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청소년수련관 ‘푸드테라피’ 수업 현장

요리 쿡 조리 쿡… 요리로 마음을 치료하다

지역내일 2013-05-11

바야흐로 힐링의 시대다. 잘 먹고 잘 살자는 ''웰빙''에서 건강한 마음을 강조하는 ''힐링''으로 관심이 옮겨지면서 ‘힐링’이 뜨고 있다.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 누군가는 과학에 기대고 누군가는 종교에 의지한다. 차이가 있다면 예전에는 겉으로 확연히 드러나는 환자들만 이용했다면 최근엔 보통사람이지만 마음을 위로받기 원한다면 언제든지 테라피를 이용한다는 것.   힐링의 종류도 무궁무진하다. 요리 색채 그림 음악 웃음치료 등. 그 중에서 요리를 이용한 치유, 마음 건강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갈수록 그 대상과 범위가 넓어지고 있는 푸드테라피의 세계를 소개한다.


다양한 식재료로 새로운 나를 표현하다
요리를 이용해 마음을 치료하는 ‘푸드테라피’ 강좌가 열리는 곳은 목동청소년수련관 1층에 위치한 맛있는 요리교실이다. 이곳은 요리를 통해 행복을 만들어 가는 곳으로 상처받은 마음을 요리로 치유하는 한편 아이들이 자라면서 느끼는 긴장과 불안을 요리를 통해서 해소하는 곳이기도 하다.
요리로 마음을 치료한다고 하니 혹 마음에 장애가 있거나 뭔가 문제가 있는 아이들이 참여하는 수업이 아닐까 오해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요리치료는 요리치료사라는 전문가를 통해 장애아 또는 장애는 없지만 산만하거나 우울한 아이들을 ‘요리’로 마음을 위로하는 프로그램이다. 그래서 요리치료사는 아이의 성향을 파악한 뒤 알맞은 식재료를 골라 만지고 보고 요리하게 함으로써 아이를 정서적으로 안정되게 바꿔나간다.
이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임광희 강사는 12년 동안 공립학교에서 영양사로 재직하다 2010년부터 중학교 방과 후 요리와 제과제빵부 수업을 했다.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푸드테라피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아동요리치료사 자격증을 따면서 본격적으로 홈스쿨링과 문화센터에서 요리치료 수업을 하고 있다.
임 강사는 “엄마만의 공간이던 주방의 신비감을 문화센터로 옮겨와 다양한 식자재·조리도구 등을 이용해 아이들의 호기심과 오감을 자극하고 창의성을 개발할 수 있다는 점이 푸드테라피의 장점”이라 소개한다. 요리를 이용한 치료가 다른 치료보다 아이들에게 더 친근하고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아이들의 느낌이나 생각, 문제점 등을 다양한 식재료와 조리방법으로 표현하면서 요리로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에게 색다르게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활용된다고 임 강사는 설명한다.
리포터가 찾아간 날의 수업은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내 마음의 사랑 과일 생크림 케이크’를 만드는 날이었다. 먼저 케이크 시트에 생크림을 바르고 키위와 파인애플, 방울토마토, 후르츠칵테일 등 다양한 과일로 장식하여 선물할 케이크를 완성하는 것이다. 케이크를 만들면서 아이들은 생크림도 맛보고 여러 가지 과일의 특성과 과일을 가로 세로로 자르면서 관찰하고 맛을 느껴보기도 한다.
먼저 임 강사는 케이크는 어떤 날 누구와 먹는지 물어본다. 아이들은 자신들이 경험한 여러 가지를 대답한다. 친구생일파티 때, 크리스마스 때, 어린이날, 어버이날, 결혼식 등 다양한 대답들이 쏟아진다. 그리고 오늘 만든 케이크를 누구에게 선물할지도 생각해본다. “음식을 만들면서 행복한 마음으로 만들어야 요리도 맛있어지고 받는 사람도 행복해진다”는 강사의 말을 전해 들으며 아이들은 케이크 만들기를 시작한다.


