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먹은 다음 날, 간(肝)은 쌓여있는 알코올을 해독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인다. 특히 과음(過飮) 후에는 2~3일간 금주 및 휴식을 취해 몸에 쌓여있는 알코올을 빼 내는 것이 중요하다. 알코올이 간(肝)에서 완전히 대사되려면 72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3일간은 금주기간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없던 약속도 갑자기 생기게 되는 경우, 간이 쉴 수 있는 시간이 충분치 않다면 한방요법으로 간을 다스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하겠다.
한방에서는 과음을 하면 몸에 습(濕)하고 더운 기운, 즉 ‘습열(濕熱)’이 쌓이는데, 이것을 주독(酒毒)으로 본다. 주독을 푸는 약재로 칡(갈근), 복령, 후박, 인진, 진피 등을 사용하게 된다.
숙취로 인한 두통ㆍ감기에 열과 함께 나타나는 두통에는 칡뿌리가 효과적이다. 머리가 아픈 것을 낫게 하고 땀구멍을 열어 주며 술독을 푼다. 또한 음식 맛을 나게 하고 소화를 잘 되게 하며 가슴의 열을 내린다. 알코올로 인해 빠져 나간 수분에 대한 갈증을 멈추게 하는 효능도 있다. 또한 혈당을 내려주고 고지혈증이 용해되어 통증을 완화시키기도 한다. 칡의 꽃(갈화)이 효과가 좋지만 가정에서는 쉽게 구할 수 있는 뿌리(갈근)를 써도 무방하다. 갈근은 해독능력뿐 아니라 설사 후 기운이 빠진 데에도 효과가 뛰어나다.
복령은 소나무 뿌리에 기생하는 예부터 오래 먹으며 신선이 된다고 알려져 있는 약재이다. 복령은 입맛을 좋게 하고 구역질을 멈추게 하며 마음과 정신을 안정시킨다. 또한 혈당량을 낮추며 전정작용을 도와준다. 복령 또한 당뇨병의 혈당치를 낮춰주며 설사를 맞게 한다. 알코올로 인해 나빠진 위장 기능에 효과가 좋다.
후박ㆍ진피는 맛이 맵고 기(氣)가 막힌 것을 풀어주고 기의 원활한 순환을 도와주는 약재이다. 위(胃)를 따뜻하게 하며 장위(腸胃)를 두텁게 해준다. 동의보감에 의하면 체하고 소화가 잘 안 되는 것을 낫게 하며 설사와 구역질을 낫게 한다고 하였다. 복부를 따뜻하게 하고 가스의 배출을 쉽게 유도하므로 알코올이 아직 빠져 나가지 못한 것을 대변을 통해 배출할 수 있다.
인진은 전국의 산과 들에 자생하는 국화과의 다년초 풀로, 사철쑥 또는 더위지기라고 부른다. 인진은 급·만성간염, 간경변증 등에 사용하면 좋고 시호ㆍ치자 등과 배합해서 사용하기도 한다. 또한 잦은 술자리로 인한 만성피로를 풀어주며 위장기능 개선, 숙취 제거에 상당한 효험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전날 과음을 하였다면 최소한 3일은 간을 쉬게 하는 것이 가장 좋다. 몸 안에 쌓인 독소를 정화시키는데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술 약속이 많은 직업(직장)으로 연속해서 술을 마셔야 한다면 한방요법으로 지친 간을 다스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된다. 또한 알코올로 인해 빼앗긴 수분 보충을 위해 하루 2L 이상의 물을 먹도록 한다.
글 : 정경용 원장 ( 청주시한의사협회 홍보위원, 정경용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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