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기획 - 독서교육 언제 어떻게?
독서 교육, 시작이 반이다
정보습득의 욕심보다 흥미를 바탕으로 장기적으로 접근
교과서가 바뀌고 새로운 입시제도가 등장할 때마다 학부모들의 걱정은 늘어간다. 지금도 할 공부가 많은데 뭔가 더 하지 않으면 내 아이만 쳐질 것 같은 위기의 학부모들. 하지만 그럴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학부모들이 더 잘 안다.
학습의 기본은 독서다. 독서 교육의 중요성은 이미 누구나 알지만 최근 은근히 달아오르는 체계적인 독서교육에 대한 엄마들의 관심이 뜨겁다. 엄마표에서 개인, 그룹 독서지도까지 다양한 독서교육 시장에서 갈팡질팡 하는 학부모들의 고민과 궁금증, 전문가들의 조언을 모았다.
김부경 리포터 thebluemail@hanmail.net
독서수업 팀 만들기부터 힘들어~
초등학교 6학년 딸을 둔 주부 안지영(40·좌동)씨는 요즘 독서수업 팀을 만드느라 고생이다.
“저학년 때부터 팀을 만들어 독서교육을 하던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없어 4명 정도 새로 모아 수업을 하려니 생각보다 어렵네요.”
글쓰기는 팀이 좋아야 수업도 좋고 장기적으로 할 수 있다는데 내성적인 딸아이와 잘 맞는 친구들을 찾다보니 이래저래 이해관계가 얽힌단다. 또 어떤 프로그램으로 하는 것이 좋을지도 고민이다.
“처음엔 저랑 같이 책을 읽고 대화도 나눠봤는데 아이 학년이 올라갈수록 엄마말은 잘 듣지도 않고 지도하기 어렵더라구요.”
그래서 결국 비슷한 고민을 하는 엄마들과 팀을 만들었다. 하지만 너무 늦은 것은 아닌지, 프로그램은 잘 선택한 건지 생각이 많다고 한다.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독서 수업
“논술 수업이라기보다는 독서 수업이라고 하는 것이 맞겠네요.”
수영이(남천중·1)는 6학년 때부터 친구들과 함께 개인논술 수업을 받고 있다. 인원수가 부족하다는 말에 어부지리로 들어간 수업이었다. 수영이 엄마 김지혜(43·남천동)씨는 “시작은 어설펐으나 1년 넘게 꾸준히 수업해온 결과 득을 많이 보았다”고 말한다.
“중학생이 된 이후로 시간적인 여유가 없어서 독서를 등한시하더라고요. 그래도 수업에 필요한 책은 반드시 읽어야 하니까 의무적으로라도 접하게 되는 거죠.”
수영이의 경우 소설을 좋아하는데 수업 과정에 따라 역사, 철학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다보니 독서 편식 습관이 조금씩 고쳐졌다.
내 아이는 내가, 엄마표 독서논술
초등 3학년, 6학년 자녀를 둔 김민정(40·재송동)씨는 첫 아이가 초등학교를 입학하면서 엄마표 독서논술을 시작했다. 아이가 유치원 다닐 무렵 책 읽기에 도움을 주기 위해 대학 평생교육원에서 독서지도사 과정을 이수해 자격증을 따놓았다.
“요즘 아이들은 만화책만 보려고 하거나, 자신의 관심분야 책만 편독하잖아요. 다양한 분야의 책 읽기 습관을 위해 저부터 공부했죠”
그 덕분인지 김씨의 큰 아이는 이제 책 고르는 수준이 엄마와 비슷하다. 학교, 학원 숙제 하느라 시간이 넉넉하진 않지만 짬을 내 책읽기는 꾸준히 하고 있다.
“큰 아이 독서수업을 하다보니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는 토론수업이 아쉬워 둘째 아이는 친구와 함께 하고 있어요. 친구가 있으니 저도 수업에 책임감이 생기고 아이도 더 흥미를 가져서 여러모로 좋은 것 같아요.”
사설기관에서 전문적으로 독서논술 수업을 받는 것과 집에서 받는 엄마표 독서논술에는 장단점이 있다. 엄마표 수업은 자녀의 읽기 능력과 사고방식에 대해 정확하게 알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눈 딱 감고 고1까지 논술 했어요”
두 아들을 둔 주부 이주희(47·우동)씨는 초등 4학년 때부터 고1까지 독서교육에 투자한 소신 있는 엄마다. 중학교만 가도 시간이 없어 독서수업을 못 하는 학생들이 많다. 두 아들 모두 6년 가까이 독서교육을 시킨 이씨는 “아이들이 독서를 즐겨하지 않아 되든 안 되든 꾸준히 시켰더니 결국 고등학교 가서 덕을 보더라”며 “독서교육은 시작이 반이고 장기적으로 보는 것이 좋다”고 강조한다.
이씨는 부모가 직접 독서교육을 책임질 수 없다면 “눈 딱 감고 투자하는 것이 차선”이라고 말한다. 조금 하다 효과를 바라거나 너무 교과성적과 직결해 생각하지 말고 평생의 밑천이라 생각하는 것이 마음 편하단다.
“제 능력으로 아이들 독서교육 할 자신이 없었던 게 솔직한 말이겠죠. 때때로 하기 싫어하고 타성에 젖는 아이를 격려하는 것도 참 힘들었어요. 대학에 간 큰 아이가 얼마 전 뜬금없이 체계적인 독서프로그램을 받게 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하더군요. 참 기뻤습니다.”