요리를 하면서 음식을 만지면서 마음이 치유되다 

지난번에 만들어 보았다고 하는 아이들도 생크림 바르기가 쉽지 않은지 강사의 도움을 요청하기도 한다. 케이크 만들기가 진행되는 동안 아이들은 손으로는 열심히 생크림을 바르고 짤 주머니로 케이크를 장식하면서 입으로는 자신의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온다. 무심코 뱉는 말에 아이의 상처가 나오기도 하고 그 말을 듣고 다른 아이들이 하는 말이나 보여주는 행동으로 아이들은 스스로 치료가 되기도 한다.
3월부터 쭉 요리수업에 참여하고 있는 제갈유빈(등촌초 4)학생은 케이크를 만들어 외할머니께 갔다 드리고 싶단다. “제가 만든 케이크를 맛있게 먹을 가족들을 생각하며 멋있게 만들고 싶다”는 다짐도 해본다. 하지만 케이크의 모양은 생각만큼 나오지 않고 슬슬 짜증도 나지만 끝까지 완성해 가는 과정을 견딘 아이들의 성취감은 높아가기만 한다.
케이크를 다 만들고 나면 케이크를 어떻게 나누어 먹어야 하는지 분수 개념도 자연스럽게 익히고 똑같이 케이크를 나눌 수 있는 방법도 서로 이야기해보기도 한다.
이렇게 요리를 하는 전 과정을 지켜보면서 푸드테라피 강사들은 아이들이 부족한 부분을 직접 보고 치료와 병행할 수 있다. “아이들은 요리를 실제로 만들어 보면서 순서를 기억하고 독립심을 키워가는 한편 끝까지 인내하며 결과물을 만들어 낸 경우 그 음식을 통해 자존감이 높아진다”고 임 강사는 덧붙인다.
김민서(목운초 5) 양은 ‘닮은 듯 다른 우리 가족 마요네즈링 쿠키 만들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전한다. 힘의 강약에 따라 다양한 모양과 크기변화를 알아보고 이를 통해 가족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우리 가족의 닮은 점과 다른 점을 이야기해 보는 시간을 거치면서 모두 동그란 쿠키이지만 조금씩 다른 모양임을 인지하고 이를 통해 나와 다름을 인정하게 됐다고 한다.
오은성(신목초 5) 양은 ‘월남쌈’ 수업이 기억에 남는다고. 진단과 촉감을 이용한 감정표현인 월남쌈 수업에서는 페이퍼에 불만사항과 욕을 적어 두고 부서뜨리면서 느끼는 감정과 따뜻한 물에 페이퍼가 녹으면서 마음까지 풀어지는 과정을 겪으면서 요리로 마음이 편안해졌다고 한다.
임 강사는 수업을 하는 동안 아들과 대화한 내용을 일일이 기록해 학생개별활동지를 만들어 파일로 보관해둔다. 아이의 활동사항과 대화 내용, 수업진행사항까지 모두 적어 엄마에게 메일로 보내주기도 한다. 이 활동지로 아이가 수업에 얼마만큼 열심히 참여했는지 음식을 만들면서 느낌이 어떠했는지 알 수 있다.
활동지를 조금 살펴보면 2차시 과제인 월남쌈 선물하기를 어떻게 수행했는지 나온다. ‘누구에게 선물했을까?’ ‘엄마와 오빠에게’ ‘선물했을 때 기분이 어땠니?’ ‘제가 만든 월남쌈을 맛있게 먹을 때 뿌듯했어요.’ 이런 대화를 통해 아이들은 자신의 부정적인 자기지각을 보다 깊은 자기 성찰로 자신의 참 모습을 발견하게 하고 왜곡된 자기 이미지를 새로이 인식하고 정서적 안정감을 되찾아 학습 태도의 개선과 집중력 향상을 도와준다.


우리 집 주변에서 치료수업 가능한 곳은 어디?
우리 집 주변에서 힐링 수업이 가능한 문화센터 공간은 목동청소년수련관, 양천구평생학습센터, 양천문화원이 있다. 이곳 강좌의 장점은 저렴한 수업료와 인접한 거리. 집 가까이에서 월 만5천에서 3만 원 정도만 투자하면 푸드테라피, 웃음치료, 색채심리 등 다양한 강좌를 쏙쏙 골라 들을 수 있다. 여기에 주부들이 나오기 용이한 시간에 강의가 편성되어 있는 것도 장점. 더 다양한 힐링 프로그램을 원한다면 사설기관을 이용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목동청소년 수련관의 푸드테라피 교실은 매주 토요일 10시에 2시간 동안 진행된다. 대상은 초등학생이며 얼굴샌드위치만들기, 월남쌈, 고소한 마요네즈 링쿠키, 해물스파게티& 파스타 액자, 도르티야 ,과일카나페&고구마크림치즈 미트볼, 화전, ufo만두, 과일 생크림 케이크, 알록달록 주먹밥, 딸기쨈 모양 쿠키, 누룽지 피자 등 다양한 요리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회비는 12주 9만원이며 재료비는 별도다. ☎2642-1318


양천구평생학습센터의 나를 알고 스스로 치유하는 색채심리(COLOR THERAPY)교실은 배우자, 아이, 가족 등 대인관계에서 오는 여러 가지 어려움의 원인을 미술활동과 색을 통하여 탐색하고 스스로 치유하여 극복할 수 있도록 하며, 더 나아가 내면의 심령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자유로운 색채 표현과 예술 활동을 통해 마음을 건강하게 유지하고 스스로 치유하며 타인과의 관계를 형성하도록 돕는 ‘색채심리’는 색상이 우리의 삶의 모든 측면에 밀접하게 갖고 있는 관계에 대해서 사람의 정신적, 정서적 효과의 근거하고 있다. 매주 월요일 10시부터 3시간 동안 진행되는 이 수업의 대상은 성인이며 수강료는 3개월 4만5천원. ☎2620-4731


양천문화원의 ‘웃음치료교실’은 성정숙 강사가 진행하며 매주 화요일 2시에 2시간 동안 진행된다. 웃음치료는 웃음을 활용하여 신체적 혹은 정서적 고통과 스트레스를 경감하는 치료법으로 건강을 증진하고 질병을 극복하는 데 보완적인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웃음 치료는 환자의 통증 경감, 일반인들의 스트레스관리 및 정서조절, 분노, 우울 등 정서조절 향상을 위한 치료의 일환 및 상호의사소통 증진 이외에도 웃음 치료는 점점 그 활용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1년의 4분기(1~3월, 4~6월, 7~9월, 10~12월) 3개월로 진행이 되며 수강료는 3개월분이 66,000원이다. ☎2651-5300

송정순 리포터 ilovesjsmor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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