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예방·생명존중문화사업’ 펼치는 유성구

“선서, 생명지킴이 운동에 앞장서겠습니다”

100세 시대, 사회안전망 시급…자살예방, 주민소통 시스템 구축

지역내일 2013-04-28 (수정 2013-04-28 오후 10:25:52)

유성구가 건강한 도시 구현을 위해 전 주민을 대상으로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조성사업’을 추진한다. 자살 사망률이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고, 생명경시 풍조가 사회에 만연함에 따라 자살 없는 생명존중문화를 만들기 위해 나선 것이다. 따라서 구는 4대 분야 17개 과제를 담은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조성사업 종합계획’을 수립해 그물망식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구에서 자살예방 사업에 나선 7개부서는 기획실, 자치행정과, 과학청소년과, 사회복지과, 여성가족과, 보건소, 평생학습원이다.
허태정 유성구청장은 “사람들의 생각이 변하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100세 시대가 축복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43.3%나 된다”며 “고령화 시대에 미래의 삶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건강·복지 등 우리 사회 사회안전망 구축이 시급하다는 얘기로 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는 지난 1월 보건소 정신보건센터 안에 유성구자살예방센터를 설치하고 본격 시행에 돌입했다. 이후 ‘유성구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조성을 위한 조례’를 제정해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유성구가 펼치는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조성사업의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본다.


목원대 연기과 학생 다섯 명이 식후 공연으로 펼친 연극 ‘소중한 생명을 함께 지켜주세요’의 한 장면. 행사에 참석한 시민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했고, 뜨거운 박수가 이어졌다.
   

◆지원체계와 네트워크 구축, 사회적 관심 유도
자살을 생각하는 청소년이 증가하고 있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전국 초중고교생 8745명 대상으로 최근 1년간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는가’라는 물음에 23.4%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중 14.4%는 실제 자살을 시도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청소년문제 전문상담사인 ‘사람인사람’ 조순화 대표는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은 누군가 자신의 이야기만 들어줘도 그 생각을 멈출 수 있다”며 “자살자가 늘어나는 이유는 우리사회가 개인주의와 일등주의로 변하면서 공동체로서의 가치를 잃어가기 때문이고, 사회 양극화가 심화된다는 점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청소년자살 문제는 심각한 사회문제라고 생각한다. 생명에 대한 경시풍조와 인간으로서의 가치보다 대학입시에 치우친 교육이 불러오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유성구의 자살예방 생명존중사업은 자살 방지를 위한 주민 중심의 소통 시스템 ‘동 단위 협의체’를 구축해 주민들과의 유기적인 관계를 만들어 자살예방 범 구민운동으로 확산시킨다는 전략이다.  
구는 사업의 4대 실천분야로 △범구민 확산조직 구축 △자살예방 교육 및 홍보 △상담 및 위기관리 구축 △자살 고위험군 지원을 꼽았다. 지원체계와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사회적 관심을 유도해 자살예방에 기여하고, 교육과 집중 홍보를 통한 생명존중문화 운동을 확산 시킨다는 계획이다.
추진계획으로 첫째, 생명존중문화조성을 위한 예산, 인력 등 기반 확보 및 역량 강화를 위해 유성구 자살예방센터를 민간에 위탁한다. 둘째, 자살에 대한 인식개선 노력으로 예방이 가능하다는 인식을 공유한다. 셋째, 민·관·군·학·종교계 등 유관기관과 지역사회 협력체계를 구축한다. 넷째 주민참여프로그램 등 근거중심 생명존중 정책 개발을 꼽았다.
 


유성구 생명지킴이 발대식
유성구가 자살예방과 생명존중의 사회적 분위기 조성을 위해 지난 19일 구청 대강당에서 자살예방 ‘생명지킴이 발대식’을 개최했다. 참석자 전원이 생명지킴이 서약서를 작성했고, 생명지킴이 위촉장 수여, 생명사랑 서약서 낭독 등이 본행사로 진행됐다.




◆자살예방 생명지킴이 발대식 개최, 주민 공감 이끌어
구는 지난 4월 19일 ‘자살예방 생명지킴이’ 발대식을 가졌다. 이 날 행사에 참석한 시민들은 희망과 생명의 소중한 의미를 담은 노란배지를 옆자리 사람에게 달아주며 환하게 웃었다.
행사에 참석한 김지선(48·어은동)씨는 “생명사랑 배지를 같이 온 친구에게 달아주며 왠지 숙연해졌다”며 “목원대 학생들의 연극을 보면서 여고생의 자살하려는 이유를 들으니 가슴이 먹먹해졌다. 또 중년의 주부가 자살하려는 이유를 들으니 남의 얘기 같지 않았다”고 소감을 말했다.
목원대 연기과 학생 다섯 명이 식후 공연으로 펼친 연극 ‘소중한 생명을 함께 지켜주세요’는 참석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학교폭력과 부모의 이혼으로 갈등하던 여고생의 자살이유, 빚에 시달리다 이혼 당하며 자살하려는 평범한 중산층 주부의 자살 이유, 자녀들에게 헌신한 중년의 주부가 자녀와 남편에게 소외받으며 우울증에 시달리다 자살하려는 이유 등, 참석자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했고, 뜨거운 박수가 이어졌다.    
공연이 끝난 후 사회자는 “학생배우들의 연기에서 우리시대 자아상을 볼 수 있었다”며 “더불어 함께 나누는 사회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이 가슴속에 뜨겁게 다가왔다”고 말했다.
자살예방 생명지킴이 발대식에 참석한 시민들은 자살이 우리 모두의 문제임을 인식하고 예방운동에 적극 동참할 것을 다짐했다. 이어 “나는 생명의 소중함을 인식하고, 자신을 사랑하고 존중하겠으며, 생명지킴이가 되어 자살예방에 앞장 설 것을 다음과 같이 서약합니다”라며 손을 들고 생명사랑 서약을 했다.

글 사진 천미아 리포터 eppen-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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