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시티탁구동호회 “탁구건강보험 가입하실래요?”

지역내일 2013-05-18

위시티탁구동호회
“탁구건강보험 가입하실래요?”


금요일 저녁, 식사동 위시티 사람들이 라켓 하나 들고 슬렁슬렁 모여들었다. 식사동다목적체육관 2층에서 탁구를 치는 위시티탁구동호회 사람들이다. 탁구를 좀 한다는 왕년의 젊은 오빠도, 이제 막 공 넘기는 재미를 알아가는 초등학생도 즐겁게 어우러져 운동하는 곳이다. 동네 동호회라 능력에 따른 차별은 없다. 지난해 만들어진 신생 동호회라 누구든 가입하면 두 팔 벌려 환영하는 분위기다. 회원은 20여 명으로 많지 않지만 최상급 원목 마루에 고급 자재를 사용해 시설만은 고양시 최고라 자부하는 식사동다목적체육관 탁구장에서 식사동 탁구 애호가들을 만났다.

이향지 리포터 greengreens@naver.com


시설 좋고 분위기 훈훈
“회사 일에 스트레스 받을 때도 탁구를 치면 잊어버려요. 잡념이 사라지거든요.”
7개월째 탁구를 치는 이성환 씨는 회사와 동네에 있는 탁구동호회 두 곳에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동네에서 날마다 2시간씩 치면서 쌓은 기술이 회사 내 탁구동호회에서 빛을 발하고, 회사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동네에서 탁구 치면서 푼다.
“2시간 뛰는데 땀을 흠뻑 흘려요. 탁구는 사시사철 가능하니까 좋죠. 다른 운동에 비하면 부상 위험이 5%나 될까요? 안전해서 노년에도 할 수 있는 운동이에요. 식사동다목적체육관에는 탁구 기계가 있어서 커트볼, 직선 등 서브를 다양하게 연습할 수 있으니까 실력 올리기에도 좋아요.”
탁구를 하는 시간만큼 애정도 깊다. 탁구 자랑, 동호회 자랑에 열심이다.
젊은 직장인들 사이에 노익장을 과시하는 이상범 씨도 탁구 자랑에 빠지지 않는다. 이 씨는 경기도 용인에 살다가 지난 2011년 식사동으로 이사했다. 75세인 그의 하루는 무척 바쁘다. 아침 6시에는 헬스를 하고 일주일에 두 번 낮에는 북한산에 오른다. 컴퓨터와 탁구도 자주 즐긴다. 일요일에는 노인정에 나가 바둑을 둔다.
여러 취미 가운데서도 아끼는 것은 탁구다. 처음 탁구를 배운 것은 중학교 때였다. 그 후 사회생활 하면서는 일하느라 틈틈이 시간이 날 때마다 쳤다. 다목적체육관이 생기고서는 동호회에 가입해 자주 드나든다. 동호회 사람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블로그에 올리는 것이 이상범 씨가 맡은 역할이다.
“젊은이들은 직장에 다니지만 우리는 현직에 안 나가니까. 탁구는 여가 선용에 좋은 운동이에요. 가족끼리 할 수도 있고 순발력도 키울 수 있어요. 자신감도 생기고 정신 건강에 좋아요.”


중독성 강해 빠지지 말고 운동으로 즐겨야
운동에 빠진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다. 바로 중독성이 강하다는 말이다. 박무순 씨는 중독의 세계로 가본 경험을 생생하게 들려줬다. 그는 45세가 되던 5년 전, 뭔가 운동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송파구의 한 탁구장에 나가기 시작했다.
“생각처럼 재미가 없었어요. 운동으로 하면 재밌는데 게임으로 하면 힘들어요.”
밥 먹고 탁구 치고 레슨을 받고 탁구에 푹 빠져 살았다. 1~2년차가 될 때부터 게임에 나가기 시작했다. 고수들한테 깨지고 와서 또 탁구에 몰두했다. 마음은 20대였지만 뛰면 힘들었다. 전국 대회에 나가 상도 받았지만 경기 앞두고 다리에 쥐가 나는 경험을 하면서 4년 동안 빠져있던 탁구에서 서서히 마음을 접었다. 일산으로 이사 오고 나서는 가벼운 마음으로 탁구를 즐기러 동호회에 가입했다.
“운동은 그냥 운동으로 생각해야 돼요. 시합을 나가면 하도 힘 있게 치니까 쥐나고 어깨 빠지고 힘들어요. 탁구에 중독된 사람들 많아요. 너무 빠지지 말고 적당히 일주일에 두세 번 땀 흘릴 정도로 하는 게 제일 좋죠.”
위시티탁구동호회는 아직 중독을 걱정할 만큼 가열된 분위기는 아니다. 초보자들이 매주 화, 목요일 레슨을 받으며 성장해 가고 있는 단계다. 위시티탁구동호회 사람들은 “우리 동네 탁구 능력자들은 어서 동호회로 모여 달라”고 말했다. 동호회는 역시 사람들이 북적거려야 제 맛이니까.


미니인터뷰 

윤성환 하화용 씨 “탁구 덕분에 고혈압 약 끊었어요”
허허 웃는 인상과 풍채가 닮은 두 사람. 선후배 사이인 윤성환 씨와 하화용 씨는 탁구로 고혈압 약을 끊은 것도 똑같다. 윤성환 씨는 6개월 동안 탁구를 치면서 몸무게 5kg을 빼고 혈압도 150에서 130으로 낮췄다. 하화용 씨는 160까지 올랐던 혈압이 탁구 친 지 6개월 만에 130으로 내려갔고, 몸무게도 94kg에서 87kg까지 낮췄다. 두 사람은 “동호회비 월 1만 원에 탁구건강보험에 가입했다”며 환하게 웃었다.










하영준 씨 “동네 동호회 나와 보세요. 무조건 즐거워요”
하영준 씨는 위시티 동호회 마당발이다. 축구를 뺀 골프, 야구, 탁구, 배드민턴 모두 네 곳에 가입했다. 예전에 살던 동네에는 아파트 내 동호회가 없었다. 위시티에 이사오면서는 영원히 살 마지막 집이라 생각해 좀 더 적극적으로 커뮤니티에 참여했다.
“동네에서 이야기 나누는 이웃이 생기니까 몸도 좋아지고 친목도 좋아져요. 밖에서 술자리 갖는 시간이 필요 없죠. 빨리 동네에 우리 집에 오고 싶어져요. 동네 동호회 나와 보세요. 무조건 즐겁습니다. 위시티탁구동호회는 50세가 막내로 나이대가 높고 예의를 지키는 분위기가 좋아요. 가족적이고 편안해요.”
사람이 하는 일이라 100% 만족할 수는 없어도 동호회기 때문에 서로 불편하지 않도록 도와준단다. 마당발의 조언이니 새겨들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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