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이는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관상용 물고기이다. 작은 어항에 넣어두면 5~8cm 밖에 자라지 못하지만 연못에 넣어두면 15~20cm까지 자란다고 한다. 더 놀라운 사실은 이 코이 물고기를 자연 상태의 강에 방류하면 90~120cm까지 자란다고 한다. 코이는 이토록 자신이 처한 환경에 따라 스스로의 몸체를 적응하며 사는 것이다. 코이는 자기가 숨 쉬고 활동하는 세계의 크기에 따라 피라미가 될 수도 있고, 대어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코이보다 더 가능성 있는 존재
중고등학생들과 생활하다보니 환경에 적응하고, 꿈의 기준에 따라, 하루가 다르게 커나가는게 보인다. 단순히 학교시험만 생각하고 공부하는 친구들과 전체적인 공부의 맥락을 잡고 하는 친구가 공부하는 스케일이 다르고, 시험만을 대비해서 공부하던 때와 자사고나 특정 목표를 잡고 할 때와는 자신의 기준부터가 천지차이다.
엊그제 자사고에 진학한 친구와 상담을 했다. 학교생활이 어떠냐고 하자 너무 신난다고 했다. 그 동안 접해보지 못한 양질의 교육과 시설에 자율성까지.. 과학과 사회는 세부 과목별로 4분의 선생님이 각각 계시고, 일반 학교에서는 거의 죽은 교육인 음악시간에는 학생들에게 장조와 단조, 편곡하는 법까지도 알려주며, 헨델의 메시아를 배운다고 한다. 그리고 연말에는 전교생이 함께 메시아를 합창한다고 한다. 지난주에는 학교에서 벚꽃 축제와 사진찍기 페스티벌을 하고.. 비록 입학한지 이제 두 달이 채 안되었지만 여느 대학교 못지않은 자율성과 교육을 주입하니까 그 이상으로 성숙하고 커나감을 느낀다. 물론 그 학생에게도 애로사항은 있었다. 매일 12시까지 학교 공부 예복습을 하고 새벽에 일어나고 하는 일상의 불편함은 물론, 잘하는 친구들과 함께 하면서 느끼는 보이지 않는 부담감까지.. 자기는 ‘저녁 10시에 일주일만 잤으면 소원이 없겠다’고 했다. 그럼 ‘이쪽 학교로 올래?’라는 물음에 이은 한마디.. ‘그래도 일반고로 가긴 싫어요.’ 그렇다. 그 친구는 이미 어항을 벗어난 코이가 되었기에, 밥을 매일 먹여주는 관상용보다는 알아서 찾아야 되는 불편함이 있어도 야생의 코이를 선택하는 것이다.
얼마 전 4월 모의고사를 봤다. 학년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1학년의 경우 90점대 이상이면 일반고에서는 1~2등급정도의 등급 컷이 나왔을 것이다. 그걸 보며 일부 중학교 출신들은 생각보다 낮은 학교수준이 안도감과 자신감이 찼을 거라 생각든다. 하지만 그것이 학생의 성장에는 독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90점대면 전국의 10%가량되는 자사고에서는 4~5등급정도밖에 안되기 때문이다. 나태한 일반고의 1~2등급과 분발하는 자사고의 4~5등급.. 3년후면 명명백백하지 않겠는가?
벌써부터 그런 경쟁 환경에 노출하고 싶지않다며 학생을 품안에 두는 부모님들! 너무 어항 속에 가두어두려고 하지 말라. 그 환경은 정글도 아니요, 오지도 아니다. 교육의 환경이며, 일정한 룰이 있다. 또한, 학생들은 그들 나름대로 생존의 법칙을 갖고 있다. 너무나도 작은 학교점수에 기준을 잡고 학교점수 이정도면 이정도 학년에 충분해 하면서 가능성을 가두지 말고 그들이 더 커다랗게 되도록 키워주셨으면 한다. 우리 아이도 나중에 하면 된다고 미루지 말라! 하면 되는 게 아니라 실천과 행동을 해야 된다.
이세준 부원장
비욘드입시학원 부원장
한국코치협회 전문코치
부잔센터 마인드맵지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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