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이 만난 사람 - 뉴비전아카데미 송인창 원장
동양철학 거장의 유쾌한 인문학 이야기
쉽고 재미있는 생활 속 인문학 강의, ‘난해하다’ 편견 깨
지역내일
2013-04-28
(수정 2013-04-28 오후 10:15:23)
“인생은 큰 강을 건너는 것과 같습니다.” 송인창 교수는 매주 수요일 뉴비전아카데미에서 인문학을 강의한다.
“철학이라고 하면 대개 서양철학을 일컬어요. 따로 ‘동양’을 붙여야 그제야 ‘동양철학이구나’ 생각하죠. 현재 인문학 바람이 불고 있지만 대부분이 서양 철학과 문학을 바탕으로 한 인문학이라 우리 정서와 맞지 않는 면이 많아요.”
송영창 교수(대전대학교)는 인문학의 열풍 속에 너도나도 소통을 강조하며 열변을 토하지만 이처럼 우리 정서에 맞는 인문학의 해석은 없다고 설명했다.
나무 가까이 하는 아이, 온화한 성품 갖는다
송인창 교수는 대전대학교에서 약 30여년 후학을 양성하다 올 3월 퇴임했다. 한국동서철학회 회장, 한국주역학회 회장, 한국동양철학회 회장, 제22차 세계철학자대회 한국조직위원회 부의장(2008년) ,한국철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송 교수는 올해 출간한 ‘한국 유교지식인의 이상과 실천’을 비롯해 다수의 철학서와 시집 논문 등을 발표했다. 퇴임 후 현재 ‘뉴비전아카데미’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인문학과 철학 강의를 하고 있다. 송 교수의 인문학 강의는 ‘생활 밀접형 인문학’이란 평가를 받는다. 난해하고 추상적인 인문학이 아닌 우리네 정서와 생활 속에서 인문학의 답을 찾는다. 이런 식이다.
“목(木)은 ‘어짊’을 상징해요. 아이들이 나무를 가까이 하면 남을 배려하는 측은지심이 생기는 것도 ‘목’의 기운 때문이에요. 책을 많이 읽는 것은 지식 습득과 더불어 나무의 기운으로 온화한 성품으로 자랄 수 있는 거죠.”
그러나 지금 아이들의 환경은 어디를 둘러봐도 나무는 찾아보기 힘들다. 아이들이 읽는 책도 교과서와 문제집이 대부분.
송 교수는 학교 폭력 발생 원인도 이와 같은 시각으로 해석한다.
“아이들이 차가운 금(金)의 기운으로 가득한 아스팔트 속에서 자라니 폭력이 난무할 수밖에요. 금은 시시비비를 따지며 사람을 잔인하게 만드는 기운입니다. 성적에 시달리고 삭막한 환경에서 시달리니 분출구가 어디 있겠어요.”
주역(周易)으로 동양인문학 꿰뚫다
현재 불고 있는 인문학 열풍의 핵심은 기술과 인문학을 접목해 스티브 잡스처럼 되고 싶다는 열망에서 기원한다. 그러나 인문학의 결과에 앞서 본질을 이해해야한다. 인문학이란 ‘인간의 존재 이유’를 성찰하는 과정에서 삶의 좌표를 설정하는 것이다. 왜 사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스스로 생각하도록 만들기, 이것이 인문학자가 풀어야할 과제라고 송 교수는 말한다.
송 교수의 강의 제목은 ‘운명을 바꾸는 생활 속의 인문학’이다. 실생활 곳곳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동양인문학적인 시각으로 해석해 누구나 재미있게 강의를 들을 수 있다. ‘수학을 잘하는 체질은?’ ‘자녀의 체질적 학습방법은?’ ‘사람은 꼴대로 사는가?’ 등등 흥미로운 주제를 동양인문학을 신명나게 풀어 놓는다. 송 교수의 동양인문학은 주역을 토대로 펼쳐진다.
“주역은 유교에서 말하는 사서오경 중에 경의 하나인 역경(易經)을 말합니다. 주역은 점술적 측면이 아닌 철학으로, 학문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그래도 아직까지 사주나 관상을 봐달라고 조르는 사람들도 많아요.”
송 교수는 무구한 세월을 거쳐 동양의 정서와 생활을 관장했던 주역을 통해 이 시대 인문학 패러다임을 재생산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의 ‘나’에 대한 불안감이 미래를 앞당겨 보고 싶은 충동을 불러일으킨다고 말한다. 그러나 미래보다 지금의 ‘나’를 냉철하게 인식하고 변화시키는 것이 동양인문학의 입문과정이다.
안시언 리포터 whiwon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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