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민들에게는 원천호수는 나름의 의미가 있는 곳. 원천유원지의 오리배, 여름 한 날을 즐겼던 근처의 수영장, 주변으로 산재했던 무수한 맛집 등이 기억의 저편에 남아 있다. 하지만 이젠 추억의 조각에 매달려 있지 않아도 좋다. 훨씬 세련돼졌지만 한 편엔 옛 모습을 간직한 채, ‘광교호수공원’으로 되돌아 왔다. 다시 옛 연인을 만나는 마음으로 그 곳으로 향했다.
추억이 가물가물, 그리웠던 호수여!
서울에서 남편을 따라 수원으로 왔다는 강명숙(망포동·47세)씨. 시골(?)에 살게 됐다는 그의 원성에 남편은 수원에도 유원지가 있다며 원천유원지로 이끌었단다. 그 후 원천호수에서 수원과 사랑이 싹텄다고 고백했다. 함께 산책을 하면서 자연을 즐기고 휴식을 찾기에 더 없이 좋은 공간으로 돌아온 광교호수공원에서 많은 이들이 수원과 사랑을 시작할 것 같다.
원천호수와 신대호수를 아울러 조성된 광교호수공원은 일산호수공원이나 분당율동공원보다 큰 규모를 자랑한다. 탁 트인 공간에 쾌적한 수변 공간, 쉼터, 자연녹지 등이 조화롭게 잘 꾸며져 있다. 또한 운동기구들,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벤치들이 곳곳을 차지하고 시민들을 기다린다.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가 7km에 달하며 자전거 도로는 탄천을 지나 한강까지 연결된다고 한다.
6개의 테마로 완성된 자연 공간
총 6개의 테마로 구성된 호수 공원을 ‘어번레비(urban levee)’부터 걷기 시작해 본다. 휴식, 모임의 장소인 저수지의 제방(levee)에서 비롯된 산책로를 의미한다는 설명답게 호수공원을 전망할 수 있는 데크가 이어진다. 차례로 거울못과, 물보석분수, 바닥분수 등을 만난다. 신나는 물놀이를 할 수 있는 바닥분수는 주말 오후1시부터 5시30분까지 30분 간격으로 가동될 예정. 잘 조성된 초화원과 원형전망대 등을 거쳐 한참을 원천호수를 바라보며 수변산책로를 따라 걷게 된다.
뒤이어 만나는 ‘신비한 물너미’의 주변에는 즐길 것이 많다. 아이들이 좋아할 숲 속 실개울은 어린이 놀이터와 연계돼 재미있는 물놀이 공간을 연출한다. 돌 틈에서 나오는 물총분수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더 크게 만들어 줄 듯. 또한 여유롭게 자전거를 타고 산책할 수 있는 자전거도로와 산책로가 뻗어 있다. 자연지형을 이용해 공연 등 문화행사를 가능하도록 한 잔디광장도 시원스레 펼쳐져 있다. 통통 오리배를 기억한다면 요트관리소가 세워진 나루터가 한없이 반가울 것이다.
발걸음은 ‘재미난 밭’으로 향했다. 원천호수와 신대호수 사이의 녹지에 넓게 만들어진 숲속 쉼터에서 휴식을 즐길 수 있다. 이름처럼 참 재미난 것들이 많이 보인다. 눈길을 끄는 것은 인공암벽과 그 위의 전망대. TV에서 보고 한번 쯤 암벽타기에 도전하고 싶었는데, 아직은 이용할 수 없어 살짝 아쉬움을 남겼다. 재미난 밭에는 자연학습 체험장이 조성돼 갖가지 향기나는 식물, 교과서에 나오는 식물, 유실수들을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다.
원형 전망 데크 및 넓은 잔디가 펼쳐진 ‘행복한 들’을 거쳐 신대호수 쪽으로 넘어섰다. 싱그러운 나무향내가 상쾌함을 더해 준다. 신대호수를 돌아 볼 수 있는 산책로를 걷다보니 ‘먼섬숲’이 보인다. 마지막으로 ‘조용한 물 숲, 향긋한 꽃섬’이다. 물 위를 걸으며 연꽃과 수변경관 감상할 수 있는 데크가 설치됐다. 산책로를 따라 보존된 습지와 조화를 이루는 억새, 갈대 등의 수변식물을 볼 수 있다. 아치형의 정다운 다리를 건너보자. 저수지 위를 걷는 듯한 재미가 쏠쏠할 것이다.
다목적 체험장과 마당극장 등도 선 봬
광교호수공원에는 반가운 시설들이 더 들어선다. 3만9천㎡ 규모의 가족캠핑장과 마당극장도 그 중의 하나. 가족캠핑장은 오토캠핑 26면, 캐러반 7면 등 총 33면의 2만2천㎡의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캠핑장 안에는 식기세척장, 화장실, 샤워시설 등을 마련된 부속 건물들이 함께 한다. 도심 속에서 별을 보며 캠핑을 즐길 수 있는 멋진 공간이 수원에도 탄생된다. 개장 날짜는 미정이라 하니 빠른 시일 안에 이용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그 옆의 마당극장은 60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수변공연장으로 조성해 다양한 문화공연과 행사 등이 진행될 예정이란다.
길과 길이 이어지고, 숲과 호수가 연결되는 광교호수공원은 넓어 두세 시간은 족히 걸어야 다 돌아 볼 수 있다. 아이들과의 나들이라면 테마별로 골라 즐겨보는 편이 나을 듯하다. 그늘이 많지 않다는 것과 음료수를 반드시 준비해야 한다는 것도 꼭 기억해 두자.
광교호수의 진가는 밤에 더 빛을 발하는 것 같다. 광교호수 전체에 형형색색의 조명이 켜지면 물에 반사된 불빛들의 향연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점점 따뜻해지는 날씨, 광교호수공원으로의 밤나들이도 강추한다.
권성미 리포터 kwons02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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