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 전형의 대폭적인 확대로 내신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전형에 따라 내신의 영향력이 미미한 경우도 있지만 수시중심 입시에서 내신성적은 입시의 첫 관문을 뚫기 위한 기본조건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입시준비의 첫 출발은 내신’이라는 인식이 커지면서 내신관리가 곧 입시준비로 여겨지고 있다. 자연스럽게 경쟁이 치열해지고 이에 따라 시험의 난이도도 상승하고 있다. 학생들 사이에서 수능보다 내신성적 받기가 더 어렵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더구나 올해부터 40%이상 확대된 서술형과 새롭게 논술형 문항이 출제되기 시작했고, 고교별로 수능형 문제도 일반화되는 분위기다. 내일신문에서는 2013년 첫 중간고사 영어, 수학, 국어 문제를 토대로 분당지역 고교 내신의 새로운 출제 경향을 과목별로 3회에 걸쳐 분석해 본다.
서술·논술형 40% 확대, 객관식은 수능형 경향 뚜렷
지문독해력을 바탕으로 정확한 요약, 추론 증명형 출제로 사고력 요구
올해 첫 시험인 중간고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서술형문항의 대폭적인 증가와 학교에 따라 논술형 문항이 등장했다는 점이다.
경기도교육청이 35%이상 서술형 문제를 출제하도록 권고함에 따라 각 학교마다 대략 40% 정도를 서술형으로 출제했다. 몇몇 고교에서 논리적 추론적 사고를 요구하는 논술형 문제가 출제된 것도 올해 내신에서 나타난 특징이다.
변화하는 학교시험의 핵심은 독해능력을 바탕으로 한 정확한 글쓰기 능력으로 요약할 수 있다. 또한 단순한 개념의 이해에서 더 나아가 지식에 대한 맥락적인 이해와 논리적 사고력이 없이는 대비하기 어렵다는 것이 교육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의견이다.
서술형은 어휘력과 문법지식을 바탕으로 한 긴 글쓰기
낙생고등학교 이계복 교사는 “서술형 문항 20%이상 출제를 시작으로 매년 5%씩 상승해 올해는 35%이상을 반드시 출제해야 한다”고 설명하며 “초기의 단답형에서 최근에는 풀이과정을 쓰게 하거나 내용을 요약하는 식으로 바뀌면서 서술형 문항이 정교해졌다.”고 설명한다.
서술형 문항은 매년 점차적으로 늘려 장기적으로는 100% 서술형으로 출제하겠다는 것이 교육당국의 방침이다. 이는 변화하는 입시와 무관치 않다. 독해능력을 기반으로한 수능과 논술·구술형으로 학생을 평가하고 선발하기 때문이다.
이 교사는 “강의식 수업으로 지식을 주입하고 이를 확인하는 단순한 문제로는 더이상 문제해결에 필요한 사고력을 길러낼 수 없기 때문이다. 학교수업도 이에 대비하는 방식인 토론형 발표형으로 점차 바뀌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어교과 서술형 문항은 주로 영작문제다. 문장쓰기에서 시작했던 서술형 문항이 최근에는 주어진 조건에 따라 긴 글쓰기로 바뀌어가고 있는 추세다.
JNS어학원 송현준 원장은 “학년별로 다른 출제경향이 상당히 다른 경향을 보이지만 이번 중간고사의 영어시험의 전체적인 특징은 1.영작의 강화 2.어법 및 어휘의 보합, 3.객관식 문항의 수능화”라고 분석하며 “서술형의 경우 지문요약형 문항이 두드러졌고, 어휘와 어법문제의 비중도 높이는 방식으로 각 학교별로 평균 40%이상의 서술형 문제가 출제됐다.”고 설명했다.
논술형, 사실에 입각한 서술을 바탕으로 의견을 논리적 증명
문항이 길어지고 배점도 높아지면서 답안 작성에 필요한 조건을 많이 제시하고 있는데, 이를 충족시기키 못하면 감점하는 방식이다.
영덕여고 공웅조 교사는 “서술형은 객관식에 비해 채점에 어려움이 있는 만큼 조건을 정교하게 제시해 줄 수밖에 없다”며 “답안 작성을 위해서는 정확한 문법적 지식이 요구된다”고 설명한다. 서술형 문항이 어느 정도 정착되면서 올해부터는 논술형도 출제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논술형 문항은 지문에 나타난 기본적인 사실에 입각해개인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추론하고 증명하는 방식으로 출제됐다. 주로 교과서에 나오는 내용을 심화해서 주어진 조건에 맞게 기술하도록 하도록 하는 것.
