에서는 입구에서부터 고소한 참기름과 떡 냄새가 풍겨온다. 입구에 들어서니 초등학생 어린이 15명이 요리를 만들기 위해 한창 준비 중이다.
백련초, 호박, 당근 등 천연재료로 알록달록 색을 낸 쌀 반죽을 가지고 아이들은 모양 틀로 찍어내기도 하고 예쁜 모양의 떡을 만드느라 정신이 없다.
오늘의 메뉴는 ‘꽃산병떡’.
꽃산병떡은 우리나라 전통떡으로 먹기가 아까울 정도로 예쁜 모양으로 유명하다. 아이들은 예쁜 꽃 모양에 감탄하며 이희순 강사의 설명을 열심히 듣고 있다. 특히 아이들 주변에는 5~6명의 여성들이 아이들 가까이에서 떡 만들기를 직접 지도, 자칫 어려워할 수도 있는 꽃산병떡 만들기 활동을 돕고 있다.
소외계층 직접 찾아가 봉사활동
이날 아이들의 요리를 지도하고 있는 강사들은 매화요리동아리(mini1563.blog.me 이하 매화) 회원들로 이들은 요리로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청주시 평생학습관 퓨전요리 강사이자 아동요리전문가인 이희순 회장을 중심으로 매화 회원 10여명은 청주지역아동센터, 청주의료원, 사회복지센터(영운동) 등 각 기관을 찾아 올해로 9년째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요리활동으로 내면의 욕구를 알아차리고 우울하고 아픈 마음을 치유한다는 요리치료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매화를 이끌고 있는 이 회장은 “소외된 이웃들에게 우리의 재능을 기부함으로써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며 “특히 요리치료 봉사는 매우 의미있는 활동으로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치유되고 밝아지는 모습을 볼 때 보람을 느끼고 너무 행복하다”고 강조했다.
평생학습관에서 이 회장으로부터 퓨전요리 강의를 수강하면서 매화 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도승순 씨는 “요리치료 봉사 활동을 하면서 치유된 것은 오히려 내 자신”이라며 “매화요리동아리 활동은 내 생활의 활력소”라고 전했다.
또 정은숙 씨는 “나도 우울하고 힘들 때 누군가가 와서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주거나 따뜻한 위로의 손길을 내밀어 줄때 정말 고맙고 도움이 됐다”며 “나 또한 요리활동이라는 재능기부를 통해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힐링이 되는 요리치료 매력 끌려
아동요리가 아동발달에 따른 교육적인 효과와 성취감, 창의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면 요리치료는 내담자에게 자신의 내면의 욕구를 표현하게 함으로써 말로는 하기 어려운 생각과 감정, 소망 등 자신을 좀 더 잘 알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이 회장은 “요리를 하면서 마음을 열고 대화를 하다보면 상처가 저절로 치유된다”며 “나 또한 10년 전에는 아들의 장애(난청) 때문에 우울증에 시달렸는데 요리치료를 알고 봉사활동을 꾸준히 하다보니 이제는 마음의 평화를 얻고 아들이 너무 고맙고 매일매일이 행복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봉사활동을 할 때마다 요리재료는 물론 그릇, 냄비, 비닐장갑 등 조리기구를 다 준비해서 가지고 다녀야 하는 불편함은 있지만 전혀 힘들지 않다”며 “힘이 닿는 한 앞으로도 계속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3년 전부터 매화와 인연을 맺고 있는 이희숙 청주지역아동센터 교사는 “장난꾸러기이고 산만하기만 했던 아이가 차분히 앉아 요리재료로 집을 만들고 설명을 하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며 “요리치료의 효과가 정말 좋다는 것을 실감했다”고 전했다.
이희순 회장을 비롯해 매화 회원들은 앞으로 소외계층과 학교 등 많은 기관을 직접 방문해 요리로 나눔과 사랑을 실천할 예정이다.
최현주 리포터 chjkbc@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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