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오후 2시, 청주시니어클럽(복대동) 회원인 김윤례(73) 씨는 88세 독거노인 김옥자 할머니 집에 가기 위해 집을 나섰다. 손에는 된장국과 직접 준비한 반찬을 들고 아침부터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김옥자 할머니에게 가는 발걸음이 바쁘다.
10평 남짓한 김 할머니 집 현관에 들어서자 30도에 가까운 바깥 날씨와는 달리 썰렁한 느낌이다.
김윤례 씨는 김 할머니 집에 들어서자 능숙한 손놀림으로 냉장고를 열어 반찬과 국을 정리하고 할머니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 밤에는 추워서 자다가 스웨터를 꺼내 입었다”며 말문을 연 김 할머니는 요즘 밥맛이 없다는 얘기며 TV 드라마 얘기 등을 건넸다. 두 사람의 대화는 마치 가족간에 나누는 대화처럼 일상적이고 정겹다.
일주일에 2~3번, 3시간씩 2년째 김 할머니 집을 방문하고 있는 김윤례 씨는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셔서 홀로 사시는 노인들을 보면 항상 마음이 쓰였다”며 “자식도 없이 혼자 사시는 김 할머니를 볼 때마다 엄마 같기도 하고, 언니 같기도 하고, 친구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김윤례 씨는 실제 김 할머니를 ‘엄마’라고 부른다. 젊은 시설 간호사였던 김윤례 씨는 “요양보호사와 같은 일은 너무 힘들어서 이제는 하기 어렵다”며 “노노케어 일이 내 체력에도 적당하고 무엇보다 보람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옥자 할머니는 “전에 젊은 사람들도 간혹 도우미로 왔었는데 온다간다 말도 없이 오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며 “젊은 사람들과는 대화도 잘 안되고 나이든 사람이 훨씬 좋다”고 말했다.
저녁식사 준비와 청소를 마친 김윤례 씨가 모레 다시 오겠다는 말을 하며 현관문을 나서자 김옥자 할머니는 “언제 또 올거냐?”고 재차 물으며 엘리베이터 문이 닫힐 때까지 배웅했다.
두 사람을 만나보니 김 할머니에게 김윤례 씨는 도우미 이상의 존재라는 것을 잘 알 수 있었다.
최현주 리포터 chjkbc@hanmail.net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