또, 공 교사는 “논술형은 지문에 나타난 사실을 바탕으로 서술하고, 필자의 생각을 추론하도록 요구하는 식”이라고 강조하며 “지필평가에서 논술형 문항이 출제되기 시작했지만 아직은 수행평가에서 논리적 쓰기와 말하기를 평가하는 경향이 더 강하다”고 덧붙였다.
서술·논술형 문항이 단답형에서 작문쓰기, 요약으로 변화했고 이제는 비교와 분석, 근거를 들어 증명해야하는 사고력형 글쓰기로 진화하고 있는 양상이다.
송 원장은 “앞으로 논술형 문제는 점점 더 강화될 것이며 그렇게 되면 영작문제 출제비율을 높아질 수밖에 없어 내신의 난이도는 더욱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단순 지식형에서 고차원적인 사고력을 요하는 수능형 문제
수능경쟁력을 높여야 하는 것은 고교의 최대 과제 중의 하나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최근에는 학교내신 문제도 수능형으로 출제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각 학교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이번 중간고사에서 객관식의 문제는 거의 수능형으로 출제되었다.
CNN잉글리시 김용우 대표는 “대부분의 학교에서 교과서 이외의 지문을 출제하고 있어 학생들의 공부 범위가 훨씬 늘어났다”고 강조하며 “수능에서 요구되는 어휘력과 기본적인 독해능력이 약하면 내신성적도 잘 받기 어려워진 상황이라 이제 내신도 단순히 본문 암기만으로는 충분치 않게 되었다. 따라서 교과서에 나오는 개념을 철저하게 이해하고 이와 관련한 예문을 숙지하는 방법으로 응용력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분당지역의 경우 대부분의 고교에서 학교 수업도 수능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학교내신에서 수능형 문제가 출제되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다.
낙생고 이 교사는 “문제유형이 기존의 이해력을 바탕으로 한 단순 지식형에서 고차원적인 사고력을 요구하는 문제가 출제되는 경향이 강하다. 경우에 따라 교과서밖 지문이 출제되기도 하는데 이는 교과서의 내용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있으면 충분히 대처할 수 있는 문제들”이라고 설명했다.
송 원장 역시 “분당지역 거의 모든 학교의 영어 객관식 문제는 철저히 수능형으로 출제되고 있다”고 강조하며 “지칭, 빈칸연결어, 어법, 빈칸추론, 시사(속담), 제목, 주제, 주장, (불)일치 등 문제 등이 출제되는데 이는 수능과 유사한 패턴”이라고 덧붙였다.
도움말 낙생고 이계복 교사/영덕여고 공웅조 교사
JNS어학원 송현준 원장/CNN잉글리시 김용우 대표
이춘희 리포터 chlee1218@empal.com
분당지역 고교별 영어시험 출제 경향 분석
▶이매고 1학년
객관식 25문항, 서술형 6문항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지문 내용을 묻는 문제가 가장 많았다. 문법과 관련된 배점은 44.1점으로 큰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교과서와 부교재에 있는 지문을 이용하여 어법상 옳지 않은 것 고르기가 가장 많았고 서술형의 경우 흐름상 어색한 문장 찾아 바르게 고쳐 쓰기가 1문항 출제 되었다.
▶야탑고 1학년
객관식 26문항, 서술형 8문항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내용을 묻는 문제가 이매고 보다 더 많았다.
서술형 8문항 중에서도 단지 2문항만 문법이며 객관식을 모두 포함했을 경우 역시 총 배점이 23점으로 상당히 낮은 비율을 차지했다.
▶한솔고 1학년
객관식 18문항, 서술형 7문항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지문의 내용을 묻는 문제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문법은 객관식 2문항 + 서술형 3문항이며 배점은 24.6점으로 비중이 낮았다. 문법 문항은 서술형의 경우 writing을 해야 하는 문항이 있어 중·상위권 학생들에게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늘푸른고 2학년
부교재의 지문을 이용하여 논술형 답안을 쓰는 내용이 출제됐다.
예를 들어 본문의 내용이 ‘사형제도의 찬반론’인 경우 한 쪽의 입장을 선택하여 3가지의 근거를 제시하는 문장을 기술하라는 내용. 논리적 사고력과 영어의 작문 능력이 없을 경우 답안을 작성하기 어려웠으리라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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