전문가들이 권하는 독서교육은?
개인 수준과 학년 단계를 고려한 접근 중요
독서교육에 왕도는 없다. 하지만 아이의 특성과 수준, 교육현실에 더 유리한 독서교육은 있다. 독서교육에 관심이 있는 학부모라면 일단 아이의 성향을 잘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거기다 전문가에게 조금만 도움을 받으면 생각보다 간단한 문제다.
유아 때 독서 습관을 잘 잡은 아이도 학년이 올라가면서 단계에 맞는 책을 꾸준히 잘 선정해 주어야 한다. 독서가 마냥 취미가 아닌 세상이다. 다양한 과목 공부에 도움이 되고 깊이 있는 전공공부를 위해서도 올바른 독서생활이 필수이다. 고등학교에 가면 갑자기 어려워지는 국어과목, 수능 등은 두말 할 필요가 없다.
그렇다면 언제 어떻게 어디서 독서교육을 하는 것이 좋을까? 다양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보자.
한우리 독서논술 - 해운대지부 김혜경 지부장
24년간 매달 새로운 독서교재를 만들어 운영하는 한우리독서논술의 해운대 지부 김혜경 지부장은 “독서교육은 단계별로 목표가 다르다”며 “자기 단계에서 충분히 독서를 누리게 해주는 것이 핵심이다”고 말한다.
어머니들이 독서의 필요성을 잘 이해하고 접근하는 것이 아이가 책과 멀어지지 않는 첫 번째 방법이다. 어릴 때 장난감 같이 가지고 놀던 책을 초등 저학년에서는 자신의 수준에서 흥미를 유지할 수 있도록 선택해 읽어야 한다. 이때는 엄마가 읽어주는 것이 여전히 필요하다. 특히 정보습득에 대한 과다한 욕심을 버리고 감성과 창의성 바탕으로 접근하자.
이것이 잘 된 학생은 고학년이 되면 정보를 찾아 분석 판단하고 재창조하는 능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한다.
김 지부장은 “독서 교육 팀을 만들 때는 아이의 수준과 성향에 따라 다르다”며 “수준이 맞지 않는 아이들을 묶는 것보다는 개인수업으로 시작해 적절한 시기에 다시 팀을 구성하는 것도 좋다”고 말한다.
김 지부장은 아이 독서교육을 위해 엄마가 전문적인 교육을 받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한다. 요즘은 많은 곳에서 어머니들이 쉽게 독서교육전문가과정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가정 분위기도 감성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몰입도 높은 독서교육에 도움이 된다.
해법독서논술 - 부산지사 김지성 지사장
교과통합논술로 알려진 해법독서논술의 부산지사 김지성 지사장은 “독서의 다양한 방법 중 가장 효율적인 접근이 교과 중심으로 접근하는 방법이다”며 “교과성적이 향상되는 것은 물론 논술 준비도 된다”고 말한다.
김 지사장은 독서는 쉽고 재미있는 것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정보습득으로 이어져 효과를 볼 수 있다.
독서논술을 시작할 때 성향과 수준이 맞는 팀을 잘 구성하면 확실히 효과적이다. 하지만 팀이 없어도 교습소에서 적절한 팀을 만들어 한 달만 적응시키면 무리 없이 수업을 진행할 수 있다. 같이 수업할 친구가 없어 망설이는 학생들이 있다면 전문교사와 상담하는 것이 우선이다.
요즘은 중·고등학교에서 국어공부의 방향을 잡지 못하는 학생들이 생각보다 많다고 김 지사장은 말한다. 독서논술이 모든 과목 학업에 영향을 미침과 동시에 고등국어에서 그 진가를 확인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한다. 독서는 초등에 습관을 잡고 중등에 다양한 분야 책을 꾸준히 접하다보면 고등학교에서 어려운 고전이나 철학, 경제, 과학 등의 지문에서 막히지 않는다고 한다.
대교 솔루니 - 부산동지점 김대현 지점장
대교 솔루니 부산동지점 김대현 지점장은 “올해부터 1, 2학년 교과가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바뀌면서 읽기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고 한다.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책을 많이 접한 아이들이 읽기 능력에서 앞서게 마련이다.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논술수업은 초등 4학년이 적정시기라 말한다.
아이들도 사고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4~6명의 독서토론논술 수업이 효과적이다. 남녀성비도 반반이 좋다.
책 선정 시 아이의 학년에 맞출 것이 아니라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선정하고, 표면적 읽기에서 끝날 것이 아니라 다양한 독후활동을 해보는 것이 좋다고 강조한다.
플라톤 해운대지점 -
플라톤 해운대 지점 지점장은 “독서논술 수업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자신의 생각을 여러 가지 방법으로 잘 이끌어내는 것이다”고 강조한다. 특히 책을 읽을 때 인물, 사건, 배경 등에 비춰 질문을 하면서 읽으면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글의 특성에 맞게 접근하는 방법도 중요하다. 축구와 야구를 보는 방법이 다르 듯 갈래가 다른 글을 읽는 방법도 다르다. 아이가 혼자 책을 많이 읽는다고 독서 습관이 좋다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다. 책선정은 물론 내용 파악, 이해도를 체크하지 않으면 깊이 있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독서교육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결코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도움말 한우리 해운대 지부
해법독서논술 부산지사
솔루니 부산동지점
플라톤 해운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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