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교육청 안전불감증에 학부모 원성, 공사판 수업하는 수성초등학교
4억짜리 공사 1년 지나 다시 입찰 대구시교육청 관리감독 부실 입방아
대구 시내 한 초등학교의 연결복도 증축공사가 건설회사 내부 문제로 1년이상 중단돼 학생들이 위험에 노출된 채 수업을 하고 있어 학부모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대구시교육청과 학교당국은 공사가 중지된 1년 동안 학부모들에게 공사가 지연된 구체적인 이유를 공식적으로 알리지 않았고, 공사재개일자도 차일피일 미루고 안전장치 설치에도 늑장을 부려 문제가 되고 있다.
‘곧 시작한다’던 공사 벌써 1년째 미뤄져
문제의 공사현장은 대구 수성구 상동에 위치한 수성초등학교. 수성초등학교는 지난해 2월 학교 내 동관과 서관을 잇는 구름다리(연결복도) 증축공사에 착수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지난해 9월 완공돼야 했지만 착공 2개월만에 중단돼 벌써 1년 넘게 방치되고 있다.
이 공사는 학교 내 장애인 편의시설 등을 보완하는 학교 환경개선 사업의 일환으로, 수성초등학교와 제일중학교, 만촌초등학교 등 3개교의 연결복도 증축공사에 3억8000여만원을 투입하는 공사였다. 입찰 결과, <주>썬태흥종합건설(대표이사 서정민) 낙찰받아 공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착공 직후 현장 근로자의 임금체불 등 시공사 내부사정으로 공사가 갑자기 중단됐다. 대구시교육청은 썬태흥종건에 선금으로 1억1300만원을 지급한 상태였다.
이에 따라 대구시교육청은 시공사에 공사재개를 요청했으나 시공사의 자금난으로 공사진행이 어렵게 되자 지난해 12월 24일에는 공사계약을 해지하고 재입찰을 통한 조속한 공사 진행대책을 수립했다고 전했다.
교육청은 공사지연으로 건축공사 예산 2억6500여만원이 불용처리되자 예비비 확보를 통한 공사재개방안을 잡았다. 교육청은 추경예산에 편성하는 방안 등을 검토했으나 물리적인 시간이 많이 걸려 안전행정부 유권해석을 받아 예비비로 지출하기로 하고 오는 5월말에 공사를 다시 발주해 잔여공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공사를 다시 발주해 시공사가 정해지면 6월초에 착공해 빠르면 늦어도 7월말까지 완공하겠다”고 말했다.
공사중지 1년만에 안전시설…어린이 안전 ‘뒷전’
공사는 재개된다고 하지만 학부모들은 교육청이 업체와의 문제 때문에 공사를 차일피일 미루는 동안 학생들의 안전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리포터가 현장을 찾은 지난 13일, 공사현장 1층 연결통로는 공사기간 동안 막혀있던 합판 구조물을 철거, 확장한 뒤 철제 펜스로 양쪽을 막아 둔 상태였고, 철거된 건물 벽 부분의 합판구조물에는 조금 더 두꺼운 나무판을 덧대 보강을 해둔 상태였다. 하지만 복도 쪽 안전장치는 그다지 강도가 높아 보이지 않아 여전히 불안해보였다. 또 동관의 경우 연결통로를 만들기 위해 건물 중앙 계단 바로 앞의 벽을 허물었는데, 계단과 합판 구조물 사이 거리는 불과 1미터도 되지 않았다.
이 학교 6학년의 한 학부모는 “아무리 학교에서 조심하라고 한다지만 아이들이 계단에서 뛰다가 뒤 학생들에게 밀리기라도 해 합판 벽에 부딪힌다면 어떻게 하느냐. 합판벽과 계단 사이의 거리도 너무 짧고 외부에는 안전그물도 설치돼 있지 않아 합판벽이 뚫리면 바로 추락”이라고 지적했다.
창밖으로는 공사기간 동안 발생한 쓰레기며 마무리되지 않은 콘크리트 구조물 등이 공사 당시 그대로 방치되어 있었고, 이로 인한 안전문제와 먼지 때문에 복도 쪽 창문은 1년이 넘도록 닫아두고 있는 상황. 날씨가 더워지는데 학생들은 건물 한 쪽 창문을 열지도 못한 채 수업을 하고 있다. 공사 중지로 인한 피해가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간 셈이다.
학부모들은 “현재 안전장치도 그렇게 안심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라며 “그동안 안전사고가 일어나지 않은 것은 거의 기적에 가깝다. 하루하루가 불안한데 ‘조금만 더 기다리라’는 식의 교육청 이야기는 너무 무책임하다”며 교육청의 안전불감증을 꼬집었다.
취재 김성자 리포터 최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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