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군 한누리 시네마 1호점 탐방

가까워진 영화관, 신나는 문화생활 장수 한누리 시네마

시골 영화관, 동창회 계모임 회식장소로 자리매김

지역내일 2013-06-01 (수정 2013-06-01 오전 10:12:17)

군단위 시골 중학교를 나온 리포터는 학교강당에 암막을 치고 제목도 잘 기억나지 않는 영화를 단체관람 했던 기억이 잔잔하다. 그러다 중학교 졸업을 앞두고 친구와 버스를 두 번씩이나 갈아타고 인근 시로 나가 ‘탑건’ 이라는 영화를 처음 만났던 그날의 감동을 잊을 수 없는데.
시골에 산다고 꿈조차 초라할 수 없듯이 군민이라고 문화생활 한번 제대로 즐기지 마란 법은 없다. 군단위 작은 영화관 개관 1호점으로 장수군민의 사랑과 세간의 관심을 받고 있는 장수 한누리 시네마(063-352-7050)를 찾아보았다.



시골 속의 작은 영화궁전, 한누리 시네마!
최근 장수군의 한누리 디지털 시네마에서 시작한 작은 영화관 건립 사업이 국민들의 삶의 질 향상 정책으로 확대 추진된다는 목표아래 전국 기초자치단체의 주목을 받고 있다.   
장수 한누리 시네마는 2010년 11월 개관이래 전국 동시개봉 최신영화를 일반영화 5,000원, 3D 영화 8,000원이라는 저렴한 비용으로 인근의 주민들로부터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인구 2만3000여명의 시골 마을에 들어선 작은 영화관 한누리 시네마는 장수 군민들의 문화 향유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는 평이다.
한누리 시네마는 장수군청이 전국 군단위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개관한 ‘공익적 개봉영화관’으로 장수 한누리전당의 가람관 1층에 위치하고 있다. 365일 연중무휴 상영은 물론 첨단 디지털 3D 입체 상영시설을 갖춘 편안하고 안락한 영화관이다. 1관은 디지털 영화관, 2관은 3D 영화관으로 총 2개의 상영관과 좌석 90석을 갖추고 있다.
휴일을 맞아 영화관을 찾은 김윤지 오은경 학생(계남중 2년)은 “영화관이 없던 장수에서는 그동안 컴퓨터나 TV에서 보여주는 영화가 다였어요. 그런데 영화관이 생기고 나서부터는 한 달에 한번은 친구들과 영화를 보러 와요. 버스 시간을 맞춰야 하는 불편함은 있지만 저렴하기도 하고 멀리까지 나가지 않아도 돼 정말 좋아요”라고  말한다.



감동의 영화한편, 삶의 활력소로 자리 잡아
한누리 시네마 개관이후 지금껏 상영한 영화는 거의 다 보았다는 김미옥(44·자영업)씨. 남편을 도와 상가를 함께 운영한다는 그는 4년 동안 영화관을 내 집 같이 드나들다 보니 김혜경 매니저와도 서로 ‘단골’을 맺었다고.
“원래 남편이랑 영화를 좋아해 예전에는 전주나 남원까지 영화를 보러 다니곤 했는데 장수에 영화관이 생기니 너무 좋아요. 무엇보다 시골에 살면서 문화생활을 가까이 할 수 있다는 게 정말 행복해요”라고 말한다.
전남 함평에서 나고 자란 김씨는 유년시절 이 마을 저 마을을 돌며 영화상영을 해주던 떠돌이 영화업자들이 보여준 ‘동백꽃 신사’라는 영화를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다. “영화가 들어오는 날이면 동네에 잔치가 벌어진 듯 했다”며 아련한 추억들을 늘어놓았다.
그 때의 향수로 지금껏 영화를 가까이 하고 그 감흥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힘이 되기도 한다고. 비용이나 시간적으로도 만족이지만 무엇보다 일마치고 남편이랑 함께 하는 데이트가 늦은 나이에 고맙기 그지없단다.
“무료상영일이나 시간을 정해 이벤트를 한번씩 해주면 좋겠어요. 비용이 좀 들긴 하지만 무리하지 말고 꾸준히 하면 관객 동원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상영관이 좁다지만 저에게는 복잡함도 덜하고 남편과 가끔 둘만의 공간이 돼 줄때도 있어 개인적으로는 좋아요” 라고 말한다.


 
“장수 한누리 시네마에서도 주연배우 사인회를 해보고 싶어요!”
영화관 운영과 상영영화 선정에 결정권을 쥐고 있는 김혜경 매니저. 그는 늘 장수군민들이 좋아할만한 영화가 어떤 것인지가 고민이다. 특별한 날 특별한 달이 있을 때 그에 걸맞는 영화를 찾기가 쉽지가 않다고.
영화 선정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김 매니저는 “3·4월 비수기때는 어떤 영화를 상영해도 찾는 이가 없어요. 그래서 그럴 때는 독립영화나 예술영화를 선정해 상영하기도 합니다. 올해는 제주 4.3 사건을 다룬 ‘지슬’이라는 영화를 상영했는데 호응이 꽤 좋았어요. 그리고 최근 5월 청소년 주간에는 다큐멘터리 ‘태아’를 상영해 인근 학교들의 단체관람도 이어지곤 했었지요”라고 말한다.
그리고 관객을 모으기가 쉽지 않은 이곳에선 휴가철 휴양지를 찾은 피서객들이 좋은 대상이 되기도 한다. 또 면마다 포스터를 붙이는 것과 한번 찾아준 고객관리는 필수라고
“명절에 할머니부터 손자까지 3대가 와서 한가족이 15장정도 예매를 해 세가족이 영화관을 차지하는 때도 있어요. 그리고 이 지역에선 동창회나 계모임, 회식장소로도 이젠 빠지지 않는 명소가 되었어요. 그래서 저희들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바쁘지 않을 때면 어린 아이를 데리고 온 애기엄마들을 위해 보모가 되어 줄때도 있어요”라며 웃음을 친다.
예산이 부족해 변변한 입간판 하나 없는 작은 영화관, 하지만 장수의 이 작은 영화관에서 주연배우 사인회를 꼭 한번 해 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는 김 매니저.
무엇보다 문화바우처 대상자들이 교통편이 열악해 영화관을 찾을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예산 지원을 기대했다.
지역민들의 문화향유 기회를 확대하고 농촌의 문화를 변화시키는 좋은 계기가 된 장수의 작은 영화관, 장수군민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쉼터로 자리매김 하기를 기대해본다.




김갑련 리포터 ktwor04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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